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 박영난
2005/09/06   화차 | 미야베 미유키 [3]
2005/06/19   [밑줄] 왜 뱀이 껍질을 벗으려는지 알고 계세요? [2]
화차 | 미야베 미유키
2001/02/19


[책을 읽고 나서]


우리나라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야베 미유키는 이미 일본에서는 손꼽히는 추리소설 작가이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작품 [화차]는 사회문제에 대한 통찰력과 추리소설이 주는 여러 장치에 사회를 보는 예리한 관찰력이 잘 어울리는 걸작이다.


신용카드와 개인파산이라는 현대 일본 사회의 문제를 배경으로 삼은 이 작품은 언뜻보면 딱딱하고 재미없어 보이는 주제를 정말 감탄이 나올 정도로 치밀한 구성속에서 매끄럽게 전개하고 있다. 결혼을 앞둔 한 여인의 실종으로 시작되는 소설은 한 장 한 장을 거듭할 수록 의문이 확장되고 또 조금식 사건의 전모가 벗겨지면서 흥미를 더하는데, 마지막에 이르기까지 조금도 흐트러짐 없는 긴장감은 놀라울 정도다.


결말을 처리하는 방식의 신선함이나 범인에 대한 추적자의 인간적인 연민이 엿보이는 대목에 이르면 이 작품을 단순히 추리 소설이나 스릴러라는 울타리에 묶어두는 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다. 미야베 미유키의 다른 작품들도 조속히 소개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기억에 남는 구절]


"언젠가 남편이 한 말이 생각나네요. 왜 뱀이 껍질을 벗으려는지 알고 계세요?"


"껍질을 벗는다라면...?"


"허물을 벗잖아요? 그거 생명을 걸고 하는 거래요. 굉장한 에너지가 필요하다나요. 그레도 허물을 벗으려고 하지요. 왜 그런지 아세요?"


혼마보다 먼저 타모츠가 대답했다.


"성장하기 위해서죠."


후미에는 웃었다.


"아니요. 열심히 몇 번이고 허물을 벗는 동안 언젠가는 다리가 나올거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래요. 이번에야말로 하면서요."


"별 상관도 없는데 말이죠. 다리 같은게 있든 없는 뱀은 뱀인데."


후미에는 중얼거렸다.


"그렇지만 뱀의 생각은 다른가봐요. 여기까지가 제 남편의 말씀. 지금부터는 제 생각인데요. 이 세상에는 다리는 필요하지만 허물을 벗는데 지쳐 버렸거나, 아니면 게으른 뱀이거나, 방법조차 모르는 뱀은 얼마든지 있다고 봐요. 그런 뱀한테 다리가 있는 것처럼 비춰지는 거을 팔아먹는 똑똑한 뱀도 있는 것죠. 그리고 빚을 져서라도 그 거울을 갖고 싶어하는 뱀도 있는 거고요."



[서지정보]


제목 : 화차(火車)
원제 : All She was Worth(1992)
지은이 : 미야베 미유키 [宮部みゆき]
옮긴이 : 박영난
출판사 : 시아출판사
발간일 : 2000년 02월
분량 : 366쪽
값 : 7,800원




p.s. [인생을 훔친 여자]라는 제목으로 재출간 되었으나 역시 다시 절판 됨 ㅠ.ㅠ 미야베 미유키 작품 중 국내에 출간된 것은 이 작품 외에 최근 출간된 [브레이브 스토리 신설 7](학산문화사, 2005)이 있음. 판타지 소설이기에 혹시나 했는데 그 미야베 미유키 맞음 ^^ 찾아보니 화제작 [이유], [모방범]의 경우 판권은 우리나라에 팔렸다는데 어느 출판사가 쥐고 있는 건지 ㅠ.ㅠ


p.s. 원서랑 해외출간본 표지



p.s. 미야베 미유키 사이트 : http://www.osawa-office.co.jp/m/m_top.html
by delius | 2005/09/06 19:53 | book | 트랙백(1) | 덧글(3)
[밑줄] 왜 뱀이 껍질을 벗으려는지 알고 계세요?
"언젠가 남편이 한 말이 생각나네요. 왜 뱀이 껍질을 벗으려는지 알고 계세요?"


"껍질을 벗는다라면...?"


"허물을 벗잖아요? 그거 생명을 걸고 하는 거래요. 굉장한 에너지가 필요하다나요. 그레도 허물을 벗으려고 하지요. 왜 그런지 아세요?"


혼마보다 먼저 타모츠가 대답했다.


"성장하기 위해서죠."


후미에는 웃었다.


"아니요. 열심히 몇 번이고 허물을 벗는 동안 언젠가는 다리가 나올거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래요. 이번에야말로 하면서요."


"별 상관도 없는데 말이죠. 다리 같은게 있든 없는 뱀은 뱀인데."


후미에는 중얼거렸다.


"그렇지만 뱀의 생각은 다른가봐요. 여기까지가 제 남편의 말씀. 지금부터는 제 생각인데요. 이 세상에는 다리는 필요하지만 허물을 벗는데 지쳐 버렸거나, 아니면 게으른 뱀이거나, 방법조차 모르는 뱀은 얼마든지 있다고 봐요. 그런 뱀한테 다리가 있는 것처럼 비춰지는 거을 팔아먹는 똑똑한 뱀도 있는 것죠. 그리고 빚을 져서라도 그 거울을 갖고 싶어하는 뱀도 있는 거고요."



[화차] 중에서, 미야베 미유키 | 박영난 옮김, 시아출판사, 2000





이 작품은 정말 두말할 나위 없는 걸작이다. [인생을 훔친 여자]라는 제목으로 새로 나오기도 했는데 역시 독자의 반응은 없었나 보다. 촘촘하고 완결성 높으면서도 사회문제를 쉽게 지나치지 않는 고른 장점으로 가득한 책이 안팔리는 이유는 뭘까? 이 책만 잘 팔렸어도 미야베 미유키의 다른 작품이 쏟아져 나왔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다. 흑흑흑
by delius | 2005/06/19 23:03 | underline | 트랙백 | 덧글(2)
<< 이전 다음 >>



카테고리
전체
book
biography
obituary
music
entertainment
movie
internet
tour
underline
mistyped
photo
talk
publishing
press
exhibition
bonus
최근 등록된 덧글
안녕하세요 .. 시간이 ..
by at 08/05
지식이 짧아서 잘 모르..
by 골룸 at 05/08
Rorex가 아닌 Rolex로..
by ㅇㅇ at 06/30
파리여행을 끝으로 올라..
by purejoy at 11/26
- 이요님: 네 신기한 소..
by delius at 08/31
두번째 중세박물관의 그..
by 이요 at 08/30
- 카이토님 : 감사합니다..
by delius at 07/29
오~ 감사합니다 딱 이렇..
by 카이토 at 07/25
- 잘나가는 꼬마사자님:..
by delius at 07/19
저거 콩시에르 쥬리였군..
by 잘나가는 꼬마사자 at 07/18
메모장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진심으로 애도합니다.

최근 등록된 트랙백
오즈 그레이트 앤드 파워풀
by 잠보니스틱스
이전블로그
2013년 09월
2013년 08월
2013년 07월
2013년 06월
2013년 05월
2013년 01월
2012년 12월
2012년 11월
2012년 10월
2012년 09월
2012년 08월
2012년 07월
2012년 06월
2012년 05월
2012년 04월
2012년 03월
2012년 02월
2012년 01월
2011년 12월
2011년 11월
2011년 10월
2011년 09월
2011년 08월
2011년 07월
2011년 06월
2011년 05월
2011년 04월
2011년 03월
2011년 02월
2011년 01월
2010년 12월
2010년 11월
2010년 10월
2010년 09월
2010년 08월
2010년 07월
2010년 06월
2010년 05월
2010년 04월
2010년 03월
2010년 02월
2010년 01월
2009년 12월
2009년 11월
2009년 10월
2009년 09월
2009년 08월
2009년 07월
2009년 06월
2009년 05월
2009년 04월
2009년 03월
2009년 02월
2009년 01월
2008년 12월
2008년 11월
2008년 10월
2008년 09월
2008년 08월
2008년 07월
2008년 06월
2008년 05월
2008년 04월
2008년 03월
2008년 02월
2008년 01월
2007년 12월
2007년 11월
2007년 10월
2007년 09월
2007년 08월
2007년 07월
2007년 06월
2007년 05월
2007년 04월
2007년 03월
2007년 02월
2007년 01월
2006년 12월
2006년 11월
2006년 10월
2006년 09월
2006년 08월
2006년 07월
2006년 06월
2006년 05월
2006년 04월
2006년 03월
2006년 02월
2006년 01월
2005년 12월
2005년 11월
2005년 10월
2005년 09월
2005년 08월
2005년 07월
2005년 06월
2005년 05월
2005년 04월
2005년 03월
2005년 02월
2005년 01월
2004년 12월
2004년 11월
2004년 10월
2004년 09월
2004년 08월
2004년 07월
이글루링크
erehwon.LAB
修身齊家萬事成
여성주의 코칭 발전소!
평범한 블로그
GROOVY FREAK
[SCENE-N-MIND]
log
SabBatH
까모의 룰루랄라~
잠보니스틱스
鐵木居士의 月印千江
河伊兒의 고물상
대답이 있다.그냥 시체는..
Extey Style
그냥그냥
들풀.넷
마음은 외로운 사냥꾼
HIBERNATE IN LIBRARY
단순하고 소박하게
잉여 인간을 벗어나다 (..
추리소설 1000권 읽기! ha..
Closed
.
Love calling Earth : ..
Null Model
은하수를 여행하는 스트..
웅이네 방
일본에 먹으러가자.
秘するが花
Trivia
WALLFLOWER
Crooked House (..
the world is naked.
디지털을 말한다 by oojoo
한일 아이돌 뒷담화 온..
♠후리지아 향기처럼♠
v e r . b e t a
The Phantasist
卷き戾しの街
뭐 별 거 안 하는 블로그..
사는 이야기~
Pepe
Schubertiade
자유분방 / 殺身成戱
어스름한 달빛에 취해
§ 응!! §
차이컬쳐
이제는 없는 공주를 위하여
나르키
주로, 텍스트의 공간
isao의 IT,게임번역소
산하의 썸데이서울
사색의풍경
다이나믹 부산
witched little tiny hut
Dj ccuri의 림보니카니아
blogger jely
Sion, In The 3rd Dim..
누구의 것도 아닌 집
漁夫의 'Questo e quell..
Neverland

http://studioxga.net..
무명
Surviving in Australia
중급 애호가의 이런저런..
Lifelog
kumakuma memory ..
starla's trash can 혹..
Fithelestre in an Egloo
Life is hard when you..
골룸의 골방
다시 숲
てるてるx小女
.
無爲徒食
maniacs
AURA's Showcase
Photo archive
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태양의 동쪽 달의 서쪽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ad hoc record
평범한 김차장의 좌충우..
a quarantine station
Cafe Greco
Nomadic-land
D's Notizbuch
리치 커피 올드 패션의 ..
All about IT Trends
이곳은 雨柳堂입니다.
484
외계인 교차점
★ Memo Log !
LoLieL the Black On..
naoya.egloos.com
푸르미 세상
블로그스팟
담 배 가 없 다
drifter
메르카토르
그리고 나의 남은 이야기
공포영화를 좋아하는 블로그
Bistro Fishbowl
하이드
white table
아뿔싸! 지구에서 살다...
딸기밭은 영원히!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
-ㅁ-
묵색 혹성
한글이 꿈틀
モモのカンヅメ
쭈르르'스 이글루
손안의책 편집부입니다
[칼럼니스트]
날개를 펴는 곳
변천 Komix
이전
品절
허클베리 핀의 모험
woody's film review
bono
알라딘의 Coool~하게..
꼬냉이 야옹 야옹 *^o^*
33.GONY
두근두근 라이프
dayBYday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
Seek Your Daimonion
Kindred Spirits - 빨..
진실이 말소된 페이지
Dust's house
conan's lazy blogging
레스톨 블로그
더러운 물 속에서
아돌군의 잡설들.
로망의 연금술사
행복한 짐승
: 숨어있기 좋은 방 :
Black or White
High enough!
리비에라를 쏴라
주 모씨의 이바구별곡
쿤데라 할아버지도 못이룬..
ms.b.adler's-I.T.U..
동남아시아 11개국 Chan..
모리제의 일본생활
역설의 제 12 우주
사람은 의외로 멋지다
Nanna's memory
레인블루 :: 책과 영화 ..
이공간 [異契褸雅粹透..
월간 키노 KINO 인덱스 ..
1+1=2
For the great stone f..
쓸데없는 것들의 박물지_
╔☺ ♫♪ 유치짬뽕 샤..
英雄本色
후랭클리 스피킹
잉여력27년
양을 쫓는 모험
Jeimian in Okinawa ..
23시 59분의 잉여로운 잡담실
그냥 사람이 사는 이야기
이상한 나라의 도로시
김부장의 가구 만들기
낭만주의자의 취향
寂兮寥兮
DICKHOUSE
finnegans cake
b군, m양을 만나다
.
뿔언니의 쓰잘때기 없는..
허주사우르스
zizek
hanuol blog
新 YoRoZU放談
ひるの幻、よるの夢
애자일 이야기
Homo Peregrino in the..
poeme electronique
커피광 낙서광
Backstage
QUELPART
Like a Complete Unk..
ex
펠레아스의 이글루
좋은 것만 좋아
How I Learned To Sto..
새로운 것은 언제나 신나게..
the Sputnik Sweethe..
무재칠시(無財七施)
예술영화전문블로그 씨..
Fantastic world
괜스레저렇게
thru and thru
Lost and Found
나의산행기
밤의 열두 시간
O.O
-

여보게저기저게보여
mocca
Make it count. Meet m..
다섯번째 방
정치는 현실입니까?
안녕하세요
hongahn.me
youlhwadang 'librar..
...............
PLAYGROUND
Hey Julie
joooh
Post Gun-in era
숨은 방
베를리너에서 서울리따로.
앤잇굿? Since 2007
steal life
수줍은 느낌의 미소
Musica Ricercata
I'm Not Joking
~Floating Paradise~
dunkbear의 블로그 3.0
FLOW
시사만화 '골판지'
The Last Order
Secret Chamber
SEOUL-in
words can hurt you
♨ 영혼은 죽지않아- 하..
crisp
인생이란 필드의 문화기술지
arctic letters from lon..
wanna be a free man.
클래식 음악 노트
Jiy
잘나가는 꼬마사자의 사파리
이글루 파인더

포토로그

D E L I U S
태그
일랴세갈로비치 얀덱스 키스해링 파리 키스해링전 퐁텐블로 들라크루아미술관 로댕미술관 세갈로비치 클뤼니중세박물관 그랑트리아농 베르사유 쁘띠트리아농 베르사유궁전 베르사이유궁전 일리야세갈로비치 캐브랑리박물관 퐁텐블루 파리건축박물관 오르세 뱅센 퀴리뮤지엄 프랑스여행 퐁텐블루성 팡테온 기메박물관 퀴리박물관 파리여행 오르세미술관 퐁텐블로성
전체보기
rss

skin by Ho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