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 이사카고타로
2010/10/24   [밑줄] 뛰어난 문학은 [4]
2008/10/19   [밑줄] 불꽃축제는 규모가 중요한 게 아니야 [5]
2007/08/10   [밑줄] 행복이란 원래 [9]
2007/05/03   [밑줄] 치마를 올려주는 사람 [7]
2007/03/01   [밑줄] 후회막심한 일들뿐이죠 [6]
2006/11/23   [밑줄] 인간은 기적적인 생명체야 [2]
[밑줄] 뛰어난 문학은
다방향으로 산개되던 사건들이 마침대 합일되는 일련의 과정은 미스터리 장르 특유의 쾌감과 상통하지만, 정통 미스터리의 느낌과는 사뭇 다르다. 그런 의미에서 당신은 미스터리 작가는 아니지만 미스터리 장르를 바탕에 두고 있는데다가 여기에 판타지를 비롯한 다양한 장르를 혼합하기도 한다. 실제로 당신이 중점을 두고 작업하는 장르는 무엇인가?


작가 시마다 소지 島田莊司와 렌조 미키히코 連城三紀彦를 좋아하기도 하고 원래부터 미스터리 장르의 '수수께끼'니'해결'을 좋아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오에 겐자부로 大江健三郞 같은 작가도 매우 좋아한다. 현실에서 조금 벗어난 불온함과 우스꽝스러운 맛이 가득한 문학작품에 매력을 느끼기 때문이다. 나는 언제나 미스터리와 판타지와 순수문학의 중간쯤에 자리한 이야기를 쓸 수 있었으면 한다. 뛰어난 문학은 필시 그렇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사카 고타로 인터뷰 중에서, 'Brut’s Anatomy', [브뤼트], 2010년 10월호




작가 인터뷰를 읽다보면 생각했던것과는 다르네... 하는 면이 있는 것을 가끔 발견하게 되는데 이번 이사카 고타로 인터뷰도 그랬습니다. 특히 두 개의 작품을 함께 쓰는 경우가 많다던지([골든 슬럼버]랑 [모던 타임스] / [사신 치바]랑 [종말의 바보]), 소설 밖에 흥미가 없기 떄문에 다른 분야의 작품이 되는 것은 상상한 적이 없으며 영상화를 의식해 소설을 쓰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말에는 깜짝. 작가 이름만 보고 [SOS 원숭이]를 읽으려던 참인데 인터뷰를 보니 [서유기]를 모티프로 한 것이라고 하네요. 기대하고 있습니다. ^_^)/
by delius | 2010/10/24 11:51 | underline | 트랙백 | 덧글(4)
[밑줄] 불꽃축제는 규모가 중요한 게 아니야
  도도로키는 체념하듯 말한다. "불꽃축제는 규모가 중요한 게 아니야"하고 조용히 읊조린다.
  "무슨 말이에요. 뜬금없이."
  "마을마다 예산은 다르지만 말이야, 그래도 여름 휴가철이면 시집갔던 딸이 아이들 데리고 친정 와서 식구들끼리 함께 구경 가거나 하는 점이 똑같지. 온갖 직업에 다양한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불꽃놀이를 보겠다고 한자리에 모여서 하늘로 펑펑 솟아오르는 광경을 보며 아, 크다, 예쁘다, 내일도 다시 힘내야겠다, 생각을 하고, 내년에도 또 보러 오자는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다는 점이 불꽃축제의 좋은 점이라고."
  매사에 엉성하기 짝이 없고 거친 도도로키가 갑자기 섬세한 말을 하는 바람에 야오야기 일당은 살짝 당황했다.
  "뭔지 몰라도 좋은 말을 하네요, 록키." 모리타가 근질근질한 듯 몸을 꼼지락거렸다.
  "더 좋은 말을 해주지." 도도로키가 콧구멍을 벌렁거린다. "불꽃놀이는 다양한 장소에서 다양한 사람이 보는 거잖아. 내가 보고 있는 지금, 어쩌면 다른 곳에서 옛 친구가 같은 것을 보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유쾌하지 않아? 아마 말이지, 그런 때는 상대도 같은 생각을 하지 않을까. 난 그렇게 생각해."
  "같은 생각?" 야오야기는 무심코 반문했다.
  "추억이란 건 대부분 비슷한 계기로 부활하는 거야. 내가 떠올리고 있으면 상대도 떠올리고 있지."



[골든 슬럼버]중에서, 이사카 코타로, 김소영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2008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총리 암살범 누명을 쓰고 하루아침에 - 실은 그보다 더 짧은 시간내에 ^^ - 현상수배범이 된 주인공의 이야기로 한줄요약이 가능하지만 그렇게 간단히 보기에는 녹록하지 않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소설이었습니다. 총리 암살이라는 사건을 가지고 일단 "사건의 시작"과 "사건의 시청자"로 도입부를 장식한 작가는 특이하게도 3부에 "사건 20년 뒤"를 배치시켜 아 도대체 사건이 어떻게 전개되었길래 이런 식의 해석과 후일담이 있는 것일까하는 궁금증을 불러일으킵니다. 그리고 소설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고, 마지막 5부에가서 "사건 석 달 뒤"로 큰 흐름 이야기에 흠뻑빠졌던 독자를 건저냅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짜임새 있는 구성과 흥미를 끄는 - 시큐리티 포드 같은 - 여러 설정, 그리고 이사카 코타로 소설에서 늘 볼 수 있는 평범하면서도 밑줄을 긋게 만들고 싶은 대화들이 넘쳐나는 작품이라 꽤 분량이 있는 소설이었지만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초반부 여기 저기 툭툭 던져 놓았던 작은 것들이 후반부에 가면서 의미있게 엮이는 것이었는데, 어떻게 보면 너무 작위적인거 아니야?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맨 마지막 장의 깔끔한 처리를 보면서 감탄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제게 이사카 코타로의 최고는 언제나 [칠드런]이기 때문에 이 소설을 이사카 코타로의 최고라고 꼽는 것에 동의할 수는 없지만 ^^ 이렇게 멋진 작품을 썼으니 다음 작품은 또 얼마나 대단하려나 하는 기대를 갖게한 훌륭한 소설로 적극 추천합니다.






p.s. 번역본과 원서표지~ 번역본 표지 멋지죠~
p.s. 위 밑줄을 보다가 뜬금없이(아니 자연스럽게 ^^) 생각난 장면~ 시집갔던 요츠바가 딸을 데려와서..(퍽)
출처는 [요츠바랑] 3권 마지막화 "불꽃놀이 대회!"입니다~
by delius | 2008/10/19 00:32 | underline | 트랙백 | 핑백(1) | 덧글(5)
[밑줄] 행복이란 원래
... 역 앞까지 가는 시영 버스의 차체는 우중충한 파란색이었다. 희미한 중간톤. 얌전하게 보였다. 통근시간대는 벗어났을 터인데 비어 있지 않았다. 도쿄의 전철 러시아워에 비하면 훨씬 나았지만 행복이란 원래 다른 것과 비교해서 만족하는 것이 아닌 법이다. ...


[집오리와 들오리의 코인로커] 중에서, 이사카 코타로, 인단비 옮김, 황매, 2007




아니야 아니야 하면서도 공감 ㅠㅠ 지금보다 나쁜 상황만을 생각하고 근근하게 살았는데 털썩... 아 난 언제쯤 비교하지 않고 행복을 느낄 수 있으려나... (     ' ' )




p.s. 영화화도 되었네요. 포스터에 나오는 주인공을 보니 딱 그 캐릭터다 싶은데 보고싶군요. : アヒルと鴨のコインロッカー http://www.ahiru-kamo.jp/


p.s. 원서표지와 국내판 표지.
by delius | 2007/08/10 10:06 | underline | 트랙백 | 덧글(9)
[밑줄] 치마를 올려주는 사람
  "무솔리니는 최후에 애인인 클라라와 함께 총살을 당하고, 시체는 광장에 공개되었다는 모양이야."
  "어머나!"
  "군중이 그 시체를 향해 침을 뱉고 매질을 하기도 하고. 그러다가 시체를 거꾸로 매달게 되었는데 그러자 클라라의 치마가 뒤집혔지."
  "어머나!"
  "군중들은 굉장히 즐거워했대. 죽여준다, 속옷이 훤히 다 보인다, 하며 흥분했겠지. 어느 시대건 그러게 마련이지 남자들이란. 아니 여자들도 그랬겠지. 그런데 그때 한 사람이 손가락질을 받아가며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서 치마를 올려주고 자신의 허리띠로 묶어서 뒤집히지 않도록 해줬대."
  "어머나!" 나는 그때 그 사람이 놓인 상황을 상상하고는 그 담력에 숨이 막혔다. 주위에서는 틀림없이 무슨 짓이냐면서 성을 냈겠지. 무섭지 않았을까? 네놈은 저 여자를 편드는 거냐, 하며 욕설을 퍼붓고 폭력을 휘두른다 해도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상황이 아니었을까.
  "대단하지."미츠요씨는 소중한 물건에 숨을 불어넣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 "사실 나는 늘, 최소한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
  "치마를 올려주는 사람이라는 뜻이에요?"
  "사람들이 날뛰고 소란 피우는 것까지는 막을 수 없겠지.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무섭기도 하고. 하지만 최소한 있지, 뒤집힌 치마 정도는 바로잡아줄 줄 아는, 뭐 그게 무리라면 치마를 바로잡아주고 싶다고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고 싶다고 생각해.
  "미츠요씨라면 문제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얼마전에 시오리 씨네 집에 갔을 때, 시오리 씨랑 준야 씨야말로 그런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
  "우리가 치마를?"
  "커다란 홍수는 막을 수 없다 해도, 그래도 그 속에서 소중한 것은 잊지 않을 것 같은 그런 두 사람으로 보였습니다요." 미츠요 씨는 우스갯소린지 말꼬리에 높임말을 썼다.



[마왕], 이사카 고타로, 김소영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2006




이사카 고타로 작품처럼 안보이다가도 결국은 이사카 고타로 작품이구나~ 하는 생각을 들게하는 결론으로 끝나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예전에 본 인터뷰 기사를 보고 상당히 정치성이 짙은 작품인가? 하고 오해했는데 그런쪽 보다는 미야베 미유키의 [용은 잠들다]에 가까운 소설이었습니다. 늘 그렇듯 이 소설에서도 저렇게 살았으면/살아야지.. 하는 맘을 들게 하는 캐릭터(준야)가 하나 나오는데 위에 밑줄 친 부분은 그런 느낌을 잘 표현하고 있어서 옮겨봤습니다. 이사카 고타로 팬들이라면 좋아하시겠지만 보기에 따라서는 변죽만 울려놓고 싱겁게 맺는 결말처럼 보일 수도 있으니 초능력자와 정치인의 본격적인 전쟁([X맨]같은)을 기대하신 분은 잠깐 읽기를 머뭇거리시기 바랍니다!




p.s. 원서표지
by delius | 2007/05/03 23:32 | underline | 트랙백 | 덧글(7)
[밑줄] 후회막심한 일들뿐이죠
  "그것도 후회하고 있습니다. 내가 도망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걸 그랬다고."
  할머니가 임종을 맞을 당시 병원의 정경이 떠올랐다. 내가 뛰어 들어갔을 때 할머니는 이미 숨을 거두었다. 시즈카는 병원 주차장에서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에 병실에 들어간 건 나 혼자였다. 병실의 흰 벽이 평소보다 더 새하얂게 보였다. '백지 상태로 되돌린다.'고 말할 때의 그 '백지'에 어울리는 '순백'이었다. 할머니와 마지막에 대화를 나누지 못했던 것이 못내 아쉬웠다. "할머님께서는 마지막 가시는 길에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할머니의 말을 전해 준 그 간호사는 어딘가 의아해 하는 표정이었다. 만약 할머니의 말을 내가 직접 들었더라면 편의점을 터는 일 따윈 없었을 것이다.

  "후회막심한 일들뿐이죠."
  유고는 나뿐만이 아니라 인간 전반의 일을 돌아보고 하는 말 같았다. ...


[오듀본의 기도] 중에서, 이사카 고타로, 오유리 옮김, 황매, 2006




이사카 고타로의 데뷔작. 추리소설(추리소설이 아닌 것처럼 보이나 신초 미스터리 클럽상을 수상했다니 추리소설임에는 분명 ^^)의 형태를 띄고 있기는 하지만 본토와 오랫동안 교류가 없었던 섬이라는 무대 설정과 말하는 허수아비가 나오는 등 환상적인 이야기였습니다. [마왕]이나 [러시 라이프] 같은 이후의 이사카 고타로 작품에 익숙한 독자라면 조금 생경해 할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칠드런]과 가까운 소설이라서 재미있게 읽었지만요. 와~ 너무너무 재미있으니 다들 꼭 읽어보세요~ 라고 말하는 것은 좀 그렇고 팬들이라면 기꺼이 데뷔작을 읽는 기쁨을 놓치지 말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p.s. 원서 표지. 국내판 표지도 이뻐용 ^^
by delius | 2007/03/01 18:50 | underline | 트랙백 | 덧글(6)
[밑줄] 인간은 기적적인 생명체야
"인간은 기적적인 생명체야. 현명한지 어떤지는 몰라도. 다만, 생명체로서의 기능과 능력은 무서울 정도로 복잡해. 기적이야, 이건. 생물이나 진화 같은 걸 생각해보면 우리는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기적인거야. 알겠어? 우리들의 배경에는 몇십억 년이라는 세월이 있어. 기적에 의해 살고 있는 셈이지. 그런 생각을 해보면, 굳이 종교 같은 걸 내세울 필요는 없지 않을까. 존경하고, 감사하고, 자랑스러워 해야 할 대상은 바로 인간이라는 생명체야. 살아 있다는 사실이야말로 무엇보다도 대단한 일이니까."


"자네, 정말 재미있는 얘기를 하네.


두 사람은 잠시 침묵했다. 구로사와는 그 조용한 시간을 즐기고 있었다.



[러시라이프], 이사카 코타로 , 양억관 옮김, 한스미디어, 2006




[칠드런], [사신치바], [중력 삐에로]에 이어서 4번째로 읽게된 이사카 코타로 작품. 처음 읽었던 작품 [칠드런]은 이사카 코타로의 한 면만 보여주는 작품이었는지 그 다음부터 그런 무심한 듯한 재미를 기대하다가 늘 다른 모습의 작가를 만날 때 마다 당혹스러움을 느낀다. 흥미로운 작품이지만 여전히 이사카 코타로의 베스트는 [칠드런]~ ;-)




p.s. 원서 표지. 내용을 고려한 국내판 표지가 더 좋다~

by delius | 2006/11/23 22:10 | underline | 트랙백(1)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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