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흡에 따라 조준경의 십자선이 미세하게 흔들리는 것이 보였다. 윌리 다우닝이나 닉 멤피스, 혹은 애큐테크 등등이 아니라 바로 그게 진정한 적이었다.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하긴 누구도 그럴 수 없겠지만) 심장이야말로 신체 곳곳에 배신의 메시지를 언제든지 날려 보낼 수 있는 상대였다. 심장은 마지막 순간에 수십 가지 비극적인 방식으로 공포의 번갯불을 터뜨려 자신의 존재를 입증할 수 있다. 방아쇠에 걸린 집게손가락을 세게 끌어당기거나, 너무 오랫동안 숨을 참게 만들거나, 신경세포를 기묘하게 자극시켜 조준하는 눈의 예리함과 시야를 무너뜨리거나, 귀가 너무 많거나 적은 걸 듣도록 하거나, 한쪽 다리를 마비시켜 눈앞에 닥친 극히 중요한 일을하지 못하도록 할 수 있다.
밥은 재빨리 눈을 깜빡거리며 침착하라고 자신에게 명령했다. 십자선에 보이는 미묘한 흔들림을 증오해야 햘 것(자신의 약점)으로 보지 않고 화해하고 지내야 할 것, 용서해야 할 것으로 보려고 했다. 자기용서(self-forgiveness)가 그것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넌 항상 완벽할 수 없다. 어느 누구도 그랄럴 순 없다. 네 자신의 약점을 인정하고, 그걸 길들여 널 위해서 일하도록 만들어라.'[탄착점] 중에서, 스티븐 헌터, 하현길 옮김, 시공사, 2010
마크 월버그 주연, 안톤 후쿠아 감독 [더블 타겟]의 원작. 영화를 먼저 보고 소설을 나중에 읽었기 때문에 영화속 주인공을 소설에 대입시켜 읽었는데 영화는 영화대로의 장점이, 소설은 소설대로의 장점이 많은 작품이었습니다.(마침 설 연휴에 케이블에서 [더블 타겟]을 해줘서 영화-소설-영화 순서대로~ ^^) 우선 영화는 조연들의 배경이나 존재 자체를 간단히 처리했고(예를들어 도블러 박사 같은) 분량상의 이유겠지만 소설의 뼈대만 가져오고 많은 부분을 버렸습니다. 소설로는 충분히 긴장감을 주는 장면들도 영상으로 옮겨지면서 다른 식으로 바뀌었구요. 소설 분량이 600쪽 정도고 영화는 2시간이니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책 읽는 내내 세세한 총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서 중간중간 막히기도 했지만 - 옮긴이의 말에도 나오지만 그림이 있으면 훨씬 읽는데 도움이 되었을듯 해요. 넘 어려웠습니다. ㅠㅠ - 매력적인 주인공에 이야기도 탄탄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영화를 봤으니... 하고 넘기셨던 분들에게는 영화랑은 완전 달라요~ 하면서 적극 권하고 싶네요.
p.s. IMDB를 보면 주인공 밥 리 스웨거에 키아누 리브스가 고려되었다는데 소설 속 묘사에는 좀 더 접근했을지 모르지만 마크 월버그 캐스팅이 더 괜찮은 듯~
p.s. 번역본과 원서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