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박맹호 자서전 | 박맹호
[책을 읽고 나서]


주말에는 지난주 도착한 [책 박맹호 자서전]을 읽었는데, 자서전이나 평전을 읽을 때 늘 하는 버릇처럼 곁가지 이야기가 흥미롭게 눈에 띕니다. 즉 박맹호 사장의 이야기 보다는 주변 사람이나 주변 이야기에 더 관심이 ^^


예를 들어 박맹호 사장의 아버지인 박기종씨는 민주당 후보로 5대 국회의원에 당선되었지만 이듬해 5·16 군사쿠데타로 물러났고, 이후 9대 국회의원에도 도전했지만 육영수 여사 오빠인 육인수씨에게 밀려 떨어졌다는 이야기나, 민음사의 어린이책 브랜드인 비룡소가 박맹호 사장이 태어난 곳의 마을이름이라는 이야기, 민음사라는 회사명은 [수호지]의 영향을 받았다는데 원래는 백성의 소리라는 뜻으로 민성사로 하려고 했으니 이미 같은 이름이 있어서 민음사로 했다는 이야기, 박맹호 사장의 처가가 보르네오가구를 창업한 집안 이야기,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 원래 번역 제목은 [견딜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었다는 이야기 등등...


관심이 있는 황금가지를 이야기하는 장인 "황금가지의 밀리언셀러 행진"을 보면 장남인 박근섭이 맡아서 하다가 갑자기 그만두고 며느리인 김세희가 경영을 맡았다는 부분이 있는데 원래 자기사업을 하려던 장남을 호통 쳐서 억지로 곁에 불러 앉혔는데 그가 황금가지를 맡아서 [드래곤 라자],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반지의 제왕], [셜록 홈즈 전집] 등 베스트셀러를 펴낸 후 갑자기 출판일을 하는 게 행복하지 않다고 그만 두고 "산을 다니며 탈속한 사람처럼 살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하지만 이 자서전의 발행인에 아직 박근섭이라는 이름이 있는 것을 보면 아직 퇴사는 하지 않은 듯하네요.) 이외에도 프랑크푸르트도서전 주빈국 업무를 맡아한 인연으로 연결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롯해 조세형, 정병규, 김현, 고은, 남재희, 최창조, 김우창, 조선작, 김학준, 이문열, 김용옥, 강석경, 하일지, 이강숙, 김현, 장정일 등 다양한 인물에 대한 얽힌 이야기나 책을 펴낸 이야기가 나오는데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이야기일지 모르겠지만 몰랐던 일들이 많아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국대 최대 단행본 출판사 중 하나인 민음사의 창업부터 현재까지 이야기가 베네트 서프의 자서전 [멋대로 출판사 랜덤하우스]나 갈리마르의 평전 [가스통 갈리마르]를 채웠던 깨알같은 일화에 비하면 분량만으로도 크게 미치지 못한다는 점인데 - 상식적으로 1966년 설립했으니 민음사 하나 이야기 만으로도 충분히 차고 넘칠 것 같은데 - 아마도 "민음사"보다는 "박맹호"에 방점이 찍힌 책이라서 그런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부록으로 제1회 한국일보 신춘문예(1953) 최종심에 올랐지만 자유당 정권 비판으로 탈락했던 단편 [자유 풍속]도 실려 있습니다.


[서지정보]


제목 : 책 박맹호 자서전
지은이 : 박맹호
출판사 : 민음사
발간일 : 2012년 12월
분량 : 332쪽
값 : 18,000원




p.s. 표지는 정병규디자인. 지난 10월 나온 [새로운 책의 시대]와 표지는 비슷한 느낌~
by delius | 2012/12/31 00:56 | book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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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kidsmoke at 2012/12/31 01:25
아 재밌겠다! 잘 읽었습니다 ㅋㅋ
Commented by delius at 2012/12/31 10:56
- kidsmoke님: 뒷이야기 읽는 소소한 재미가 있더라구요 ^^
Commented by hamjii at 2013/03/03 20:15
저는 민음사가 낸 책 중 한국문화에 가장 기여한 책으로 단연 '김우창 전집'을 꼽고 싶습니다. '오늘의 산문선집'에도 좋은 책들이 많이 있었지요.
Commented by delius at 2013/03/04 13:45
- hamjii님: 저는 이데아 총서에서 말로만 듣던 책들을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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