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 그러니 요리를 부정한다는 것은 인간의 본능을 부정하는 것과 다를 바 없어요
"인간은 살기 위해 먹어야지 미각을 즐겁게 하려고 먹어서는 안 된다. 간디의 말이지요. 이 가르침이 훌륭하다고 생각합니까? 이 세상 모든 동물은 남의 생명을 빼앗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습니다. 먹지 않으면 자신이 죽고 만다는 숙명을 짊어진 채 살아 가고 있지요. 그중에서도 인간이란 동물은 빼앗은 생명을 희롱해 가며 요리라는 행위를 하는 유일한 동물입니다. 요컨대 간디는 그것을 죄 많은 행위라며 부정하고, 인간도 다른 동물처럼 해야 한다고 설파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러나 과연 그게 올바른 것일까요? 나는 미각이란 인간 본능의 일종이자 살아가는 데 있어 필수불가결한 것이라 여기고 있습니다. 신이 동물들에게 부여한 먹는다는 행위에는 식욕이라는 본능이 따라붙습니다. 동물들이 먹는 일을 잊고 죽어버리지 않도록 신이 덧붙여준 것이지요. 이는 모든 동물들에게 평등하게 주어진 본능이며, 그 가운데 인간에게만은 특별히 미각이라는 본능이 존재한다는 겁니다. 즉, 다른 동물이 느끼는 식욕이 인간에게는 미각이기도 하다는 뜻이지요. 그러니 요리를 부정한다는 것은 인간의 본능을 부정하는 것과 다를 바 없어요. 간디의 가르침을 좇아 지킨다면 인간은 멸망할 게 뻔합니다. 그것은 교미를 잊은 동물이 멸종되어가는 것과 같은 일이에요 어째서 신은 인간에게만 그런 본능을 부여했는지, 이건 논하기도 어리석은 일입니다. 그 이유는 신밖에 모릅니다."


[금단의 팬더]중에서, 타쿠미 츠카사, 신유희 옮김, 끌림, 2008




2008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 수상작. 많이들 알고 계시겠지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과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순위"는 다른 것으로, 저도 처음에는 1위하면 대상인가? 했었습니다. -_- 순위를 매긴 것은 그 해 출간된 미스터리 작품의 랭킹을 정하는 것이고, 대상은 신인작가에게 주어지는 것으로 제1회 수상작인 [4일간의 기적]만 봐도 "흠... 이게 미스터리인가?"하고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면이 있습니다. 따라서 [금단의 팬더] 역시 "오 본격 미스터리인가!"하고 읽기 시작하신다면 분명 실망하실 만한 작품입니다. 책 뒷표지에 보면 "마치 미스터리라는 양념을 가미한 일품요리를 먹은 것처럼 만족스러운 포만감을 느꼈다"는 평이 있는데 이 책의 느낌을 잘 표현했다는 생각입니다. 미스터리는 양념인 것이지요. ^^


작가는 츠지요리학교 - 그 [미식예찬]의 츠지~ - 를 나온 프랑스요리사. 그래서 그런지 요리에 대한 묘사나 음식의 맛을 표현한 부분은 더할나위없이 풍성하고 멋집니다. 예를 들면 "녹아들 것 같은 푸아그라의 농후함과 신선함은 물론이고, 뒷받침하는 아스파라거스의 쌉쌀한 단맛과 식감이 폭신한, 결이 고운 멜렝게. 그리고 그 안에 숨겨진 트뤼프(송로 버섯)의 선명하고도 강렬한 향기가 한데 어우러진 걸작 중의 걸작이었다. 적당히 흩뿌려져 있는 녹색 잎의 짭짤한 맛이 밋밋해지기 쉬운 맛을 멋지게 다잡고 있었다. 게다가 그것들은 주역을 돋보이게 하는 역할에 지나지 않았고, 혀에 남는 여운은 어디까지나 푸아그라에서 오는 것이었다." 이런 식의 묘사인데 잘 만든 푸아그라 요리 한 번 먹어보고 싶구나... 하는 생각을 들게 하더라구요. : ) 소설을 끌고 나가는 주인공 형사 아오야마 아츠시와 상사 혼다 콤비도 제법 잘 어울리고 재미있는 캐릭터라서 결말을 어느정도 예상하기는 했지만 마지막까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요리 좋아하시는 분이나 (특히 프랑스 요리) 색다른 미스터리를 원하시는 분들에게는 딱 맞는 선택으로 보입니다. 위에 밑줄 그은 부분 이후로 제목의 팬더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것도 참 흥미로웠습니다.




p.s. 번역본과 원서표지.
by delius | 2009/04/01 00:41 | underline | 트랙백 | 핑백(1) | 덧글(8)
트랙백 주소 : http://delius.egloos.com/tb/4103693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Linked at D E L I U S.. at 2009/12/31 01:49

... 책이었거든요. 3. 소설 [발간연도에 관계없이 읽은 시점 기준 - -;;.] 만화 포함 후보작 15권 - 개더링 - 경관의 피 - 그리고 밤은 되살아난다 - 금단의 팬더 - 나와 우리의 여름 - 내 남자 - 다마모에 -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 - 목소리 - 보이A - 소녀 수집하는 노인 - 수도원의 죽음 - ... more

Commented by 수집 at 2009/04/01 21:37
저도 오늘 샀어요! 취향으로만 따지면 원서가 더 좋네요~^^
Commented by delius at 2009/04/01 22:39
- 비공개님 : 홍홍~ / 네 저도요~ 팬더가 더 귀여워요 ^^
Commented by keachel at 2009/04/01 23:01
원서 표지가 상당히 귀여운데요~ 국내판 표지도 좋지만 원서표지도 만만치 않은 센스군요. 엔딩이 여러모로 기억이 남더군요.. 혹시나 나도? 이런 생각이 들어서말이죠. ^^;
Commented by delius at 2009/04/02 08:18
- keachel님 : 네~ 저도요. 속편이 나올법한 엔딩 ^^;;;
Commented by 지구인 at 2009/04/04 19:39
아.. 거의 처음 있는 일같군요. 밑줄 올리신 책중 제가 먼저 읽은 책이 나오는 건..흑흑.. ^^;; 제가 아는 책이 나왔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무 기쁘고 반갑다는.. 크크...(결국 어지간히 책 안읽었다는 소리기도 하지만) 예. 재밌게는 읽었지만 약간 좀 너무한다는 생각도 들긴 했지요. 그러나 작품감상을 방해할 정도는 아니고... 제가 개인적으로 사람들이 그렇게 의미없이 죽는 설정에 대해 영화든 소설이든 다 거부감을 가지는지라... 크크.. 그것빼고 다 좋았어요.

원서 표지가 더 귀엽군요. ^^
Commented by delius at 2009/04/04 19:45
- 지구인님 : 저는 이제 이런 설정에 익숙해 있어서...(퍽) 오히려 딴 생각으로 저렇게 다른 것 다 무시라고 한 가지에 집착하고 오랫동안 추구하는 집중력이 더 무서웠어요. / 다들 원서의 팬더를 좋아하시는 듯 ^^
Commented by Charlie at 2009/04/04 20:03
제 관심사는 책 안에 팬더 요리가 나오는가, 나온다면 어떤 맛인가..에 집중되어있습니다....
아. 이걸 어쩌면.. ;;
Commented by delius at 2009/04/04 20:12
- Charlie님 : 저도 표지 보고 팬더를 요리해 먹는구나! 했는데 팬더는 다른 의미로 언급이 됩니다. 대신에 다른 요리가... ^^;;;

:         :

:

비공개 덧글

<< 이전 다음 >>



카테고리
전체
book
biography
obituary
music
entertainment
movie
internet
tour
underline
mistyped
photo
talk
publishing
press
exhibition
bonus
최근 등록된 덧글
안녕하세요 .. 시간이 ..
by at 08/05
지식이 짧아서 잘 모르..
by 골룸 at 05/08
Rorex가 아닌 Rolex로..
by ㅇㅇ at 06/30
파리여행을 끝으로 올라..
by purejoy at 11/26
- 이요님: 네 신기한 소..
by delius at 08/31
두번째 중세박물관의 그..
by 이요 at 08/30
- 카이토님 : 감사합니다..
by delius at 07/29
오~ 감사합니다 딱 이렇..
by 카이토 at 07/25
- 잘나가는 꼬마사자님:..
by delius at 07/19
저거 콩시에르 쥬리였군..
by 잘나가는 꼬마사자 at 07/18
메모장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진심으로 애도합니다.

최근 등록된 트랙백
오즈 그레이트 앤드 파워풀
by 잠보니스틱스
이전블로그
2013년 09월
2013년 08월
2013년 07월
2013년 06월
2013년 05월
2013년 01월
2012년 12월
2012년 11월
2012년 10월
2012년 09월
2012년 08월
2012년 07월
2012년 06월
2012년 05월
2012년 04월
2012년 03월
2012년 02월
2012년 01월
2011년 12월
2011년 11월
2011년 10월
2011년 09월
2011년 08월
2011년 07월
2011년 06월
2011년 05월
2011년 04월
2011년 03월
2011년 02월
2011년 01월
2010년 12월
2010년 11월
2010년 10월
2010년 09월
2010년 08월
2010년 07월
2010년 06월
2010년 05월
2010년 04월
2010년 03월
2010년 02월
2010년 01월
2009년 12월
2009년 11월
2009년 10월
2009년 09월
2009년 08월
2009년 07월
2009년 06월
2009년 05월
2009년 04월
2009년 03월
2009년 02월
2009년 01월
2008년 12월
2008년 11월
2008년 10월
2008년 09월
2008년 08월
2008년 07월
2008년 06월
2008년 05월
2008년 04월
2008년 03월
2008년 02월
2008년 01월
2007년 12월
2007년 11월
2007년 10월
2007년 09월
2007년 08월
2007년 07월
2007년 06월
2007년 05월
2007년 04월
2007년 03월
2007년 02월
2007년 01월
2006년 12월
2006년 11월
2006년 10월
2006년 09월
2006년 08월
2006년 07월
2006년 06월
2006년 05월
2006년 04월
2006년 03월
2006년 02월
2006년 01월
2005년 12월
2005년 11월
2005년 10월
2005년 09월
2005년 08월
2005년 07월
2005년 06월
2005년 05월
2005년 04월
2005년 03월
2005년 02월
2005년 01월
2004년 12월
2004년 11월
2004년 10월
2004년 09월
2004년 08월
2004년 07월
이글루링크
erehwon.LAB
修身齊家萬事成
여성주의 코칭 발전소!
평범한 블로그
GROOVY FREAK
[SCENE-N-MIND]
log
SabBatH
까모의 룰루랄라~
잠보니스틱스
鐵木居士의 月印千江
河伊兒의 고물상
대답이 있다.그냥 시체는..
Extey Style
그냥그냥
들풀.넷
마음은 외로운 사냥꾼
HIBERNATE IN LIBRARY
단순하고 소박하게
잉여 인간을 벗어나다 (..
추리소설 1000권 읽기! ha..
Closed
.
Love calling Earth : ..
Null Model
은하수를 여행하는 스트..
웅이네 방
일본에 먹으러가자.
秘するが花
Trivia
WALLFLOWER
Crooked House (..
the world is naked.
디지털을 말한다 by oojoo
한일 아이돌 뒷담화 온..
♠후리지아 향기처럼♠
v e r . b e t a
The Phantasist
卷き戾しの街
뭐 별 거 안 하는 블로그..
사는 이야기~
Pepe
Schubertiade
자유분방 / 殺身成戱
어스름한 달빛에 취해
§ 응!! §
차이컬쳐
이제는 없는 공주를 위하여
나르키
주로, 텍스트의 공간
isao의 IT,게임번역소
산하의 썸데이서울
사색의풍경
다이나믹 부산
witched little tiny hut
Dj ccuri의 림보니카니아
blogger jely
Sion, In The 3rd Dim..
누구의 것도 아닌 집
漁夫의 'Questo e quell..
Neverland

http://studioxga.net..
무명
Surviving in Australia
중급 애호가의 이런저런..
Lifelog
kumakuma memory ..
starla's trash can 혹..
Fithelestre in an Egloo
Life is hard when you..
골룸의 골방
다시 숲
てるてるx小女
.
無爲徒食
maniacs
AURA's Showcase
Photo archive
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태양의 동쪽 달의 서쪽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ad hoc record
평범한 김차장의 좌충우..
a quarantine station
Cafe Greco
Nomadic-land
D's Notizbuch
리치 커피 올드 패션의 ..
All about IT Trends
이곳은 雨柳堂입니다.
484
외계인 교차점
★ Memo Log !
LoLieL the Black On..
naoya.egloos.com
푸르미 세상
블로그스팟
담 배 가 없 다
drifter
메르카토르
그리고 나의 남은 이야기
공포영화를 좋아하는 블로그
Bistro Fishbowl
하이드
white table
아뿔싸! 지구에서 살다...
딸기밭은 영원히!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
-ㅁ-
묵색 혹성
한글이 꿈틀
モモのカンヅメ
쭈르르'스 이글루
손안의책 편집부입니다
[칼럼니스트]
날개를 펴는 곳
변천 Komix
이전
品절
허클베리 핀의 모험
woody's film review
bono
알라딘의 Coool~하게..
꼬냉이 야옹 야옹 *^o^*
33.GONY
두근두근 라이프
dayBYday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
Seek Your Daimonion
Kindred Spirits - 빨..
진실이 말소된 페이지
Dust's house
conan's lazy blogging
레스톨 블로그
더러운 물 속에서
아돌군의 잡설들.
로망의 연금술사
행복한 짐승
: 숨어있기 좋은 방 :
Black or White
High enough!
리비에라를 쏴라
주 모씨의 이바구별곡
쿤데라 할아버지도 못이룬..
ms.b.adler's-I.T.U..
동남아시아 11개국 Chan..
모리제의 일본생활
역설의 제 12 우주
사람은 의외로 멋지다
Nanna's memory
레인블루 :: 책과 영화 ..
이공간 [異契褸雅粹透..
월간 키노 KINO 인덱스 ..
1+1=2
For the great stone f..
쓸데없는 것들의 박물지_
╔☺ ♫♪ 유치짬뽕 샤..
英雄本色
후랭클리 스피킹
잉여력27년
양을 쫓는 모험
Jeimian in Okinawa ..
23시 59분의 잉여로운 잡담실
그냥 사람이 사는 이야기
이상한 나라의 도로시
김부장의 가구 만들기
낭만주의자의 취향
寂兮寥兮
DICKHOUSE
finnegans cake
b군, m양을 만나다
.
뿔언니의 쓰잘때기 없는..
허주사우르스
zizek
hanuol blog
新 YoRoZU放談
ひるの幻、よるの夢
애자일 이야기
Homo Peregrino in the..
poeme electronique
커피광 낙서광
Backstage
QUELPART
Like a Complete Unk..
ex
펠레아스의 이글루
좋은 것만 좋아
How I Learned To Sto..
새로운 것은 언제나 신나게..
the Sputnik Sweethe..
무재칠시(無財七施)
예술영화전문블로그 씨..
Fantastic world
괜스레저렇게
thru and thru
Lost and Found
나의산행기
밤의 열두 시간
O.O
-
참 쓸쓸한 당신의 독
여보게저기저게보여
mocca
Make it count. Meet m..
다섯번째 방
정치는 현실입니까?
안녕하세요
hongahn.me
youlhwadang 'librar..
...............
PLAYGROUND
Hey Julie
joooh
Post Gun-in era
숨은 방
베를리너에서 서울리따로.
앤잇굿? Since 2007
steal life
수줍은 느낌의 미소
.
I'm Not Joking
~Floating Paradise~
dunkbear의 블로그 3.0
FLOW
시사만화 '골판지'
The Last Order
Secret Chamber
SEOUL-in
words can hurt you
♨ 영혼은 죽지않아- 하..
crisp
인생이란 필드의 문화기술지
arctic letters from lon..
wanna be a free man.
클래식 음악 노트
Jiy
잘나가는 꼬마사자의 사파리
이글루 파인더

포토로그

D E L I U S
태그
쁘띠트리아농 팡테온 오르세미술관 클뤼니중세박물관 캐브랑리박물관 키스해링 세갈로비치 프랑스여행 일리야세갈로비치 일랴세갈로비치 파리건축박물관 파리 로댕미술관 얀덱스 퐁텐블로 그랑트리아농 베르사유궁전 파리여행 퐁텐블로성 키스해링전 오르세 퐁텐블루 들라크루아미술관 기메박물관 베르사유 뱅센 베르사이유궁전 퐁텐블루성 퀴리박물관 퀴리뮤지엄
전체보기
rss

skin by Ho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