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 양억관
2006/09/11   [밑줄] 일이 손에 안 잡힐 때는 빨리 퇴근하는 게 가장 좋다 [6]
2006/08/12   [밑줄] 이런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하루하루를 견뎌내며 살고 있을까 [4]
2006/08/08   [밑줄] 행복하고 싶으면 불필요한 통찰력이나 상상력은 없는 편이 나아 [5]
2006/08/06   [밑줄] 밥 먹었니?
2006/07/07   [밑줄]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건 신호기가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무엇이야
2005/05/29   아름다운 아이 | 이시다 이라 [6]
[밑줄] 일이 손에 안 잡힐 때는 빨리 퇴근하는 게 가장 좋다
... 일이 손에 안 잡힐 때는 빨리 퇴근하는 게 가장 좋다. 마음이 불안하고 수런대는 병사에게 총을 쥐어준들 어디를 어떻게 노리고 쏘아야 할지 모르니까, 후방으로 전출시키는 것이 다른 병사를 위해서도 좋다. 회사에사도 그건 마찬가지다. 나는 정각 여섯시가 되자 서류를 정리하고 바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동작 한번 빠르군."
  건너편 자리에서 안경을 낀 선배가 불쾌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에게 할 일이 많은 것과 내가 빨리 퇴근하는 것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데, 기분 나빠한다. 반사적으로, 아버지 문병을 간다고 거짓말을 했다.
  거짓말을 잘 못하는 나이기에 말이 나온 김에 진짜 문병을 가기로 했다. 예언 성취는 이런 불편한 마음에서 오는 건지도 모른다. ...



[중력 삐에로]중에서, 이사카 코타로, 양억관 옮김, 작가정신, 2006




지난번 이시다 이라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조금 실망했다. 이유는 [중력 삐에로]가 재미없기 때문이 아니라 - 위 밑줄 친 부분같은 대목이 넘처나는 책을 어찌 싫어할 수 있겠는가? - 처음 읽었던 [칠드런]이 너무 좋았기 때문이다.(그래서 새로 출간된 [마왕]과 아직 안 읽은 [러시라이프]는 잠깐 쉬었다 읽기로 결심했다.) 이사카 코타로 팬이라면 당연히 좋아할만한 책으로 이번에도 양억관님의 옮긴이의 말은 책의 내용을 잘 이야기 해주니 먼저 읽지 마시길~




p.s. [중력 삐에로]는 129회 나오키상 후보였다. 당시 수상작은 이시다 이라의 [4teen]과 무라야마 유카의 [별을 담은 배].


p.s. 원서 표지. 왜 이 표지를 두고 새 표지를 썼는지 궁금.
by delius | 2006/09/11 23:29 | underline | 트랙백 | 핑백(1) | 덧글(6)
[밑줄] 이런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하루하루를 견뎌내며 살고 있을까
... 돌아오는 길에 시부야 거리를 걸어본다. 멍한 눈길로 오가는 사람들을 관찰한다. 패션의 거리답게 다들 화사한 차림새지만, 정말 근사한 사람은 몇몇뿐이다. 거의가 평범하고, 그중 20퍼센트 정도는 경치를 망치는 불순물들이다. 그것은 단순히 미추의 문제가 아니다. 그 존재 자체에서 풍겨나는 맛이라곤 도무지 없다. 물론 나 역시 그들 눈에는 그렇게 비치겠지.
  그런데 정작 이 사람들은 뭘 하며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문득 그런 생각을 해본다. 세상에는 성공한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뭔가를 달성하지도 못했고 남한테 부러움의 대상이 되어보지도 못한 사람들. 타고난 재능도 없고 그렇다고 용모도 받쳐주지 않고, 특별히 뭐 하나 자랑할 거라곤 없는 사람들. 그런데도 인생은 계속되지 않은가.
이런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하루하루를 견뎌내며 살고 있을까. ...



[라라피포] 중에서, 오쿠다 히데오, 양억관 옮김, 노마드북스, 2006




한 작가의 작품이 재미있다 싶으면 계속 읽는 독서습관이 있어서 읽게된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입니다. [공중그네]를 처음 봤을 때 너무 재미있게 읽어서 그 다음에 읽은 [인 더 풀]은 좀 덜 재미있네 했었거든요. 그래서 [라라피포]의 경우는 [인 더 풀] 때 만큼 기대는 하지 않고 읽어서 그런지 아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이전에 읽은 작품을 볼 때는 만화책 보듯이 깔깔거리며 봤는데 [라라피포]를 보면서는 주인공들의 직업 등의 선정성에도 불구하고 안타까움과 씁쓸함이 드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이야기 구성의 묘미와 재미라는 면에서는 충분히 재미있었지만 주인공들의 처한 상황과 선택이 나와 전혀 관련없는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가지고 있는 약한 면모에 대한 다른 표현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오쿠다 히데오 이전 작품을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당연히 재미있게 읽으셨겠지만 성적인 표현이나 소재가 강한 편이니 이런쪽에 예민하신 분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p.s. 선정적인 원서표지 *_* (YES24 외국어 코너에도 올라와 있길래 more 기능 이용해서 올립니다.)

 
원서표지
by delius | 2006/08/12 15:12 | underline | 트랙백 | 덧글(4)
[밑줄] 행복하고 싶으면 불필요한 통찰력이나 상상력은 없는 편이 나아
... 굳이 말로 표현할 필요는 없었다. 중요하고 소중한 일은 약하디약한 얼음조각 같은 것이고, 말이란 망치 같은 것이다. 잘 보이려고 자꾸 망치질을 하다 보면, 얼음조각은 여기저기 금이 가면서 끝내 부서져버린다. 정말 중요한 일은, 말해서는 안 된다. 몸이란 그릇에 얌전히 잠재워 두어야 한다. 그렇다. 마지막 불길에 불살라질 때까지. 그때 비로소 얼음조각은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보이며 몸과 더불어 천천히 녹아 흐른다. ...


"연애소설" 중에서


... "아니지, 넌 아직 몰라. 넌 아직도 상식의 범주 안에서 생각하고 있어. 알아 너. 실제로는 연쇄 살인범도 전철을 타고, 각성제에 절어 잇는 인간도 전철을 타, 강간범도 타고. 전철뿐만이 아니지. 어쩌면 네 주치의가 토막 살인범일 수도 있고, 네 이웃이 무자비한 유괴범일 수도 있고. 길거리에서 스친 인간도, 극징에서 옆자리에 앉은 사람도……."
  "그런 생각 하면 살 수가 없지."
  "옳으신 말씀. 그러니까 행복하고 싶으면 불필요한 통찰력이나 상상력은 없는 편이 나아. 그리고 눈앞에 존재하는 죽음 따위 싹 무시하고 쾌락을 좇으며 사는 편이 훨씬 낫지. 사람들 대부분은 그렇게 살아."



"영원의 환" 중에서


... "죽고 싶지 않아요."
  꺼져 들어가는 목소리였다. 그런 목소리로 얘기할 마음은 전혀 아니었는데…….
  도리고에 씨의 부드러운 손이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난 눈물 자국이 있는 얼굴을 보이고 싶지 않아 핸들 위에 이마를 올려놓고, 얼굴을 가렸다. 도리에고 씨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머리 위로 내려앉았다.
  "사람이 어디 그리 쉬 죽나."
  "지금 이 순간에 죽을지도……."
  "사람이 어디 그리 쉬 죽나."
  "운전하다가 죽을 수도……."
  "사람이 어디 그리 쉬 죽나."
  "도리에고 씨는 반드시 가고시마에 가야 해요."
  "사람이 어디 그리 쉬 죽나."

  "그렇지만……."
  "괜찮네, 괜찮아."
  내가 내내 듣고 싶어했던 말. 다섯 달 동안, 누군가가 말해 주기를 기다렸던 말.
  나는 핸들에 이마를 올려놓은 채 한동안 울었다. 족히 다섯 달 분의 눈물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우는 동안, 도리고에 씨는 계속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꽃" 중에서




[연애소설], 가네시로 가즈키, 양억관 옮김, 북폴리오, 2006




가네시로 가즈키 팬이기 때문에 즐겁게 읽은 책. 마지막에 실린 중편 "꽃"을 읽으면서는 눈시울이 뜨거워지기도 했다. 영화로 만든다면 잔잔한 감동을 주는 작품이 될 듯. 이 책을 마지막으로 국내에 출간된 가네시로 가즈키 책은 만화 [레벌루션 No.3]까지 모두 읽었음 ^^V(찾아보니 [플라이 대디, 플라이]가 만화로 나왔더군요. ^^) 개인적으로 순위를 매기자면 다음과 같다.


[GO] > [레벌루션 NO.3] > [플라이 대디, 플라이] = [스피드] = [연애소설]




p.s. 원서 표지는 말 그대로 담백 그 자체
by delius | 2006/08/08 20:50 | underline | 트랙백 | 덧글(5)
[밑줄] 밥 먹었니?
... 58년 전의 일본에서도 이런 상황이 있었다. 여덟 살 때, 이웃집에 놀러 가면 그 집 아주머니는 늘 나에게 물었다.
  "밥 먹었니?"
  아침이건 점심이건, 딱히 먹을 것이 없는 데도 이웃집 아이가 놀러오면 반드시 밥은 먹었는냐고 물었다. 먹지 않았다고 하면 감자나 호박 삶은 것을 주었다. 패전 직후 가난했던 시절의 일본 어디에서나 들을 수 있었던 말이다.
  지금 우리는 물질적으로 풍요롭다. 그 대신에 많은 것들을 잃어버렸다. 남을 생각해주는 마음. 전후 일본인이 잃어버렸던 가장 큰 미덕은 남에게 밥 먹었느냐고 걱정해주는 말이다.



[인생이라는 이름의 여행] 중에서, 고히야마 하쿠, 양억관 옮김, 한얼미디어, 2006




노작가의 인생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느껴지는 산문집. 아 왜이렇게 내 주위에는 나쁘고 날 안도와주는 사람만 있는거야! 하고 화가 날 때 읽으면 치료제가 될 듯 하다.




p.s. 원서 표지
by delius | 2006/08/06 09:34 | underline | 트랙백 | 덧글(0)
[밑줄]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건 신호기가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무엇이야
  내가 그렇게 묻는데 차가 신호에 걸려 멈춰 섰다. 작은 교차로에는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도 앞을 가로질러 달리는 차도 없었다. 아기가 갑자기 액셀러레이터를 밟더니 빨간 신호를 무시하고 내달렸다.
 "빨간 신호였어. 못 봤어?"
 나는 깜짝 놀라 물었다.
 "알았어. 차도 사람도 없는데 왜 서 있어야 하지?"
 "에?"
 "룰이라서?"
 "응."
 "만일 그 신호를 누군가 조작했다면?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도록."
 "그런 일은 있을 수 없어."
 "어떻게 단장할 수 있지?"
 "……."
 원래부터 신호한 놈은 누군가 조작한 게 아닐까?"
 "……."
 "어쨋든 나는 내 머리로 생각하고, 눈으로 확인하고 앞으로 나아가. 다른 차에 부딫힐 가능성도, 사람을 칠 가능성도 없다는 판단이 섰으니까. 그렇지만 대개 놈들은 그 장면에서도 신호가 파랑으로 바뀔 때까지 기다려. 그게 세상에서 말하는 상식이고, 백 퍼센트 안전을 보장받는 일이고, 또 신호를 무시한다고 누군가에게 비난받지 않을 테니까. 요컨대 신호가 바뀔 때까지 기다리는 편이 귀찮지 않고 편한 거야."
 차가 다시 빨간 신호를 받았다. 이번에는 사람도 있었고 앞을 지나는 차도 있었다. 아기는 나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건 신호기가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무엇이야. 나카가와는 그 조작을 잘 알고 있어. 그렇지만 나와 미나가타, 순신, 가야노, 야마시다는 자신들의 눈과 머리로 올바르다고 판단하면 빨간 신호라도 그냥 건나. 너는 어떡할 거야?"



[SPEED]중에서, 가네시로 가즈키, 양억관 옮김, 북폴리오, 2006




빨간신호를 빨리가라는 말로 알고 있는 운전자들이 보면 뭔소리야 할 대목이지만, 더 좀비스의 사고방식을 설명해주는 한 부분이라서 밑줄. 3부작을 재미정로를 나열하면 [레벌루션 NO.3] > [플라이, 대디, 플라이] = [SPEED].




p.s. 원서표지. 표지도 [레벌루션 NO.3] > [SPEED]
by delius | 2006/07/07 14:29 | underline | 트랙백 | 덧글(0)
아름다운 아이 | 이시다 이라
[책을 읽고 나서]


예전 해외화제 뉴스란을 보다보면 일본에서 어린 학생들이 저지르는 범죄에 대한 기사를 종종 볼 수 있었다.(요즘에는 우리나라 기사에서도 볼 수 있다.) 이시다 이라의 첫 장편소설인 [아름다운 아이]의 시작은 13세 중학생이 9살된 초등학생 여자아이를 살해한 범죄에 대한 논픽션과 같다. 여기에 남은 식구들이 겪는 고통과 미디어의 횡포, 신문기자의 추적이 더해지면서 그런 느낌을 더해가지만, 살인자가 된 동생의 형이 사건의 원인을 추적하면서 이야기는 다른 방향으로 전개된다.


이러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이시다 이라의 시선은 참 건조하다. 모두가 피해자에요... 라는 식도 아니고 다 우리 모두의 잘못입니다... 는 식도 아니다. 사람의 행동의 원인이란 참 복잡하고 여러가지 변수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을 담담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에서 가장 주목할 수 밖에 없는 캐릭터는 어쩔 수 없이 주인공이된 듯한, 여드름때문에 감자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형 미키오이다. 처음에는 일반적인 중학생의 모습을 보여주던 미키오는 주위의 비난과 집요한 미디어의 추적에 형체를 잃어버리는 집안과 이지메에 가까운 학교폭력의 희생자로 무너져내릴것처럼 보이다가, 동생이 왜 그런 사건을 저질렀는지 조사하는 과정에서 훌쩍 성장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일본 사회의 여러 병폐를 살펴보는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결국은 어린 소년의 성장기라고 볼 수 있다.


책 마지막에 있는 옮긴이의 말에는 이 작품의 의미와 줄거리를 잘 정리하고 있는데, 줄거리 요약이 지나치니 백지상태에서 책을 읽기 원하는 사람에게는 건너띄길 권한다.


[서지정보]


제목 : 아름다운 아이
지은이 : 이시다 이라 [石田衣良]
옮긴이 : 양억관
원제 : うつくしい子ども (1999)
출판사 : 작가정신
발간일 : 2005년 04월
분량 : 340쪽
값 : 9,500원


[p.s.]


- 원서 표지


- 중국어판 표지(로 추정 ^^)


- 이 책은 1997년 5월 일본 고베에서 일어났던 연쇄 살인사건에서 착안했다고 한다. 같은 사건으로 유미리는 [골드러시]를 쓴바 있다. 해당 사건에 대해 알고 싶으시면...


이어지는 내용
by delius | 2005/05/29 12:09 | book | 트랙백(1)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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