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만들 때는 작곡에 집중하기 위해 나는 고부치사와小淵澤 스튜디오에 틀어박혀 있었다. 그 당시 내 일과는 다음과 같았다.
- 아침 9시 45분, 휴대전화 알람에 의해 기상한다.
- 커피를 마시고 10시부터 약 1시간 동안 주변에 있는 산들을 산책한다.
- 11시 반 정도에 브런치를 먹는다.
- 샤워를 하고 12시가 지나면 스튜디오로 돌아간다.
- 오후 6시까지 작곡에 몰두한다.
- 오후 6시에 저녁식사를 한다. 배가 고프든 고프지 않던 억지로 저녁을 먹는다.
- 7시 반에 다시 스튜디오 안으로 들어가서 밤 12시나 1시까지 작곡에 몰두한다.
- 예민해진 신경은 알코올로 풀고, 몸의 긴장은 스트레칭으로 푼다.
- 침대에 들어가서 책을 읽다가 새벽 3시 반이나 4시 경에 잠든다.
마음만 먹으면 저녁 식사를 하지 않고 다음날 아침까지도 일할 수 있다. 하지만 한 번 그렇게 하면 과도한 부하가 걸리는 바람에 다음날의 효율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마라톤 선수와 마찬가지로 장거리를 달리기 위해서는 페이스를 무너뜨리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일정한 페이스로 일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자신의 마음가짐도 갖추어 놓으면 기분의 파도에 상관없이 계속해서 일할 수 있다.
3관 편성의 풀 오케스트라 곡을 열흘 만에 11곡이나 만들어낸 기적은 이렇게 만들어졌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작곡은 신이 내 몸속에 들어왔다고 여길 만큼 이상적인 작업방식 속에서 이루어졌다. 단 매번 이렇게 잘 되는 것은 아니다.[감동을 만들 수 있습니까] 중에서, 히사이시 조, 이선희 옮김, 이레, 2008
얼추 셈하면 11-12시간 동안 일을 하네요. 집중적인 작곡시기의 예이긴 하겠지만 "기분의 파도에 상관없이 계속해서 일할 수 있"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물론 예민해진 신경은 알코올로 푼다는 부분도...(퍽) "단 매번 이렇게 잘 되는 것은 아니다"는 마지막 마무리도 좋구요 ^^
p.s. 이 글 옮겨적으면서 [모노노케 히메] 음악을 듣고 있었어요. ^^v
p.s. 번역본, 원서 표지. 원제는 [感動をつくれます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