태그 : 인스톨
2004/10/09   인스톨 | 와타야 리사
인스톨 | 와타야 리사
[책을 읽고 나서]


우선 2002년 당시 이 책의 한국어판 출간을 다룬 신문들은 모두 하나같이 원조교제, 섹스채팅, 페도필, 스캐톨로지 등 자극적인 섹스 관련 단어들을 담고 있다. 실제로 그런 단어가 책에 나오니까 라고 하면 할 말이 없지만 단지 주제보다는 자극적인 소재만을 드러내 강조하는 것은 영 못마땅하다. 개인적인 [조선일보]에 대한 거부감 때문인지 김광일 기자의 "저자는 여고 3학년이다. ‘일본의 여고생’은 오늘날 세계적인 에로 브랜드가 돼 있다. 그들의 세계를 엿보고 싶은 분들께만 권한다."(2002-02-02)는 말은 이 책을 마치 무슨 여고생의 섹스산업 체험담쯤으로 격하시키고 있는 것 같아 불쾌하기 짝이 없다.(혹시 김광일 기자가 이 책이 일본학교도서관협의회 선정도서가 되었다는 사실을 일본의 성개방의 잣대로 삼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인스톨]의 주인공은 17세 여고생 도모코다. 등교거부를 결정하게 되면서 방안의 모든 물건을 버린 도모코는 그 과정에서 같은 아파트의 초등학교 5학년 남학생 가즈요시와 알게 되고 등교거부를 통해 남는 시간을 통해 그 아이의 집에서 섹스채팅을 하는 아르바이트를 1달간 하게 된다. 여기까지가 줄거리.


이 책은 크게 2부분으로 나눠진다. 첫번째 부분은 도모코가 학교생활에 대해 회의를 느끼고 등교거부를 결정하고 실행되는 부분이고 두번째 부분은 도모코가 버린 컴퓨터를 통해 인터넷 섹스채팅 아르바이트를 하는 가즈요시를 만나 함께 이 일을 하고 그만두게 되는 부분이다. 등교거부를 결정하게 되는 부분이나 학교생활의 묘사는 [발로 차고 싶은 등짝]과 연결되는데 특히 "야 너 입시 공부하고 있냐? 설마 나 어젯밤 아홉시에 자버렸다니까, 정말이야 그러니까 이렇게 힘이 넘치지. 그럼 그 눈 밑에 거뭇거뭇한 건 뭐냐. 뭐 내가 이렇게 추궁하지 않아도, 다들 상대방의 거짓말을 꿰뚫어 보고있다."와 같은 대목이 그렇다. 섹스채팅 아르바이트를 묘사한 부분을 혹시 기대했던 분이라면 아마 실망할 듯하다. 2001년이라는 작품 발간연도도 그렇지만 - 성산업의 발전속도에 인터넷 진화까지 겹친것으로 고려하면 이 책속의 섹스채팅 묘사는 XT나 AT 컴퓨터 광고를 보는 느낌마져 준다 - 무엇보다 이 책이 이야기 하고 있는 바가 섹스산업의 허무함이나 문제점 뭐 그런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가짜 주부행세를 하면서 처음 채팅을 하는 도모코는 금방 정체가 탄로난다. 도모코는 "가즈요시, 나란 인간은 인터넷 상에서만 얘기한 사람한테도 정체가 드러날 만큼, 그렇게 별볼일 없는 걸까."라는 이야기를 한다. ^^


도모코나 가즈요시 주인공 두사람 모두 선악이나 착하고 나쁘다는 식으로 구분할 수 없는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이 이 책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는데 착한 여고생이 성산업에 뛰어들면서 해악을 깨닫고 다시 착한 사람으로 거듭난다는 도식화된 이야기도 아니고, 부모의 이혼과 재혼으로 성격이 변해 폐쇄적으로 되어 컴퓨터에 몰두하다 섹스산업에 빠져드는 초등학생을 다룬 이야기도 아니라는 점이 정말 맘에 든다. [발로 차고 싶은 등짝]과 마찬가지로 이 책의 결말도 다소 흐릿하다. 아르바이트로 받은 돈으로 도모코는 방의 물건들을 다시 채울 것인가? 가즈요시에게 남동생이 생길까? 도모코는 다시 학교로 돌아갈 것인가? 등등. 와타야 리사의 다음 소설이 기대된다.


[기억에 남는 구절]


뭐가 변했지?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잖아. 나는 여전히 개성 없고 쓸모없는 쓰레기. 다만 한 가지 지금 난 인간을 만나고 싶어한다. 옛날부터 나를 알고 있고, 그리고 금방 지나쳐 가버리지 않는, 살아 있는 인간을 많이 만나 그 사람들을 소중히 여기고 싶다고 생각한다. 잊고 있었던 진실된 본능이 몸 안에서 꿈틀거리고 있었다.


[서지정보]


제목 : 인스톨
지은이 : 와타야 리사[綿矢りさ] Risa Wataya
옮긴이 : 김난주
원제 : Install(2001)
출판사 : 북폴리오
발간일 : 2004년 03월
분량 : 160쪽
값 : 8,500원


[p.s.]


- 인터넷 서점에서 "인스톨"이라는 이름으로 검색하면 책이 2권 검색된다. 현대문학북스에서 2002년 발간한 책이랑, 북폴리오에서 2004년 발간한 책. 아마도 2002년 당시 발간했지만 크게 인기를 불러일으키는 못했고, 아쿠타가와상 수상을 계기로 다시 다른 출판사에서 나온 것이 아닐까 짐작된다.


- 일본어판 [인스톨] 표지


- 찾아보니 2004년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 : The Install
by delius | 2004/10/09 19:40 | book | 트랙백 | 덧글(0)
<< 이전 다음 >>



카테고리
전체
book
biography
obituary
music
entertainment
movie
internet
tour
underline
mistyped
photo
talk
publishing
press
exhibition
bonus
최근 등록된 덧글
안녕하세요 .. 시간이 ..
by at 08/05
지식이 짧아서 잘 모르..
by 골룸 at 05/08
Rorex가 아닌 Rolex로..
by ㅇㅇ at 06/30
파리여행을 끝으로 올라..
by purejoy at 11/26
- 이요님: 네 신기한 소..
by delius at 08/31
두번째 중세박물관의 그..
by 이요 at 08/30
- 카이토님 : 감사합니다..
by delius at 07/29
오~ 감사합니다 딱 이렇..
by 카이토 at 07/25
- 잘나가는 꼬마사자님:..
by delius at 07/19
저거 콩시에르 쥬리였군..
by 잘나가는 꼬마사자 at 07/18
메모장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진심으로 애도합니다.

최근 등록된 트랙백
오즈 그레이트 앤드 파워풀
by 잠보니스틱스
이전블로그
2013년 09월
2013년 08월
2013년 07월
2013년 06월
2013년 05월
2013년 01월
2012년 12월
2012년 11월
2012년 10월
2012년 09월
2012년 08월
2012년 07월
2012년 06월
2012년 05월
2012년 04월
2012년 03월
2012년 02월
2012년 01월
2011년 12월
2011년 11월
2011년 10월
2011년 09월
2011년 08월
2011년 07월
2011년 06월
2011년 05월
2011년 04월
2011년 03월
2011년 02월
2011년 01월
2010년 12월
2010년 11월
2010년 10월
2010년 09월
2010년 08월
2010년 07월
2010년 06월
2010년 05월
2010년 04월
2010년 03월
2010년 02월
2010년 01월
2009년 12월
2009년 11월
2009년 10월
2009년 09월
2009년 08월
2009년 07월
2009년 06월
2009년 05월
2009년 04월
2009년 03월
2009년 02월
2009년 01월
2008년 12월
2008년 11월
2008년 10월
2008년 09월
2008년 08월
2008년 07월
2008년 06월
2008년 05월
2008년 04월
2008년 03월
2008년 02월
2008년 01월
2007년 12월
2007년 11월
2007년 10월
2007년 09월
2007년 08월
2007년 07월
2007년 06월
2007년 05월
2007년 04월
2007년 03월
2007년 02월
2007년 01월
2006년 12월
2006년 11월
2006년 10월
2006년 09월
2006년 08월
2006년 07월
2006년 06월
2006년 05월
2006년 04월
2006년 03월
2006년 02월
2006년 01월
2005년 12월
2005년 11월
2005년 10월
2005년 09월
2005년 08월
2005년 07월
2005년 06월
2005년 05월
2005년 04월
2005년 03월
2005년 02월
2005년 01월
2004년 12월
2004년 11월
2004년 10월
2004년 09월
2004년 08월
2004년 07월
이글루링크
erehwon.LAB
修身齊家萬事成
여성주의 코칭 발전소!
평범한 블로그
GROOVY FREAK
[SCENE-N-MIND]
log
SabBatH
까모의 룰루랄라~
잠보니스틱스
鐵木居士의 月印千江
河伊兒의 고물상
대답이 있다.그냥 시체는..
Extey Style
그냥그냥
들풀.넷
마음은 외로운 사냥꾼
HIBERNATE IN LIBRARY
단순하고 소박하게
잉여 인간을 벗어나다 (..
추리소설 1000권 읽기! ha..
Closed
.
Love calling Earth : ..
Null Model
은하수를 여행하는 스트..
웅이네 방
일본에 먹으러가자.
秘するが花
Trivia
WALLFLOWER
Crooked House (..
the world is naked.
디지털을 말한다 by oojoo
한일 아이돌 뒷담화 온..
♠후리지아 향기처럼♠
v e r . b e t a
The Phantasist
卷き戾しの街
뭐 별 거 안 하는 블로그..
사는 이야기~
Pepe
Schubertiade
자유분방 / 殺身成戱
어스름한 달빛에 취해
§ 응!! §
차이컬쳐
이제는 없는 공주를 위하여
나르키
주로, 텍스트의 공간
isao의 IT,게임번역소
산하의 썸데이서울
사색의풍경
다이나믹 부산
witched little tiny hut
Dj ccuri의 림보니카니아
blogger jely
Sion, In The 3rd Dim..
누구의 것도 아닌 집
漁夫의 'Questo e quell..
Neverland

http://studioxga.net..
무명
Surviving in Australia
중급 애호가의 이런저런..
Lifelog
kumakuma memory ..
starla's trash can 혹..
Fithelestre in an Egloo
Life is hard when you..
골룸의 골방
다시 숲
てるてるx小女
.
無爲徒食
maniacs
AURA's Showcase
Photo archive
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태양의 동쪽 달의 서쪽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ad hoc record
평범한 김차장의 좌충우..
a quarantine station
Cafe Greco
Nomadic-land
D's Notizbuch
리치 커피 올드 패션의 ..
All about IT Trends
이곳은 雨柳堂입니다.
484
외계인 교차점
★ Memo Log !
LoLieL the Black On..
naoya.egloos.com
푸르미 세상
블로그스팟
담 배 가 없 다
drifter
메르카토르
그리고 나의 남은 이야기
공포영화를 좋아하는 블로그
Bistro Fishbowl
하이드
white table
아뿔싸! 지구에서 살다...
딸기밭은 영원히!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
-ㅁ-
묵색 혹성
한글이 꿈틀
モモのカンヅメ
쭈르르'스 이글루
손안의책 편집부입니다
[칼럼니스트]
날개를 펴는 곳
변천 Komix
이전
品절
허클베리 핀의 모험
woody's film review
bono
알라딘의 Coool~하게..
꼬냉이 야옹 야옹 *^o^*
33.GONY
두근두근 라이프
dayBYday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
Seek Your Daimonion
Kindred Spirits - 빨..
진실이 말소된 페이지
Dust's house
conan's lazy blogging
레스톨 블로그
더러운 물 속에서
아돌군의 잡설들.
로망의 연금술사
행복한 짐승
: 숨어있기 좋은 방 :
Black or White
High enough!
리비에라를 쏴라
주 모씨의 이바구별곡
쿤데라 할아버지도 못이룬..
ms.b.adler's-I.T.U..
동남아시아 11개국 Chan..
모리제의 일본생활
역설의 제 12 우주
사람은 의외로 멋지다
Nanna's memory
레인블루 :: 책과 영화 ..
이공간 [異契褸雅粹透..
월간 키노 KINO 인덱스 ..
1+1=2
For the great stone f..
쓸데없는 것들의 박물지_
╔☺ ♫♪ 유치짬뽕 샤..
英雄本色
후랭클리 스피킹
잉여력27년
양을 쫓는 모험
Jeimian in Okinawa ..
23시 59분의 잉여로운 잡담실
그냥 사람이 사는 이야기
이상한 나라의 도로시
김부장의 가구 만들기
낭만주의자의 취향
寂兮寥兮
DICKHOUSE
finnegans cake
b군, m양을 만나다
.
뿔언니의 쓰잘때기 없는..
허주사우르스
zizek
hanuol blog
新 YoRoZU放談
ひるの幻、よるの夢
애자일 이야기
Homo Peregrino in the..
poeme electronique
커피광 낙서광
Backstage
QUELPART
Like a Complete Unk..
ex
펠레아스의 이글루
좋은 것만 좋아
How I Learned To Sto..
새로운 것은 언제나 신나게..
the Sputnik Sweethe..
무재칠시(無財七施)
예술영화전문블로그 씨..
Fantastic world
괜스레저렇게
thru and thru
Lost and Found
나의산행기
밤의 열두 시간
O.O
-
참 쓸쓸한 당신의 독
여보게저기저게보여
mocca
Make it count. Meet m..
다섯번째 방
정치는 현실입니까?
안녕하세요
hongahn.me
youlhwadang 'librar..
...............
PLAYGROUND
Hey Julie
joooh
Post Gun-in era
숨은 방
베를리너에서 서울리따로.
앤잇굿? Since 2007
steal life
수줍은 느낌의 미소
.
I'm Not Joking
~Floating Paradise~
dunkbear의 블로그 3.0
FLOW
시사만화 '골판지'
The Last Order
Secret Chamber
SEOUL-in
words can hurt you
♨ 영혼은 죽지않아- 하..
crisp
인생이란 필드의 문화기술지
arctic letters from lon..
wanna be a free man.
클래식 음악 노트
Jiy
잘나가는 꼬마사자의 사파리
이글루 파인더

포토로그

D E L I U S
태그
쁘띠트리아농 오르세미술관 파리 파리여행 일랴세갈로비치 일리야세갈로비치 팡테온 뱅센 베르사유 로댕미술관 세갈로비치 퀴리박물관 키스해링 프랑스여행 기메박물관 퐁텐블루성 들라크루아미술관 얀덱스 퐁텐블로성 클뤼니중세박물관 베르사이유궁전 파리건축박물관 퀴리뮤지엄 캐브랑리박물관 오르세 퐁텐블로 베르사유궁전 키스해링전 그랑트리아농 퐁텐블루
전체보기
rss

skin by Ho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