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 오쿠다히데오
2010/09/11   [밑줄] 분명 여행이란 그런 것일 게다. [5]
2010/02/22   [밑줄] 세상이란 그런 것이다 [4]
2008/07/16   [밑줄] 열여덟 살이라. 참말로 좋다, 청춘이란 [6]
2008/06/07   [밑줄] 회사, 그만두고 뭘 하려고? [7]
2006/10/29   걸 | 오쿠다 히데오 [3]
2006/08/12   [밑줄] 이런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하루하루를 견뎌내며 살고 있을까 [4]
[밑줄] 분명 여행이란 그런 것일 게다.
... 모두에게 묻고 싶다. 어째서 그렇게 해외로 나가는 것인가? 말은 통하지 않고, 현지 사정도 다르고, 불편한 것투성이이지 않는가? 게다가 비행기도 (이따금) 추락한다. 요즘에는 테러 위험마저 있다. 자신은 괜찮을 거라고 어떻게 단언할 수 있는가?
  내가 해외여행을 가고 싶어 했던 것은 기껏해야 호기심이 왕성했던 30대 초반까지다. 그 뒤로는 오로지 귀찮을 뿐이다. 외국에서 나리타 공항에 도착했을 때의 그 기쁨이란! 아, 내일부터 팁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는구나. 영어 때문에 식은땀 흘리지 않아도 돼. 나는 선천적으로 뭐든 귀찮아하는 경향이 있다. 활력 따위는 10년 전에 소실됐다. 행동파가 아닌 것이다.
 그렇다면 어째서 여행을 가는 거냐고? 그거야 당연히 이미 갔던 녀석이 뻐기니까.
  해외여행의 여행담은 태반이 부풀려진 것이다. 사소한 일을 가지고 큰 모험이나 되는 양 과장하고, 한두 마다 말을 섞은 것만으로 사뭇 현지인과 친해졌다는 듯이 떠들어댄다. 현지에서 먹은 요리는 무엇이든 휼륭하거나 진귀한 것이어서 잊을 수 없다는 등 아련한 눈길로 말을 늘어놓는다. 댁한테 그런 어학력이 있었던가? 그 요리, 사실 맛없었지요? 내심 그렇게 생각해도 가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발언권이 없다.
  맨해튼의 아름다운 야경도, 홍콩 뒷골목의 번잡함도, 골드코스트의 푸른 바다도, 직접 본 사람의 말은 모두 분할 정도로 내 관심을 끈다. 그래서 나는 그때마다 스스로를 채찍질해서 마지못해 확인하러 간다.
  모두 가지 않는다면 나도 기꺼이 가지 않는다. 안심하고 집에 있을 거다. 하지만 다들 가니까 서재에 틀어박혀 하늘만 바라보는 나 자신이 점점 바보처럼 느껴진다. 인생에서 결정적인 손해를 보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게다가 큰맘 먹고 나가면, 이런 나라도 조금은 똑똑해져서 돌아온다. 세계라는 것이 어슴푸레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유감스럽게도 가서 손해를 봤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분명 여행이란 그런 것일 게다. ...



[오쿠다 히데오의 올림픽]중에서, 오쿠다 히데오, 임희경 옮김, 작품, 2010




휴가 여행을 앞두고 읽어서 더 재미있게 다가오는 구절. 책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기행에세이인데, 시작하는 첫째날에 나와 있는 부분이 제일 눈에 띄어 옮겨봤습니다. 뭐 밑줄을 보셔도 아시겠지만 다른 오쿠다 히데오 작품처럼 읽다가 푸훗 하고 웃음이 나오는 책입니다. :-) 바로 전에 진지한 작품인 [올림픽의 몸값]을 읽어서 그런지 재미있는 오쿠다 히데오가 더욱 반갑습니다.




p.s. 당연히 도서 밸리로 가야하겠지만 내용이 내용인지라 여행 밸리로~


p.s. 번역본과 원서 표지~ 원제는 泳いで帰れ(헤엄쳐서 돌아가라) :-)
by delius | 2010/09/11 11:07 | underline | 트랙백 | 덧글(5)
[밑줄] 세상이란 그런 것이다
... 컴퓨터를 켜고, 커피를 마시면서 한숨 돌리고는 집필을 시작했다. 요즘은 주로 코믹 소설을 쓰고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편집자에게 "우리나라에서는 코믹이 팔리지 않는다. 미스터리로 전향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찬밥 취급 당하는 신세였다. 그런데 상을 받고 소설이 팔리기 시작하자 독자들도 손바닥 뒤집듯 태도를 바꿨는지 주문이 쇄도한다. 세상이란 그런 것이다.
  직장에 다니던 시절에는 단독 행동을 좋아하는 괴팍한 사람이란 소리를 자주 들었다. 그게 지금은 오히려 도움이 되고 있다. 코믹 소설은 깨어 있는 냉철한 시각이 없으면 쓸 수 없다. 현실주의자가 아니면 인간 세상의 해학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하기야 문학적인 소양이 없는 탓에 늘 악전고투하고 있다. 마감 날이 가까운데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으면, 과장이 아니라 정말 사라지고 싶어진다. ...



"아내와 현미밥" 중에서, [오 해피데이], 오쿠다 히데오, 김난주 옮김, 재인, 2009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것은 "우리 집에 놀러 오렴"이었지만 마지막 단편의 주인공이 오쿠다 히데오 자신의 이야기인 것 같아 밑줄을 그어봤습니다. 읽을 때 마다 놀라지만 어쩜 이렇게 매끈하고 재미있게 이야기를 잘 요리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버스에서 읽다가 어떤 부분에서는 푸핫하고 웃어버린 경험도 오랜만이구요. :-) []이나 [마돈나]와 같은 연장선상에 있지만 개인적으로 이야기가 다채로워서 더 좋았습니다. 오쿠다 히데오 팬이라면 당연히 재미있어하실 작품~




p.s. 번역본이랑 원서표지. 번역본 표지만 보면 아이들 이야기가 나올 것 같지만 실제로 6편 단편 모두 부부의 이야기에요~
by delius | 2010/02/22 00:40 | underline | 트랙백 | 핑백(1) | 덧글(4)
[밑줄] 열여덟 살이라. 참말로 좋다, 청춘이란
  "자, 그럼." 어머니가 방 한가운데서 허리에 손을 얹었다. "엄마는 그만 갈란다."
  "응."
  "우에노 동물원에도 한번 가보고 긴자 거리도 슬슬 돌아다니고……."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오늘 저녁밥은 네 누나가 차린다고 했으니까 저녁 여섯 시쯤 신칸센으로 가면 될 거야."
  "응."
  "얘, 히사오." 똑바로 마주 서더니 히사오를 올려다보았다. "어디, 얼굴 좀 똑똑히 보여봐." 어머니는 히사오의 뺨에 손을 얹었다.
  "공부도 열심히 해야하지만 도쿄에서 혼자 사는 것도 마음껏 즐겨봐, 응?"
  "응." 대답하면서 왠지 쑥스러웠다.
  "열여덟 살이라. 참말로 좋다, 청춘이란."
  그런 말을 절절히 곱씹는 어머니는 처음이었기 때문에 히사오는 적잖이 당황스러웠다.
  "그러면 건강하게 잘 지내라."
  어머니가 떠나가는 것을 히사오는 창문 너머로 배웅했다.
  어머니는 골목길을 돌아갈 때까지 세 번쯤 돌아보았고 그때마다 손을 흔들었다.



[스무살, 도쿄] 중에서, 오쿠다 히데오, 양윤옥 옮김, 은행나무, 2008




원제는 [東京物語]. 역자의 말에 있듯이 "단 하루의 이야기를 오려내어 한 해를 묘사하고, 그렇게 모아들인 6일 동안의 에피소드로 이십 대 청춘의 십 년 간을 그려내는 탄탄한 구성"은 정말 감탄할 만합니다. 1979년, 1978년, 1980년, 1981년, 1985년, 1989년... 이렇게 6장으로 구성된 소설은 여느 오쿠다 히데오 소설처럼 술술 읽히지만, 이전 소설보다 더 담백한 맛을 느껴졌습니다. 그것이 이야기의 배경이 된 시대가 예전이라 그런 것인지 아니면, 18살 주인공의 풋풋함 때문일지는 잘 모르겠지만 확실히 [공중그네]나 [], [마돈나]의 오쿠다 히데오와 [스무살, 도쿄]의 오쿠다 히데오는 다른 면이 있더라구요. 재수와 선배에 대한 짝사랑, 독립과 좋아하는 가수의 죽음, 일많은 첫직장, 일못하는 후배사원, 원치 않은 맞선, 변덕스런 클라이언트, 친구의 결혼 등등등 끊임없이 이어지는 감정이입 대상에 정신을 못차리다 보다 어느덧 마지막 장이었습니다. 오쿠다 히데오 만세!




p.s. 주인공이 나고야 출신이라 나고야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가 나옵니다. 나고야 여행을 다시 가보고 싶어졌어요. ^^


p.s. 번역서와 원서표지. 멋진 일러스트죠?
by delius | 2008/07/16 22:41 | underline | 트랙백 | 덧글(6)
[밑줄] 회사, 그만두고 뭘 하려고?
  "회사, 그만두고 뭘 하려고?"
  겐지가 물었다.
  "키리바시 공화국으로 이주하려고요."
  "키리바시? 어딘데, 거기가?"
  "날짜 변경선 남쪽 섬이에요. 세기가 바뀔 때 그곳 대통령이 '우리가 맨 먼저 21세기로 들어갔다.'고 선언해서 그리니치 천문대와 언쟁이 벌어졌다고 해요."
  "흠……."
  대체 뭐라고 대꾸해야 할지 적절한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리조트로 개발되지도 않은 최후의 낙원이지요."
  "난 싫어. 네온사인도 재즈도 없는 나라는. 일본도 도쿄 외에는 살고 싶지 않아."
  "요코야마 씨는 아마 지겨워하겠지요."
  미타는 아득한 눈길로 그렇게 말했다. 여태껏 본 적이 없는 타입이다.



[한밤중에 행진], 오쿠다 히데오, 양억관 옮김, 2007




읽고 나서 초기작인가? 하고 생각했는데 원서가 나온 것이 2006년이고 영화화도 되었더군요. 이 소설 읽기 전에 마지막으로 읽었던 오쿠다 히데오 소설이 [마돈나]였는데 하나는 장편이고, 다른 하나는 단편집이라 두 작품을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둘 중에 어떤 것이 어떤 것이 재미있냐고 물으면 당연 [마돈나]라고 대답해야 겠네요. 그렇다고 이 책이 재미없느냐... 그런 건 또 아닙니다. 주인공 3명 각각의 캐릭터가 잘 잡혀 있어서 이야기에 자연스럽게 녹아나고, 돈의 행방이 엎치락뒤치락 하는 모습을 보다보면 잘만든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느낌이 듭니다.(그래서 당연히 영화화된 듯) 마지막 장면 처리도 맘에 들고요.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전에 오쿠다 히데오 소설 읽으면서 혼자서 킥킥 거리며 웃거나 박장대소 할 만한 장면이 없다는 점 정도인데, 제가 오쿠다 히데오 소설에서 기대하는 것이 그런 것이라서 그런지 아쉬움이 컸던것 같네요. 아래는 영화의 한장면~ 딱 상상했던 대로 인물들이 나와줘서 좋네요. ^^



p.s. 번역본과 원서표지들. 마지막 원서표지가 더 맘에 드네요~
p.s. 추가로 책 읽고 찾아본 키리바시에 대한 정보 : 키리바시 - 브리태니커백과사전 / 외교통상부 국가정보DB 키리바시 공화국
by delius | 2008/06/07 11:20 | underline | 트랙백 | 덧글(7)
걸 | 오쿠다 히데오
[책을 읽고 나서]


이제는 무슨 브랜드처럼 "오쿠다 히데오"하면 재미있다는 느낌이 먼저 떠오르면서 자연스럽게 손이 갑니다. 책을 읽고 난 후 딱 드는 느낌은 어쩌면 이 작가는 이렇게 이야기를 편하고 재미있게 쓰는걸까? 하는 거였습니다. 그냥 한 편만 읽어봐야지 하다가 다 읽어버리게 되는 것도 여전하구요. 직장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5편의 연작은 2편만 빼고는 모두 30대 초/중반의 미혼 여성에 대한 이야기인데 - 한 편은 기혼여성, 한 편은 이혼녀~ - 그 시기에 겪게되는 불안함과 미래에 대한 고민들을 정말 유쾌하고 즐겁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것은 나이많은 남자 부하직원때문에 속앓이를 하게 되는 세이코의 이야기를 그린 "하루"였는데 다른 작품도 하나 같이 다 즐겁고 재미있습니다.


[공중그네]때는 혼자 낄낄거리며 소설을 읽을 수 있어서 참 좋았는데 이번 [걸]역시 여러 군데에서 혼자 웃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 어떤 분들은 이 작가 매너리즘에 빠진거 아냐? 하고 고개를 저으실지 모르겠지만, "사람은 다 즐거워야지~"(원래는 Girl just wanna have fun)에 동의하시는 분이라면 다들 재미있게 읽으실 작품입니다. 오쿠다 히데오 팬들에게는 강추입니다!


[기억에 남는 구절]


자기가 10대였을 때는 서른두 살이면 완전히 아줌마였다. 사실, 그 시절의 서른두 살들은 훨씬 더 제대로 나이를 먹고 있었다. 아주 자연스럽게 인생의 계단을 올라가고 있었다. 사회가 풍요로워져서 청춘이 길게 늘어난 것이다.
  하기야 혼기나 출산연령이 옛날로 돌아갔다가는 도쿄에 있는 레스토랑의 반 이상이 문을 닫아야 할 것이다. 의류와 여행업계도 엄청난 타격을 입을 것이고, 일본경제 전체가 푹석 가라앉아버릴지도 모른다.
  거봐, 난 잘못한 게 하나도 없어. 우리 같은 사람들을 만든 건 이 나라니까.


[서지정보]


제목 : 걸
원제 : Girl ガ-ル (2006)
지은이 : 오쿠다 히데오 [奥田英朗]
옮긴이 : 임희선
출판사 : 북스토리
발간일 : 2006년 09월
분량 : 360쪽
값 : 9,800원




p.s. 원서표지. 한국어판 표지는 다소 요란스러운 듯. 책속에 나오는 오미츠 같삼 ^^
by delius | 2006/10/29 08:02 | book | 트랙백 | 핑백(2) | 덧글(3)
[밑줄] 이런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하루하루를 견뎌내며 살고 있을까
... 돌아오는 길에 시부야 거리를 걸어본다. 멍한 눈길로 오가는 사람들을 관찰한다. 패션의 거리답게 다들 화사한 차림새지만, 정말 근사한 사람은 몇몇뿐이다. 거의가 평범하고, 그중 20퍼센트 정도는 경치를 망치는 불순물들이다. 그것은 단순히 미추의 문제가 아니다. 그 존재 자체에서 풍겨나는 맛이라곤 도무지 없다. 물론 나 역시 그들 눈에는 그렇게 비치겠지.
  그런데 정작 이 사람들은 뭘 하며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문득 그런 생각을 해본다. 세상에는 성공한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뭔가를 달성하지도 못했고 남한테 부러움의 대상이 되어보지도 못한 사람들. 타고난 재능도 없고 그렇다고 용모도 받쳐주지 않고, 특별히 뭐 하나 자랑할 거라곤 없는 사람들. 그런데도 인생은 계속되지 않은가.
이런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하루하루를 견뎌내며 살고 있을까. ...



[라라피포] 중에서, 오쿠다 히데오, 양억관 옮김, 노마드북스, 2006




한 작가의 작품이 재미있다 싶으면 계속 읽는 독서습관이 있어서 읽게된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입니다. [공중그네]를 처음 봤을 때 너무 재미있게 읽어서 그 다음에 읽은 [인 더 풀]은 좀 덜 재미있네 했었거든요. 그래서 [라라피포]의 경우는 [인 더 풀] 때 만큼 기대는 하지 않고 읽어서 그런지 아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이전에 읽은 작품을 볼 때는 만화책 보듯이 깔깔거리며 봤는데 [라라피포]를 보면서는 주인공들의 직업 등의 선정성에도 불구하고 안타까움과 씁쓸함이 드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이야기 구성의 묘미와 재미라는 면에서는 충분히 재미있었지만 주인공들의 처한 상황과 선택이 나와 전혀 관련없는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가지고 있는 약한 면모에 대한 다른 표현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오쿠다 히데오 이전 작품을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당연히 재미있게 읽으셨겠지만 성적인 표현이나 소재가 강한 편이니 이런쪽에 예민하신 분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p.s. 선정적인 원서표지 *_* (YES24 외국어 코너에도 올라와 있길래 more 기능 이용해서 올립니다.)

 
원서표지
by delius | 2006/08/12 15:12 | underline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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