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 가네시로가즈키
2009/10/20   [밑줄] 안녕. 너희들과는 두 번 다시 만날 일이 없겠지. 무식한 나를 용서해다오 [2]
2006/08/08   [밑줄] 행복하고 싶으면 불필요한 통찰력이나 상상력은 없는 편이 나아 [5]
2006/07/07   [밑줄]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건 신호기가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무엇이야
2006/06/18   [플라이 대디 플라이]의 박순신 [2]
2005/09/08   레벌루션 NO.3 | 가네시로 카즈키 [7]
2004/10/24   GO | 가네시로 가즈키
[밑줄] 안녕. 너희들과는 두 번 다시 만날 일이 없겠지. 무식한 나를 용서해다오
  ... 다음 날, 나는 강의가 끝난 후 도서관에 가서 영화에 관계된 책이 꽂혀 있는 서가 앞을 어슬렁거리며 한 시간을 보냈다. 영화 작품론이 대부분이었다. 필름이나 영사기, 영사 기사등의 잡학을 다룬 책은 전혀 없었다. 그렇다면 [로마의 휴일]에 관한 책이나 읽어볼까하고 몇 권 들춰보았지만 [로마의 휴일]이란 제목이 실려 있는 책은 한 권도 없었다. 나는 물론 내 주위 사람들도 아무도 보지 않았을 영화가 주로 다뤄져 있고, 게다가 '성역'이니 '에토스'니 '르상티망'이니 하는, 뭔가 뭔지 모를 용어로 설명되어 있었다.
  '안녕. 너희들과는 두 번 다시 만날 일이 없겠지. 무식한 나를 용서해다오.'
  마음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서가를 떠나 도서관에서 나왔다. 시간이 조금 남아, 생협 책방에 들어가 잠시 서가를 들여다보았지만, 내가 찾는 책은 눈을 씻고 봐도 없었다. ...



"사랑의 샘" 중에서, [영화처럼], 가네시로 가즈키, 김난주 옮김, 북폴리오, 2008




5권의 단편이 모두 재미있지만 마지막 단편인 "사랑의 샘"에서 한 부분 옮겨보았습니다. 가네시로 가즈키 소설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재미도 잘 나타난 부분이라서요. 주인공의 대사가 [GO] 같아요. [GO]에보면 주인공이 여자친구랑 미술관 가서 달리 그림을 보는 장면이 있는데 그때의 표현도 위의 밑줄과 비슷한 느낌이었어요. ^^ 할아버지와 사별한 지 1년이 되는 할머니를 위해 가족들이 합심해서 할아버지와 보았던 [로마의 휴일] 상영회를 구민회관에서 여는 이야기인데, 이 [로마의 휴일] 상영회가 각기 독립된 이야기로 읽히는 다섯 편의 이야기를 느슨하게 연결시켜주는 고리역할을 하기 때문에 작품의 중심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네시로 가즈키 이전 작품을 재미있게 읽으신 분이라면 역시나 즐겁게 읽을 실 수 있을것 같아요. 참고로 아래 각 단편의 제목이 된 영화를 정리해봤습니다.





p.s. 번역본과 원서표지. 마지막 사진은 원서의 내지 사진이라네요.[출처] 멋져요~
p.s. 르상티망이 뭔지 찾아봤어요. 어려운 단어더군요 -_-
by delius | 2009/10/20 13:37 | underline | 트랙백 | 덧글(2)
[밑줄] 행복하고 싶으면 불필요한 통찰력이나 상상력은 없는 편이 나아
... 굳이 말로 표현할 필요는 없었다. 중요하고 소중한 일은 약하디약한 얼음조각 같은 것이고, 말이란 망치 같은 것이다. 잘 보이려고 자꾸 망치질을 하다 보면, 얼음조각은 여기저기 금이 가면서 끝내 부서져버린다. 정말 중요한 일은, 말해서는 안 된다. 몸이란 그릇에 얌전히 잠재워 두어야 한다. 그렇다. 마지막 불길에 불살라질 때까지. 그때 비로소 얼음조각은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보이며 몸과 더불어 천천히 녹아 흐른다. ...


"연애소설" 중에서


... "아니지, 넌 아직 몰라. 넌 아직도 상식의 범주 안에서 생각하고 있어. 알아 너. 실제로는 연쇄 살인범도 전철을 타고, 각성제에 절어 잇는 인간도 전철을 타, 강간범도 타고. 전철뿐만이 아니지. 어쩌면 네 주치의가 토막 살인범일 수도 있고, 네 이웃이 무자비한 유괴범일 수도 있고. 길거리에서 스친 인간도, 극징에서 옆자리에 앉은 사람도……."
  "그런 생각 하면 살 수가 없지."
  "옳으신 말씀. 그러니까 행복하고 싶으면 불필요한 통찰력이나 상상력은 없는 편이 나아. 그리고 눈앞에 존재하는 죽음 따위 싹 무시하고 쾌락을 좇으며 사는 편이 훨씬 낫지. 사람들 대부분은 그렇게 살아."



"영원의 환" 중에서


... "죽고 싶지 않아요."
  꺼져 들어가는 목소리였다. 그런 목소리로 얘기할 마음은 전혀 아니었는데…….
  도리고에 씨의 부드러운 손이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난 눈물 자국이 있는 얼굴을 보이고 싶지 않아 핸들 위에 이마를 올려놓고, 얼굴을 가렸다. 도리에고 씨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머리 위로 내려앉았다.
  "사람이 어디 그리 쉬 죽나."
  "지금 이 순간에 죽을지도……."
  "사람이 어디 그리 쉬 죽나."
  "운전하다가 죽을 수도……."
  "사람이 어디 그리 쉬 죽나."
  "도리에고 씨는 반드시 가고시마에 가야 해요."
  "사람이 어디 그리 쉬 죽나."

  "그렇지만……."
  "괜찮네, 괜찮아."
  내가 내내 듣고 싶어했던 말. 다섯 달 동안, 누군가가 말해 주기를 기다렸던 말.
  나는 핸들에 이마를 올려놓은 채 한동안 울었다. 족히 다섯 달 분의 눈물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우는 동안, 도리고에 씨는 계속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꽃" 중에서




[연애소설], 가네시로 가즈키, 양억관 옮김, 북폴리오, 2006




가네시로 가즈키 팬이기 때문에 즐겁게 읽은 책. 마지막에 실린 중편 "꽃"을 읽으면서는 눈시울이 뜨거워지기도 했다. 영화로 만든다면 잔잔한 감동을 주는 작품이 될 듯. 이 책을 마지막으로 국내에 출간된 가네시로 가즈키 책은 만화 [레벌루션 No.3]까지 모두 읽었음 ^^V(찾아보니 [플라이 대디, 플라이]가 만화로 나왔더군요. ^^) 개인적으로 순위를 매기자면 다음과 같다.


[GO] > [레벌루션 NO.3] > [플라이 대디, 플라이] = [스피드] = [연애소설]




p.s. 원서 표지는 말 그대로 담백 그 자체
by delius | 2006/08/08 20:50 | underline | 트랙백 | 덧글(5)
[밑줄]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건 신호기가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무엇이야
  내가 그렇게 묻는데 차가 신호에 걸려 멈춰 섰다. 작은 교차로에는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도 앞을 가로질러 달리는 차도 없었다. 아기가 갑자기 액셀러레이터를 밟더니 빨간 신호를 무시하고 내달렸다.
 "빨간 신호였어. 못 봤어?"
 나는 깜짝 놀라 물었다.
 "알았어. 차도 사람도 없는데 왜 서 있어야 하지?"
 "에?"
 "룰이라서?"
 "응."
 "만일 그 신호를 누군가 조작했다면?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도록."
 "그런 일은 있을 수 없어."
 "어떻게 단장할 수 있지?"
 "……."
 원래부터 신호한 놈은 누군가 조작한 게 아닐까?"
 "……."
 "어쨋든 나는 내 머리로 생각하고, 눈으로 확인하고 앞으로 나아가. 다른 차에 부딫힐 가능성도, 사람을 칠 가능성도 없다는 판단이 섰으니까. 그렇지만 대개 놈들은 그 장면에서도 신호가 파랑으로 바뀔 때까지 기다려. 그게 세상에서 말하는 상식이고, 백 퍼센트 안전을 보장받는 일이고, 또 신호를 무시한다고 누군가에게 비난받지 않을 테니까. 요컨대 신호가 바뀔 때까지 기다리는 편이 귀찮지 않고 편한 거야."
 차가 다시 빨간 신호를 받았다. 이번에는 사람도 있었고 앞을 지나는 차도 있었다. 아기는 나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건 신호기가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무엇이야. 나카가와는 그 조작을 잘 알고 있어. 그렇지만 나와 미나가타, 순신, 가야노, 야마시다는 자신들의 눈과 머리로 올바르다고 판단하면 빨간 신호라도 그냥 건나. 너는 어떡할 거야?"



[SPEED]중에서, 가네시로 가즈키, 양억관 옮김, 북폴리오, 2006




빨간신호를 빨리가라는 말로 알고 있는 운전자들이 보면 뭔소리야 할 대목이지만, 더 좀비스의 사고방식을 설명해주는 한 부분이라서 밑줄. 3부작을 재미정로를 나열하면 [레벌루션 NO.3] > [플라이, 대디, 플라이] = [SPEED].




p.s. 원서표지. 표지도 [레벌루션 NO.3] > [SPEED]
by delius | 2006/07/07 14:29 | underline | 트랙백 | 덧글(0)
[플라이 대디 플라이]의 박순신
이준기 주연으로 8월 개봉 예정인 [플라이 대디]는 가네시로 가즈키의 [플라이, 대디, 플라이]를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도 [플라이, 대디, 플라이 フライ, ダディ, フライ]로 2005년 영화화 되었는데 여기 나오는 인물들은 [레볼루션 No.3], [스피드]와 동일합니다. 이 3편은 이른바 '더 좀비스' 3부작이라고 할 수 있는데 발간은 [레볼루션 No.3](2001), [플라이, 대디, 플라이](2003), [스피드](2005) 순입니다.


[레볼루션 No.3]의 이야기 중심이 미나가타라면 [플라이, 대디, 플라이]의 중심인물은 박순신입니다. 일본쪽 [플라이, 대디, 플라이]나 우리나라쪽 [플라이 대디]나 책에서 읽어본 이 박순신 캐릭터와 거리가 먼 주인공이 맡아서 많이 실망했답니다. 이준기나 오카다 준이치 모두 잘생기고 영화 한 장면 한 장면이 그림이 될만한 배우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책 읽으면서 떠올린 박순신은 다음 캐릭터였거든요. ㅠㅠ


박순신 - 아키시게 마나부의 [레볼루션 No.3](학산, 2004)




이런 캐릭터가 이렇게 미끈하게 변하다니.. O.O


박순신 - 오카다 준이치

박순신 - 이준기




어쨌거나 일본판 [플라이, 대디, 플라이]의 시나리오를 원작자인 가네시로 가즈키가 맡았던 것을 보면 원작자도 이러한 변경에 대해 찬성했나봅니다. Orz 영화가 어찌 나올지 여러가지로 기대됩니다. ^^
by delius | 2006/06/18 23:00 | movie | 트랙백 | 덧글(2)
레벌루션 NO.3 | 가네시로 카즈키
2003/09/23


[책을 읽고 나서]


외국에서는 착실히 이름을 얻어가고 있는 작가의 작품이 우리나라에는 역순으로 소개되는 경우가 많다. 가네시로 카즈키도 예외가 아니라서 지난 2000년 발표된 [GO]가 먼저 선보인 이후, 1998년 작품인 [레벌루션 NO.3]가 번역되어 나왔다.


삼류고등학교에 다니는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주인공과 친구들의 학창생활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레벌루션 NO.3]는 크게 3편의 연작이 묶여 1편의 장편을 만드는 모양새를 갖고 있는데, 시간순이 아닌 탓에 구성에 있어서도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사회가 그들을 보는 편견어린 눈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주인공들은 매우 매력적이고 활기차며 당당하다. 번역의 매끄러움도 큰 몫을 했지만 가네시로 카즈키의 재치있고 유머있는 이야기 솜씨는 소설을 읽는 내내 얼굴에서 웃음을 떠나지 않게 했다.


[GO]를 좋아했던 이들에게는 그때의 감동과 재미를 다시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선물이겠지만, 처음 가네시로 카즈키의 작품을 접하는 독자에게는 그의 작품세계를 온전히 접할 수 있는 더할나위 없는 기회가 될 것이다.


[서지정보]


제목 : 레벌루션 NO.3
원제 : REVOLUTION NO.3 (1998)
지은이 : 가네시로 카즈키 [金城 一紀]
옮긴이 : 권남희
출판사 : 북폴리오
발간일 : 2003년 09월
분량 : 280쪽
값 : 8,000원




p.s. 인상적인 원서 표지 ^^ [출처]
by delius | 2005/09/08 21:24 | book | 트랙백 | 핑백(1) | 덧글(7)
GO | 가네시로 가즈키
[책을 읽고 나서]


우선 [GO]는 재미있다. 사실 책을 보다가 웃음을 터뜨리게 되는 경우가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이 책은 곳곳에서 단지 주인공의 상황이나 대사만으로도 사람을 웃긴다.(같은 식으로 사람을 울리기도 하지만 말이다.) 역자가 이미 지적하고 있는 내용이지만 재일문학이, 재일동포가 주인공인 작품이 가지고 있는 어두운 그림자를 이 책에서는 찾을 수 없다. 물론 그것이 이 책이 주인공 스기하라가 밟고 있는 현실을 외면한다는 뜻은 아니다. 주인공은 누구보다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물음을 심각하게 던지면 끊임없이 해답을 찾는다. 그리고 결론을 얻는다.


책 뒷표지에 보면 야마다 에이미(내가 너무 좋아하는 작가 중 한 명 ^^)가 이 책에 대해 한 말이 써있다.


"청춘소설의 계보를 잇는 소설로 읽을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레지스탕스 소설의 탄생으로 읽을 것인지는 당신의 자유다! 아무튼 유쾌하고 통쾌한 이 소설의 주인공 때문에 독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린다."


나는 청춘소설의 계보를 잇는 작품에 한 표를 던진다. 전체를 관통하는 이야기는 단지 그것만 이야기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지만, 스기하라와 사쿠라이가 처음 만나 키스에 이르게 되는 장면을 묘사한 2장이 이 책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면이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책을 원하십니까? 감동적인 책을 원하십니까? 읽고 나서도 여운이 남는 책을 찾으시나요? 지금 서점에서 하얀 표지에 오렌지색으로 GO 라고 써져있는 책을 찾아보십시오! : )


[기억에 남는 구절]


나는 한국 사람도, 일본 사람도 아닌 떠다니는 일개 부초이다. No say coreano, ni say japones, yo say desarraigado.


[서지정보]


제목 : GO
지은이 : 가네시로 가즈키[金城一紀]
옮긴이 : 김난주
원제 : GO (2000)
출판사 : 북폴리오
발간일 : 2003년 11월
분량 : 243쪽
값 : 8,000원


[p.s.]


- 이로써 국내에 출간된 가네시로 가즈키 책 4권 중 3권을 읽었다. ^^V 어느 작품 하나 실망을 주지 않았다. 한 권 남은 [연애소설]은 천천히~


- 아 이제 책을 읽었으니 영화를 봐야 겠다. 그동안 영화를 보고 싶었지만 책을 읽기 전까지는 안돼! 하면서 꾹 참아왔다.
by delius | 2004/10/24 10:02 | book | 트랙백(1) | 핑백(1)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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