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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18   여고괴담 세번째 이야기 - 여우계단 | [4]
여고괴담 세번째 이야기 - 여우계단 |
2003년 08월 03일 작성




[여우계단] 무섭지도, 새롭지도 않은


* 영화 내용을 조금 소개하고 있습니다. 내용을 미리 알기 원하지 않는 분은 읽지 말아주세요. ^^*










예전에 [여고괴담]을 보고 가장 놀랬던 장면은 야비한 남선생님(연극배우 박용수씨가 이 역을 맡았는데 너무 실감나게 연기하셨죠 ^^)에게 따귀를 맞은 여학생이 교실 뒤쪽으로 나자빠지는 장면이었습니다. 정말 허걱하고 깜짝 놀랬었거든요. 여고에도 저렇게 무식한 방법으로 때리는 선생이 있다는 사실이 제게는 큰 충격이었습니다. 유명한 점프 컷 장면이나, 왕따를 당한 학생이 귀신이 된다는 슬픈이야기 등 다른 요소들을 포함해서, 처음에는 유치하게만 여겨졌던 "여고괴담"이라는 제목의 1편은 꽤 무서우면서도 재미있는 영화로 기억에 남았습니다. 키스신이 화제가 된 ― 하지만 너무 그것만 부각이 되서 실제 여러 장점은 묻혀버렸던 ―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는 1편보다 깜짝놀라게 하는 장면은 없었지만 시리즈에서 따로 떼어놓아도 손색이 없는 속편으로 자리를 잡았구요.


이런 여러 장점이 많은 전편의 바톤을 이어받은 [여고괴담 세 번째 이야기 - 여우계단]은 무섭지도 않고 그렇다고 신선하지도 않은 어중간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왔습니다. 예고편 보고 다들 "야 정말 무섭겠는걸?"했던 분들 많았잖아요. 하지만 너무 기대를 했던 탓일까요? 본편을 보면서 깜짝 놀란 장면은 거의 없었습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이야기 했듯 공포영화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다들 이미 알고 있을만한 장면들이 너무 많았고, 소희(박한별 분)가 귀신이 된 이후의 행동들이 그다지 개연성이 없습니다. 저는 뻔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어느 정도 선에서 귀신이라면 모름직이 보여주어야 할 어떤 기본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혜주(조안 분)가 불러온 소희 귀신은 복수를 하려는 마음이 강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진성(송지효 분)에 대한 애정으로 똘똘 뭉쳐 있는 것도 아닌 어중간한 모습만 보여줍니다. 전체적으로 [여우계단]에는 공포영화의 공식에 적합한 장면들이 넘쳐나지만 대부분 관객들이 비명을 지르게 하기는 부족하며, 산뜻한 장면들 역시 예고편에서 일부를 이미 본 터라 신선함이 떨어집니다.


영화의 초반부는 (후반부에 비해서는) 긴장감을 가지고 흘러갑니다만, 후반부로 가면서 혜주의 사이코 드라마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이 지점에서 공포영화를 기대했던 저는 실망하기 시작했는데요, 소희 귀신과 그 영향을 받은 조안의 이상행동이 겹치면서 영화는 다소 산만하게 흘러갑니다. 또한 소희의 사고나, 윤지(박지연 분)의 실종 등의 사건에 대한 영화속 주변인물의 반응이 너무 없는 탓에, 다른 부분의 현실성마져 혼란스럽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4명의 주인공들의 연기가 크게 모자란 점이 없다는 점은 큰 장점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영화를 보신 분들이라면 공감하겠지만 혜주역을 맡은 조안의 연기는 기대 이상입니다. 제작사의 광고처럼 [미저리]의 캐시 베이츠와 비교하기에는 부족함이 많지만, 상당히 만족스럽습니다. 제2의 전지현이라고 불리는 박한별이나, 1등에게 뒤쳐지는 2등역을 잘 소화한 송지효도 주목할 만 합니다.


공포영화보다는 일반적인 학원물로서 [여우계단]을 보면 좀 다른 평가가 나올 수 있겠지만 ― 예를 들어 제일 친한 친구관계로 보였던 소희와 진성이 공쿠르를 앞두고 우정에 균열을 일으키는 부분은 매력적인데요, 소희가 자기가 지젤을 하고 진성이 알브레히트를 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듣고, 진성이 왜 내가 알브레히트야? 지젤을 해야지... 하고 혼잣말을 하는 장면은 상당히 멋집니다 ― 공포영화로서의 [여우계단]은 허점이 많습니다. 새로운 감독과 배우를 통해 시리즈 10편을 채우겠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앞으로 1편이 더 나오더라도 완성도 높은 작품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p.s. 이 영화 주연배우모집 오디션에 3,000명이나 왔었다고 합니다. 그 중에는 소품으로 칼을 준비해 온 사람(조안이라고 하던데 맞나요? ^^)이 있었다고 하네요. ^^


p.s. 소희를 짝사랑하며 그와 관련된 사진이나 그림들을 모으며 집착하는 혜주의 모습은 이 영화에서 분노를 불러일으키는 장면입니다. ㅠ.ㅠ 혜주가 모아온 소희 물건들을 반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공개하며 혜주에게 모욕을 주는 윤지의 모습에는 화가 나더군요.
by delius | 2005/04/18 00:10 | movie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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