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의 스캔들]의 역사속 인물
[천일의 스캔들 The Other Boleyn Girl]을 보고 등장인물에 대해 궁금했던 점을 간략히 정리해봤습니다.


1. 헨리 8세 (1491~1547)
1491년 태어나 1547년에 사망했으며 즉위년도는 17살이었던 1509년, 사망할 때 까지 재위했으니 재위기간은 38년입니다. 아버지는 튜더 왕조를 열었던 헨리 7세, 어머니는 요크 왕조 에드워드 4세의 가장 맏딸이었던 엘리자베스였으며, 둘째 아들로 태어납니다. 헨리 7세의 큰아들이었던 아서(Arthur, Prince of Wales, 1486~1502)는 아버지의 정략결혼을 통한 평화유지 전략에 따라서 아라곤의 페르난도 2세(Ferdinand II of Aragon)와 카스티야의 이사벨 1세(Isabella I of Castile, 콜럼부스를 후원했던 그 여왕)의 막내딸로 태어난 캐서린(Catherine of Aragon)과 1501년 11월 결혼합니다. 하지만 아서는 이듬해 4월 죽고 며느리의 지참금을 그대로 유지하고 스페인과의 동맹관계도 누리고 싶었던 헨리 7세의 바람에 따라 캐서린과 헨리 8세를 약혼하게 됩니다.(이게 나중에 헨리 8세가 "이 결혼은 무효!"라고 말하는 원인이 됩니다.)


2. 캐서린 Catherine of Aragon (1485~1536 / 결혼기간 : 1509.06~1533.05)


아나 토렌트(Ana Torrent, [떼시스]에 나왔던~)가 맡아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왕비 캐서린은 아빠, 엄마가 모두 아라곤과 카스티야의 공동통치자였던 혈통을 이어받았습니다. 초창기 헨리 8세의 즉위와 동시에 결혼해서 이듬해부터 약 9년 동안 모두 6명의 아이를 낳지만 이 중 살아남은 것은 1516년 낳았던 메리(피의 메리라는 별칭으로 알려진 메리 1세) 1명 뿐이었습니다.(죽은 아이 가운데는 남자아이도 2명 있었습니다.) 1485년 태어난 캐서린은 헨리 8세보다 6살 위였고, 사망한 해는 1536년이었습니다. 헨리 8세와 이혼 한 후에는 헌팅던 킴볼턴 성에서 죽을 때까지 살았는데, 헨리 8세는 딸인 메리와 캐서린이 만나는 것도 금지시켰다고 하네요. ㅜㅜ 백성들은 캐서린의 편이었고, 사망했을 때 앤 볼린이나 헨리에 의해 독살당했다는 소문도 있었다고 합니다. 위키에는 "헨리 8세의 여인들 중 유일하게 50세를 넘긴 사람"이라고 이야기 하고 있네요.


3. 앤 볼린 Anne Boleyn (1507~1536 / 결혼기간 : 1533.05~1536.05)
제목인 [천일의 스캔들]은 앤 볼린의 왕비 재위기간을 이야기 하는 것으로, 사실상 이 영화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지요. 나탈리 포트먼 역시 좋은 연기를 보여주는데, 이 영화의 여러 단점들을 배우들이 가려주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버지는 토머스 볼린 경, 어머니는 엘리자베스 볼린으로 이후 헨리 8세가 결혼하는 여러 여인들 중에 출신은 가장 좋은 집안입니다. 영화와 마찬가지로 헨리 퍼시 경과 결혼을 원했지만 실패하고 헨리 8세와 사랑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둘이 결혼 한 것은 1533년이지만 실제 1527년부터 헨리 8세는 앤 볼린과 결혼하기 위해서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실제로 결혼한 해 9월에 엘리자베스(영화에도 나오지만 헨리 8세 어머니 이름이 엘리자베스였지요~)가 태어나는 것을 보면 아마 헨리 8세는 결혼식 당시 뱃속에 있던 아이를 왕자로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어쨌든 아이는 딸이었고 왕은 실망했겠죠. 영화에서 자세히 나오지는 않았지만 앤 볼린이 임신 4개월 무렵 유산한 아이는 사내아이였고 묘하게도 유산한 그 날은 왕비 캐서린의 장례식이었던 1536년 1월 29일이었다고 합니다.(캐서린 왕비의 저주?) 이어지는 이야기는 영화와 동일합니다만 앤 볼린은 그의 동생 조지를 포함해 5명의 남자들이 연루된 간통혐의를 받았습니다.


4. 메리 볼린 Mary Boleyn (1499~1543)
스칼렛 요한슨이 연기한 메리 볼린은 실제로 공식적으로 6명이라고 알려진 헨리 8세의 여인으로 기록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영화와는 달리 앤의 언니라고 알려져 있고(물론 메리가 동생이라고 보는 학자도 있다고 합니다), 메리는 헨리 8세의 여동생, 즉 헨리 7세의 딸인 메리(Mary Tudor)를 프랑스의 루이 12세(1462~1515)에게 시집보낼 때 시녀로 따라갔다가 그곳에 남게 되어, 다음 왕인 프랑수와 1세(1494~1547)와의 스캔들도 있었다고 하고요. 메리는 잉글랜드로 돌아온 후 헨리 8세와 다시 한 번 스캔들이 있었다고 하는데 결혼은 윌리엄 케리(Sir William Carey)와 했습니다. 둘 사이의 아이가 헨리 8세의 아이라는 설도 있었구요. 케리 경의 사망한 앤은 윌리엄 스태포드(William Stafford)와 2번째 결혼을 하게 되며, 이후 볼린 가문과는 소식도 주고 받지 않았다고 합니다.


5. 조지 볼린 George Boleyn (1504~1536)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로 알려진 짐 스터게스(Jim Sturgess)가 맡은 조지 볼린은 6명의 볼린가 아이들 중 살아남은 막내였습니다. 영화에는 나오지 않지만 프랑스의 외교관으로 활동하기도 했으며 제인 파커와 결혼합니다. 어떤 역사가는 그가 동성애자였다고 이야기하기도 합니다만 바람둥이였다는 설이 훨씬 더 설득력이 있다고 하네요. 영화에서처럼 헨리 8세가 제인 시모어와 사랑에 빠지고 나서 앤 볼린을 몰아내게 되면서 조지는 근친상간의 혐의를 쓰고 그의 누이가 처형되기 이틀 전에 사형당합니다. 이렇게 된 데에는 그의 부인인 파커의 역할이 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만, 실제로 파커가 그런 증언을 했는지의 여부는 명확하지 않다고 하네요.


6. 제인 파커 Jane Parker (1505~1542)


IMDB를 찾아보니 제인 파커 역을 맡은 배우는 주노 템플이라고 나오는데 영화 [글래스턴베리]의 감독 줄리언 템플의 딸이네요 ^^ 영화에서 파커는 밀고자 정도로 나오지만 실제로 더 드라마틱한 삶을 살았습니다. 남편의 죽음 이후 왕실을 떠났던 파커는 헨리 8세의 5번째 왕비인 캐서린(이 캐서린은 Catherine Howard)의 시녀가 되어서 나이든 왕에게 싫증이 난 어린 왕비의 외도를 주선하다가 1542년 02월 13일 캐서린과 함께 참수당합니다.


7. 토머스 볼린 Thomas Boleyn (1477~1538/9)
마치 한명회처럼 자신의 딸을 차례로 왕에게 보내는 토머스 볼린은 실제로 헨리 8세의 외교관으로 활동했다고 합니다. 1518~21년 동안 프랑스 대사도 역임했구요. 실제로 그가 권력에 눈이 멀어서 딸들을 정략적으로 결혼시켰는지는 모르겠지만, 왕비가 되었던 딸과 백작이 되었던 아들이 모두 참수형을 당했으니 그의 말년은 무척 비참했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처형이 있은지 2년 후에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엘리자베스 1세의 외할아버지~


8. 엘리자베스 볼린 Elizabeth Boleyn (1480~1538)
[잉글리시 페이션트]의 우아함이 아직도 기억나는데 참 세월이 빠르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역도 너무 잘 어울렸어요. *_* 크리스틴 스콧 토마스가 맡은 엘리자베스 볼린은 남편인 토머스보다 훨씬 유명한 귀족 가문 출신입니다. 노퍽 공작으로 알려진 하워드 가문은 장미전쟁 때부터 왕실의 충실한 신하였고 엘리자베스의 아버지인 노퍽 공작 2세는 헨리 8세의 누이인 마거릿과 스코틀랜드의 제임스 4세의 결혼을 주선하기도 했습니다. 토머스와의 사이에서 6명의 아이를 낳았지만 3명만 살아남았고, 그 중 2명은 참수를 당합니다. 엘리자베스 볼린은 헨리 8세의 어머니인 엘리자베스의 시녀였는데, 그당시 엘리자베스 볼린과 헨리 8세가 관계를 해서 낳은 딸이 앤 볼린이라는(무슨 [하늘이시여] 같은 이야기) 이야기도 있지만 헨리 8세의 또다른 정부인 엘리자베스 블라운트와 이름이 같아서 난 소문이라고 합니다. 두 아이의 죽음 이후 볼린가는 몰락했고 엘리자베스는 교외에서 쓸쓸한 죽음을 맞았다고 하네요. ㅠㅠ


9. 토머스 하워드 노퍽 Norfolk, Thomas Howard, 3rd duke of (1473~1554)
데이비드 모리시(David Morrissey)가 맡은 하워드 토머스 노퍽은 볼린 자매의 외삼촌이지만, 좋은 외삼촌은 아니었던 거죠. 실제로는 엘리자베스 볼린의 오빠지만 영화에서 보면 모리시가 1964년생, 크리스틴 스콧 토머스가 1960년생이라서 그런지 동생처럼 보였어요. ^^ 앤 볼린을 왕비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 실패로 끝난 이후 다시 한 번 하워드 가문의 캐서린(앞에서 말한 5번째 왕비인 캐서린[Catherine Howard])으로 도전을 했지만 캐서린의 처형과 함께 세력이 몰락하고, 이후 반란혐의로 기소됩니다.




□ 참고자료 : [브리태니커] / Wikipaedia / [영국사], 해롤드 슐츠, 최문형 옮김, 신구문화사, 1988




p.s. 개인적으로 아나 토렌트와 캐서린 스콧 토머스 나오는 장면이 좀 더 많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네요. 두 여배우에 가려서 아나 토렌트의 경우 제대로 된 스틸 컷도 없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중에 하나가 왕비와 앤 볼린의 대화 장면이었는데.. ㅠㅠ
by delius | 2008/03/23 21:29 | movie | 트랙백 | 덧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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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제갈교 at 2008/03/23 22:43
헨리8세라고 하면 "재혼을 하기 위해" 로마 가톨릭에서 독립해서 영국 국교회, 즉 '"성공회"를 연 장본인이라고 흔히 배우죠. (그래서 그런지 블러디 메리는 가톨릭이라고 하고...)
Commented by 메구 at 2008/03/24 02:44
양념이 좀 부족한 듯한 영화였지만 그래도 배우들 연기가 좋아서 즐겁게 봤네요. ^^;;;;;
실제의 역사와 드라마 비율 등등이 궁금했는데(적어도 제가 아는 헨리는 에릭바나 같은 얼굴은 아니었지 말입니다;;;;;) 덕분에 상당히 많은 궁금증이 해소 되었습니다. ^^;;;
Commented by delius at 2008/03/24 09:52
- 제갈교님 : 네~ 그 전까지만 해도 교황을 존경하는 그런 왕이었다고 하네요 :-)
- 메구님 : 적절한 표현이세요. 저도 좀 뭔가 부족하다 싶은 구석이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 ㅋㅋ 네~ 초상화때문에 좀 더 퉁퉁한 헨리가 생각나용~
Commented by kokomo at 2008/03/25 00:10
헨리8세가 젊었을 때는 호리호리하고 스포츠도 잘하는, 호남형이었다고 하더라구요. 흠..그렇다 해도 에릭 바나는 좀... 아니었어용.. ㅜ.ㅜ
Commented by delius at 2008/03/25 09:53
- kokomo님 : 네~ 저도 헨리 8세하면 홀바인의 그 초상화가 떠올라서 영화를 보면서.. 흠... 했어요 ^^
Commented by intermezzo at 2008/03/25 13:11
조나단 리스 메이어스(호호~) 나오는 드라마 더 튜더스 보셨나요? 거기 나오는 아라곤의 캐서린 왕비도 정말 좋아요. +.+

여담인데, 페루 갔다오는 비행기 안에서 자다가 눈을 떠보니 기내영화로 어거스트 러쉬를 하고 있어서...(보다 정확히는, 눈을 뜨자마자 보인 화면에서 조나단 리스 메이어스가 노래를 하고 있었다죠 ㅋㅋ) 실실 쪼개면서 헬렐레거리니 옆자리 사람이 이상하게 쳐다보더군요 ㅋㅋ
Commented by delius at 2008/03/26 00:30
- intermezzo님 : 챙겨보려구요~ 튜더스의 캐서린도 보고 싶네요. *_* / ㅎㅎ 마침 눈을 떴을때 그 장면이 나왔다니 인연이 있으신가봐요~ :-)
Commented by 라이치 at 2009/01/30 14:22
저도 아나토렌트가 등장하는 신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솔까 이 영화에서는 스칼렛 요한슨이 그닥 매력있게 다가오지 않은것도 있고, 인물 메리에게 전혀 공감되지 않았습니당. 튜더스는 봤지만..이 영화는 개봉할떄 흥미도 없었는데 요번에 아나토렌트때문에 보게된거였어요.. 뭐 진짜 조금나오심. ㅋㅋ
Commented by delius at 2009/02/02 22:50
- 라이치님 : 네 정말 조금 나와서 사진을 아무리 찾아봐도 없더라구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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