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 이은주
2006/10/31   [밑줄] 지우개로 지우지 않으면 노트는 다시 사용할 수 없다 [2]
2005/02/23   이은주 [1980-2005] [2]
2004/11/07   주홍글씨 | 변혁 [3]
[밑줄] 지우개로 지우지 않으면 노트는 다시 사용할 수 없다
... 내버려두면 좋겠어. 아이코의 뇌는 바로 앞의 일밖에 생각할 수 없는 구조로 되어 있다. 지금 해야 할 일은 위험을 피해야 한다는 본능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 과거로 돌아가야 한다. 지우개로 지우지 않으면 노트는 다시 사용할 수 없다. 새 노트를 사주지 않아서 아이코는 몇 번씩 지우개를 사용했다. 잘 지우지 않으면 노트는 더러워져서 마침내 찢어진다. 그렇게 하는 동안 어차피 지울거면 처음부터 쓰지 않는 편이 낫다고 생각되어서 수업 중에도 노트 필기를 하지 않았다. 그 때문이었을까. 아이코는 지식이나 경험을 축적하여 사고하는 습관을 아주 깨끗이 잊어버렸다. 녹초가 될 정도로 더운 한여름에는 옷을 입으면 땀만 흐른다며 빨래하는 걸 귀찮아하던 창녀 언니들은 슬립 한 장만 걸쳤다. 그것과 똑같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과거의 연줄을 이용하고, 이용할 가치가 없어지면 지워버린다. 그렇게 하면 아주 깨끗한 노트로 살 수 있으니까 자신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 어쨌든 인간은 혼자서는 살 수 없다. 그러니까 과거의 인간관계를 이용해야만 한다. 하지만 그 사람들은 결국 타인이기 때문에 어떤 번거로운 일이 생기거나 귀찮아지면 그만 다른 사람들에게 말을 해버리기 때문에 처리해야만 한다. 그래, 그래, 그런거야 하고 아이코는 간단하게 결론에 도달했다. 그것이 아이코가 살면서 깨달은 지혜였다.


이럴 때 문득 생각하게 되는 건 상대가 타인이 아니라 피가 섞인 가족이라면 어떨까 하는 가정이었다. 어린 시절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이 하늘 아래 어딘가에는 자신이 진짜 집이 있고, 그곳에서 아빠와 엄마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다는 희망을 가져본 적도 있었다.


만약 새 노트가 많이 있어서 지우개로 지우지 않아도 되었더라면, 자신이 쓴 것과 공부한 것이 쌓이고 쌓여서 다른 사람이 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경험해 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지만, 왠지 그런 일이 자신에게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자신에게 아빠와 엄마라는 사람이 있어도 이용하고 귀찮아지면 부정해 버릴지도 모르겠다. ...



[아임 소리 마마], 기리노 나쓰오, 이은주 옮김, 황금가지, 2006





어쩌면 이 작가는 이런 이야기를 천연덕스럽게 우리에게 들이미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번에도 주인공에게 구원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네요. ㅜㅜ 기리노 나츠오 팬이라면 좋아할만한 작품이지만 분량이 국내 출간된 다른 작품에 비해 반밖에 되지 않아 조금 아쉽다는 생각도 듭니다. 기존 밀리언셀러클럽 소설을 생각하시고 책을 고르신다면 이 책이 추리소설에서 우리가 흔히 기대하는 요소를 많이 홀대하고 있다는 점을 참고해주세요. ^^




p.s. [아미 소리 마마] 일본 공식 사이트 : http://www.shueisha.co.jp/kirino/. 옮긴이이의 말에 언급된 사마토 다마키와의 인터뷰 전문이 실려 있다. 이정도 정보는 책에서 줄 수 있을법 한데 배려가 아쉽다.


p.s. 원서표지
by delius | 2006/10/31 19:08 | underline | 트랙백 | 덧글(2)
이은주 [1980-2005]
이은주


1980. 11. 16 전북 군산~2005. 2. 22 경기.


한국의 탤런트, 영화배우.


2004년 출연한 MBC 텔레비전 드라마 [불새]로 인기를 모으고, 영화 [주홍글씨]로 연기력을 인정받았지만 우울증으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주홍글씨]에서도 대역을 사용하지 않을 정도로 어린시절 부터 피아노를 배워 피아니스트를 지망했지만, 고등학교 재학중에 선경스마트 학생선발대회(1996)에 참가해 은상을 받고, 이어 청소년 드라마 [START](KBS, 1997), 박종원 감독의 영화 [송어](1998)에 단역으로 출연하면서 이후 연기자로 진로를 바꿔 단국대학교 연극영화학과를 졸업했다.


SBS의 드라마 [백야 3.98](1998)에서 주인공 심은하의 어린시절 배역을 맡아 연기생활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지만, 대중들의 주목을 받았던 것은 [카이스트](1999, SBS)에서 부터였다. 이 드라마에서 이은주는 주인공 구지원역을 맡아 이지적이면서도 매력적인 캐릭터를 잘 소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어 2000년 영화 데뷔작인 [번지점프를 하다]와 [오! 수정]에 출연하면서 영화배우 활동을 시작했으며 [하얀방](2002), [연애소설](2002), [안녕! 유에프오](2003), [하늘정원](2003) 등에서 비중 높은 여주인공역을 맡았고, 이후 드라마와 영화 모두에서 고른 인기를 얻으며 주목을 받았다.


출연작품으로는 영화 [크리스마스에 눈이 내리면](1998), [해변으로 가다](2000), [태극기 휘날리며](2003), 인터넷 영화 [예카](1999), [아미지몽](2001), 드라마로는 미니시리즈 [어느날 갑자기](1998, SBS), [성난 얼굴로 돌아보라](2000, KBS), 뮤직비디오 [십년이 지나도], [슬픈선물], [늦은후회], [소망]이 있으며, 제작이 무산된 [소금인형](2003-4)에도 캐스팅 되었다. [오! 수정]으로 제38회 대종상 신인여우상(2001), 2004년 [불새]로 MBC 연기대상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Copyright ⓒ D E L I U S All Rights Reserved. 2004-2005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다음 사이트를 참조했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씨네서울
- [주간한국] 스타줌인-이은주
- [여성동아]


- 다음 팬카페 : ♡이은주사랑 팬클럽 카페♡
- 네이버 팬카페 : 아름다운 그녀 이은주카페
by delius | 2005/02/23 00:58 | obituary | 트랙백 | 덧글(2)
주홍글씨 | 변혁
□ [주홍글씨] (2004)
□ 감독 : 변혁
□ ★★★


영화 내용과 반전이라고 할만한 부분에 대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내용을 미리 알기 원하지 않는 분은 나중에 읽기를 바랍니다. ^^*






한쪽의 사람들은 짜증이 났다는 이야기를, 또 한쪽은 재미있는 영화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처럼 평이 갈리는 영화를 최근에는 본적이 없었기 때문에 큰 갈등없이 영화를 보기로 했습니다. 예상대로 영화는 양극의 평이 나올만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다소 재미있었다는 쪽으로 기울었지만, 트렁크 장면부터 화가 나기 시작했던 사람들의 말도 충분히 이해가 되었습니다.


뭐 "이 영화는 OO에 관한 영화다"라는 식으로 정의내릴 만큼 실력이 안되는 탓에 그냥 짧은 단상만을 늘어놓도록 하겠습니다.




- 영화를 보다보면 악기를 연주하는 배우들의 모습을 많이 보게 되는데 이 영화에도 꽤 많은 연주 장면이 나옵니다. 변혁 감독이 다소 오버하는 지휘자로 카메오 출연을 하기도 하구요 ^^ (개인적으로 가장 정확하고도 멋있었던 배우의 연주자 연기는 [피아니스트](감독 : 미카엘 하네케)의 남자 주인공 브누와 마지멜의 피아노 연주였던 것 같습니다.) 스포츠신문의 한 꼭지를 차지했던 엄지원의 첼로 연주는 괜찮았습니다. 기사를 찾아 보니 "두 달 여 동안 첼로레슨과 하루 4시간 이상씩의 연습을" 했다네요. 물론 이은주의 보컬과 피아노 연주(참고로 이은주는 피아노 공부를 오랫동안 해왔다고 하네요)도 훌륭합니다.


- 연주에 이어서, 음악 선곡은 잘 모르겠습니다. 처음에 베르디의 [운명의 힘] 서곡과 아리아(찾아보니 테발디가 부르는 '파체 파체 미오 디오'(Pace Pace Mio Dio : 주여 평화를 주소서)라네요 - 로 시작한 영화는 엄지원의 연주장면이 나오는 쇼스타코비치의 첼로협주곡 제1번도 나왔다가 이은주가 연주하는 슈베르트의 [악흥의 순간]도 잠깐 나오고 또 여러 곡이 나오긴 하는데 뭐 딱히 왜 저 노래가 저기에? 할만 한 것이 없습니다. 쇼스타코비치와 이 영화가 무슨 상관? 그냥 장면에 어울리기는 하는데 그것도 나중에 기사([무비위크] 148호 "이재진 음악감독의 [주홍글씨] 음악 제작일지)를 찾아보고 나서 으흠.. 그래? 그런뜻이 있었어? 했습니다.


- 문제의 트렁크신은 참 이상하다 뭐 그랬습니다. 한석규는 왜 자살을 안했을까? 그런 생각도 들었고 이은주가 원래 자살하려고 벌인 일이었나?(그래서 사진도 찍자고 한건가?) 그런 생각도 들고. 어떤 사람들은 충격적이라고 하는데 저는 보는 내내 일반인이 아닌 형사가 실종되면 (011 쓰던데) 위치 추적이라도 해서 찾아야 하는거 아냐? 뭐 그런 딴 생각만 하고 있었습니다. : )


- 배우들의 연기는 다들 좋았습니다. 한석규씨의 연기는 감탄이 나올 정도는 아니지만 성실했던 것으로 보이고, 성현아씨나 엄지원씨 역시 영화의 캐릭터에 충실했다는 생각입니다. 다들 동의하는 바이지만 이 영화 크레딧에는 한석규씨보다는 이은주씨가 먼저 올라가야 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연기가 안정되고 돋보이더군요. 지금까지 이은주씨가 나오는 영화나 작품을 첨부터 끝까지 자세히 본적이 없는 탓에 연기잘한다는 생각을 안했었는데 이 작품으로 음.. 잘하는군..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외에 조연들의 연기도 나쁘지 않습니다.


- 첫장면에 나오는 비쥬얼은 참 멋졌습니다. 주홍글씨라는 제목과 함께 나오는 배경 무늬. 홈페이지에 가보니 배경에 그 무늬가 나오는데 다시 봐도 아름답네요. 이은주의 집이나 사진관, 이은주와 엄지원이 사랑을 나누는 장면(듀나의 사이트에서 보니 그 장면은 " [밤이 기울면]을 어색하게 표절한 베드신"이라고 혹평을 해놓았네요 ^.^;;;;;), 그리고 그래픽의 힘을 빌린 장면 전환 등은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영화 내용과 관계없이 이은주의 집은 야 참 멋지네.. 한 번 살아봤음 좋겠다.. 하는 생각이 들게 했습니다.


- 영화 줄거리는 김영하의 단편에서 거의 가져온 것이라고 하는데 아직 읽지 못해서 뭐라 할 말이 없네요. 하지만 많은 평들이 지적하듯이 사진관 이야기랑 형사 이야기가 따로 노는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뭐 꼭 하나로 합해질 필요는 없지만 영화 포스터 보면 꼭 3명의 여자와 1명의 남자... 이런 분위기 풍기잖아요? 실제 보면 성현아는 그냥 따로 떨어진 이야기인데 말이죠. 중간 중간에 웃음짓게 만드는 장면도 많아서 지루하지 않게 보기는 했는데 117분이라는 런닝타임은 좀 길었습니다. 조금 줄여도 될 뻔 했다는 생각입니다.




대충 이 정도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꼭 보라고 추천하기는 그렇지만, 그렇다고 절대 보지마라고 할 정도도 아니고 그렇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논란이 있는 영화는 보는게 좋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 - )



p.s. 이은주가 기르던 고양이는 어찌 되었는지 궁금하네요. 굳이 머리를 굴리자면 이은주가 생일날 켜놓고 외출한 생일케이크를 조금씩 먹고 버텼다?(마지막에 한석규가 집에 방문했을 때 보니 케이크가 조금 줄어 든 것도 같고 ^^) 그정도 일것 같은데 다른 분들 생각은 어떠세요?


p.s. 무비스트에 올라온 리플 중 제일 재미있었던 겁니다. ^^


"좀 잔인해서 주온글씨라고 읽을뻔했다.." - j9j9 04.10.26 오후 12:34
by delius | 2004/11/07 20:48 | movie | 트랙백(2)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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