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니 런닝타임이 157분인데 생각보다 길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영화를 제마음대로 나눈다면 등장인물의 심리상태를 말로 설명하려는 영화랑 상상하게 만드는 영화, 이렇게 나눌 수 있을 것 같은데, [색, 계]의 경우는 끊임없이 상상을 하게 만드는 영화였습니다. 왕치아즈(탕웨이)는 저 결심을 하면서 어떤 생각을 하는 것일까? 이(양조위)는 의자에 앉아 왕치아즈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한 것일까? 광위민(왕리홍)은 마지막에 어떤 생각을 했을까? 이는 침대를 보면서 무엇을 떠올렸던 것일까? 영화를 보는 내내 대사로 설명되지 않는 이런 의문들을 배우들의 작은 눈빛과 몸짓, 분위기로 짐작해가면서 영화에 빠져 들었습니다.
영화가 끝나는 순간은 잘 몰랐는데, 영화관에서 나와서 걸으면서 생각해보니 너무 슬프더군요. 딱히 뭐라고 설명할 수 없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허무하다고 하기에는 미련이 남아있고, 안타깝다고 말하면 이제 그런 느낌이 사라져 버리는 것 같은 느낌. 마지막 장면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네요.
p.s. 기억에 남는 음악은 "Wong Chia Chi's Theme"지만, 포스트를 쓰면서는 (집에 와서 사운드트랙리스트를 찾아보고 알게 된) 브람스의 인터메조 op.118-2를 반복해서 듣고 있는데, 영화의 인상과 참 잘 어울리네요. Dave Herman이라는 개인이 - 피아니스트는 아닙니다~ - 자신이 연주한 이 곡 mp3 파일을 올려 놓은 것은 있어서 링크 걸어둡니다. :
Johannes Brahms - Intermezzo in A Major, Op. 118 No. 2추가 p.s. 영화를 보고 마작을 해보고 싶어졌어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