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 배가 기분 나쁘다
... 배가 기분 나쁘다. 어릴 때 나는 자주 그렇게 말했다. 그럴때마다 엄마는 나를 나무랐다. 배가 기분 나쁘다고만 하면 어디가 어떤지 어떻게 아느냐고. 알아들을 수 있게 말하고 싶은 마음은 태산같았지만, 그러나 왜 야단까지 맞아야 하는 걸까 하는 의문과, 갈 곳 없는 슬픔을 느끼면서, 배가 기분 나쁜 그 느낌을 어떻게든 전달하려고 온갖 표현을 떠올렸지만, 최종적으로는 역시 배가 기분 나쁘다는 말에 다다랐다. 배가 기분 나쁘다. 그 시절 나는 왜 배가 기분 나빠지는지 몰랐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아마 기름진 음식에 약하거나, 원래 음식을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 체질이었을 것이다. 지금 나는 배가 기분 나쁘다. 지금 나는, 배가 기분 나쁘다고 말하는 것에 아무런 주저도 없다. 털끝만큼의 망설임도 없다. 양손을 들고 말할 수 있다. 배가 기분 나쁜 것이다, 나는. ...



[아미빅] 중에서, 가네하라 히토미, 양수현 옮김, 문학동네, 2008




[뱀에게 피어싱], [애시 베이비]에 이은 3번째 소설. [애시 베이비] 만큼 충격적이지는 않지만, 엄청나게 읽기 힘들고 난해한 작품이었습니다. 다 읽고 난 지금도 어떤 상태인지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중간 중간 주인공 행동에 공감이 가는 부분이 눈에 띄고, 그런 부분에서 공감하는 내 자신에 깜짝 놀라고, 안타까운 마음과 이해안되는 상황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이어져서 읽는 내내 힘들면서도 결국 다 읽게 되었습니다. 190페이지 밖에 안되지만 읽는데는 어떤 두꺼운 장편소설보다 시간이 오래걸렸던 것 같아요. 제가 생각했던 느낌을 그림으로 잘 표현한 포스트가 있어 링크 걸어둡니다. : http://blog.naver.com/withmepark/120051784632




p.s. 번역본과 원서 표지~ 번역본의 경우 자켓을 벗기면 노란색이에요.
by delius | 2009/07/02 13:48 | underline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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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9/07/02 14:24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delius at 2009/07/03 00:45
- 비공개님 : 흑 아닐거라고 믿고 싶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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