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 계 | 이안
찾아보니 런닝타임이 157분인데 생각보다 길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영화를 제마음대로 나눈다면 등장인물의 심리상태를 말로 설명하려는 영화랑 상상하게 만드는 영화, 이렇게 나눌 수 있을 것 같은데, [색, 계]의 경우는 끊임없이 상상을 하게 만드는 영화였습니다. 왕치아즈(탕웨이)는 저 결심을 하면서 어떤 생각을 하는 것일까? 이(양조위)는 의자에 앉아 왕치아즈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한 것일까? 광위민(왕리홍)은 마지막에 어떤 생각을 했을까? 이는 침대를 보면서 무엇을 떠올렸던 것일까? 영화를 보는 내내 대사로 설명되지 않는 이런 의문들을 배우들의 작은 눈빛과 몸짓, 분위기로 짐작해가면서 영화에 빠져 들었습니다.


영화가 끝나는 순간은 잘 몰랐는데, 영화관에서 나와서 걸으면서 생각해보니 너무 슬프더군요. 딱히 뭐라고 설명할 수 없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허무하다고 하기에는 미련이 남아있고, 안타깝다고 말하면 이제 그런 느낌이 사라져 버리는 것 같은 느낌. 마지막 장면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네요.




p.s. 기억에 남는 음악은 "Wong Chia Chi's Theme"지만, 포스트를 쓰면서는 (집에 와서 사운드트랙리스트를 찾아보고 알게 된) 브람스의 인터메조 op.118-2를 반복해서 듣고 있는데, 영화의 인상과 참 잘 어울리네요. Dave Herman이라는 개인이 - 피아니스트는 아닙니다~ - 자신이 연주한 이 곡 mp3 파일을 올려 놓은 것은 있어서 링크 걸어둡니다. : Johannes Brahms - Intermezzo in A Major, Op. 118 No. 2


추가 p.s. 영화를 보고 마작을 해보고 싶어졌어요.. *_*
by delius | 2007/11/10 15:45 | movie | 트랙백 | 핑백(2) | 덧글(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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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ed at 피쉬 테마스토리 &raquo.. at 2007/11/14 09:09

... 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히치콕의 후계자 한명인 폴 버호벤의 [블랙북]에서도 찾을 수 없는 히치콕을 이안의 [색, 계]에서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이다. [블랙북]과 [색, 계]는 여성 스파이 스릴러라는 공통점을 지녔다. 폴 버호벤의 [블랙북]의 레이첼, 한스, 문츠대령의 삼각관계와 똑같이 이안의 [색, 계]는 왕치아즈과 광위민, 막부인과 ... more

Linked at D E L I U S.. at 2007/12/19 21:48

... 제외] 후보작 10편 - 훌라걸스 - 드림걸즈 - 타인의 삶 - 플루토에서 아침을 - 더블타겟 - 페이 그림 - 조디악 - 본 얼터메이텀 - 색, 계 - 헤어스프레이 올해 제가 본 최고의 외국영화는~선정후기 : 영화표 모아둔 것을 살펴봤더니 전체적으로 75편 정도되네요. 아마 가장 열심히 영화관에 ... more

Commented at 2007/11/10 15:51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동경 at 2007/11/10 16:32
재밌게 보셨어요? 저는 이제 친동생이랑 보러 갑니다 ^^
Commented by February at 2007/11/10 17:24
아마 잊지 못하겠죠. 이는 치아즈를요. 길었는데 저도 집중해서 봐서 시간 보고 깜짝 놀랐어요.
Commented by delius at 2007/11/10 22:00
- 비공개님 : 감독도 좋고 배우도 좋아하는 사람이라서 저는 무척 재미있게 봤습니다. 기무라 다쿠야 팬들에게 [히어로]가 있다면 양조위 팬들에게는 [색, 계]가 ^^;;; / 원작자인 장아이링은 저도 책은 읽어본 적은 없지만 허안화의 [반생연]이랑 관금붕의 [붉은 장미, 흰 장미]의 원작자로 알고만 있었어요. 어떤 분은 만약 관금붕이 감독을 했으며 아마 전혀 다른 영화가 나왔을지 모른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저도 만약 그랬으면 어떨까?하는 즐거운 상상을 해봤습니다. ^^ 영화가 좀 힘을 받으면 원작단편도 번역되어 나왔으면 좋겠어요.
- 동경님 : 어떻게 보셨을지 궁금해요~
- February님 : 아 그런거겠죠... ㅠㅠ 네 정말 시간이 어찌 가는지 모르고 봤어요...
Commented by 북극찐빵 at 2007/11/11 11:14
상상하게 만든다는 데에 동감이에요. 저는 슬프다기보다 둘 다 어찌나 찌질한 것 같던지....ㅠㅠ
Commented by delius at 2007/11/11 12:00
- 북극찐빵님 : 저런 찌질한 연인들 같으니라구... 하는 이야기 많이 봤어요... 흑흑
Commented by 배시시 at 2007/11/11 18:03
국가를 위해서 저렇게까지 행동할 수 있었던 왕치아즈의 열정을 존경하면서 봤었는데, 스토리, 영상, 음악 모두 충만한 느낌을 받았던 영화였어. 양조위가 자동차에 날아가는 장면은 정말 코믹했었고.. ^^;;
보면서는 제목 [색.계.]의 의미를 계속 돌아보게 했던 것같은데, 끝나고 나서 생각하니 왠지 또 '화성남자 금성 여자' 류의 분류랄까 그런것도 떠올렸던듯.. 이와 유민이 행동은 왠지 '계'를 기반으로 했던 것 같고, 왕치아즈는 충성심이라는 열정에서 비롯돼 사랑에 함몰되는 '색'이 기반일 수 밖에 없었던 것인가.. 남자와 여자의 차이는 이것일까 라는 생각을 하게됐지.
어찌됐든 좋은 영화였고, 양조위의 늙어가는 모습에 살짝 실망도 했던. 흑~ 성숙한 꽃미남이 좋아. --;;
Commented by delius at 2007/11/11 21:19
- 배시시님 : 그 장면은 코믹하긴 했는데 그 전 장면이 너무 절절했던터라 웃을 수는 없더라구요. / 어떤 기사 보니 양조위에게 좀 더 나이든 모습을 기대해서 그렇게 나온 것이라고 하니 다른 영화에서는 조금 더 젊은 양조위를 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
Commented by 동경 at 2007/11/11 22:13
영화를 보고 나서 느낀 것들을 글로써 표현할 수 없는 걸 보면
확실히 저는 좀더 공부를 해야 하나 싶습니다
영화는 참 좋았는데 말이죠 ㅠ ㅠ
Commented by delius at 2007/11/11 22:24
- 동경님 : 네 정말 이글루스만 해도 너무 좋은 글들이 많아서요. 이번 [색, 계]의 경우도 몇 몇 분의 포스트를 보면서 생각을 다시 정리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Commented at 2007/11/14 02:06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delius at 2007/11/14 08:25
- 비공개님 : 저도 꿋꿋이 앉아서 보려 했지만 거의 중간쯤 부터 혼자밖에 남지 않게 되어서 결국 끝까지 못보고 나왔습니다. / 네 이안 감독 최고~
Commented by mimosa at 2007/11/26 08:24
저와 똑같은 생각을 하셨네요. 영화 보는 내내 저 순간 저 사람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자꾸 생각하게 만들었어요.
마지막 부분 총살을 앞두고 광위민이 치아즈를 쳐다볼 때 속으로 이랬을 거 같아요. "김중배의 다이아몬드가 그리도 좋더냐 버럭!"
Commented by delius at 2007/11/26 13:25
- mimosa님 : 네.. 다들 그러시는 것 같더라구요~ / 그래도 이게 몇 캐럿인데요..(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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