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 나이 마흔이 되면 죽을 생각이다
나이 마흔이 되면 죽을 생각이다. 이제 서른여덟하고도 두 달을 살았으니 이태도 남지 않았다. 방금 틀 안에 부은 콘크리트가 점점 굳어 가듯 내 결심도 하루하루 물기와 거품이 빠지며 굳어 가고 있다. 죽기로 작정을 한 뒤 마음이 편안해졌다. 전보다 더 밝고, 그리고 꿋꿋하다. 무슨 일이든 긍정적이다. 하지만 내겐 인생을 즐겁게 살기 위한 목적 따윈 전혀 없다. 필요도 없다. ...


... 어떤 기억은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증식한다. 하지만 별로 중요하지 않은 세부적인 내용은 윤곽이 흐려지고 애매해진다. 그러다 세월이 흐르면 그 명암이 점점 뚜렷해진다. 나는 희미해진 세부를 되살리려는 게 아니다. 증식하는 기억에 더욱 힘을 보태 해방시키려는 것이다. 나는 아버지를 죽이러 간다.



[다크], 기리노 나쓰오, 권일영 옮김, 비채, 2007




[다크]의 1장의 시작 부분과 끝부분. 1장의 제목도 "나이 마흔이 되면 죽을 생각이다". 책을 한 장 한 장 읽어가면서 어떻게 이야기가 전개될 것인가에 가슴을 졸이고 곳곳에 숨겨져 있는 뜻밖의 전개와 선택에 놀라다 보니 결말에 이르렀네요. 책을 읽고 있는 중에 [판타스틱] 11월호에 실린 번역자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은 대목을 발견했습니다 "... 히가시노 게이고 같은 경우는 독자가 금세 읽듯이 작업할 때도 빠르죠. 하지만 기리노 나츠오 같은 경우는 쉽지 않습니다. [다크] 1장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그 1장은 완벽하다 싶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문장을 옮기기는 힘듭니다. 해석은 되는데 우리말로 어떻게 옮겨야 이 상황에 더 근접할까 이런 문제로 오래 고민했습니다. ..." 적극 공감입니다. 특히 1장은 정말 대단대단... 다른 기리노 나츠오 작품이 마음에 드셨다면 당연히 이 작품도 마음에 드실 것 같네요. 적극 추천합니다.




p.s. 번역본 표지와 원서표지
by delius | 2007/11/03 22:55 | underline | 트랙백 | 핑백(1) | 덧글(6)
트랙백 주소 : http://delius.egloos.com/tb/3468123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Linked at D E L I U S.. at 2007/12/19 22:08

... - 암피트리온 - 가라, 아이야, 가라 - 기상천외한 헨리슈거 이야기 - 나가사키 - 시티즌 빈스 - 바람에 휘날리는 비닐 시트 - 수달 - 누군가 - 다크 - 나의 미스터리한 일상 - 암보스 문도스 - 연문 - 왕국의 열쇠 올해 제가 읽은 최고의 소설~선정후기 : 대강 추려보니 한 80권 정도를 읽은 것 ... more

Commented by Charlie at 2007/11/04 01:50
마흔에 세상을 뜨고 싶다는 사람은 도데체 무슨일이 있는것인지.....;;; 정말 어두운 책이로군요. (...야)
Commented by delius at 2007/11/04 10:52
정말 말씀대로 어두운 책이에요... 왜 저러는거야... 하는 생각보다는 아 어쩌면좋아.. 하는 마음에 먼저 들더군요 ㅠㅠ
Commented by Abby at 2007/11/04 13:33
기리노 나츠로 여사 책 좋아하는데 "다크"는 너무 분위기가 어두워보여서 자꾸만 미루게 되더라구요. 히가시노 게이고, 요즘 살짝 실망 중 ^^;;
Commented by delius at 2007/11/05 10:15
저도 미루고 미루다 봤는데 어둡기는 하지만 역시 재미는 있었습니다. / 너무 많이 나와서 그런 것 같다는... 저도 비슷한 생각을 ^^;;;
Commented at 2007/11/07 22:13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delius at 2007/11/08 01:17
- 비공개님 : ㅋㅋ 잠깐 잠깐씩 암울하게 지내는 것은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정리가 된다고나 할까요?

:         :

:

비공개 덧글

<< 이전 다음 >>



카테고리
전체
book
biography
obituary
music
entertainment
movie
internet
tour
underline
mistyped
photo
talk
publishing
press
exhibition
bonus
최근 등록된 덧글
- 우유당님 : 매장에서 ..
by delius at 11/26
- 우유당님 : 삼양목장에..
by delius at 11/26
투썸플레이스 컵 +_+ ..
by 우유당 at 11/26
대관령의 양떼목장 이름..
by 우유당 at 11/26
- 꿀우유님 : 네~ 책 좋..
by delius at 11/26
죄송합니다만 이 책은 ..
by 시오 at 11/26
정말 흥미로운 내용들이..
by 꿀우유 at 11/26
- starla님 : 앗 이런 이..
by delius at 11/26
엇, 꼭 읽어보고 싶네요..
by starla at 11/26
- 팡님 : 오 그런 방법이..
by delius at 11/26
메모장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진심으로 애도합니다.


Candle

최근 등록된 트랙백
잡지, 추억의 옛사랑
by P A G E
이전블로그
2009년 11월
2009년 10월
2009년 09월
2009년 08월
2009년 07월
2009년 06월
2009년 05월
2009년 04월
2009년 03월
2009년 02월
2009년 01월
2008년 12월
2008년 11월
2008년 10월
2008년 09월
2008년 08월
2008년 07월
2008년 06월
2008년 05월
2008년 04월
2008년 03월
2008년 02월
2008년 01월
2007년 12월
2007년 11월
2007년 10월
2007년 09월
2007년 08월
2007년 07월
2007년 06월
2007년 05월
2007년 04월
2007년 03월
2007년 02월
2007년 01월
2006년 12월
2006년 11월
2006년 10월
2006년 09월
2006년 08월
2006년 07월
2006년 06월
2006년 05월
2006년 04월
2006년 03월
2006년 02월
2006년 01월
2005년 12월
2005년 11월
2005년 10월
2005년 09월
2005년 08월
2005년 07월
2005년 06월
2005년 05월
2005년 04월
2005년 03월
2005년 02월
2005년 01월
2004년 12월
2004년 11월
2004년 10월
2004년 09월
2004년 08월
2004년 07월
이글루링크
erehwon.LAB
修身齊家萬事成
LUV_and_SEX
벨제뷔트의 블로그
GROOVY FREAK
[SCENE-N-MIND]
하늘을 나는 호랑이
SabBatH
까모의 룰루랄라~
잠보니스틱스
鐵木居士의 月印千江
河伊兒의 고물상
대답이 없다.그냥 시체인..
Extey Style
CLOSED
가로수들은 여전히 제자..
HIBERNATE IN LIBRARY
Be Nobody's Darling
잉여 인간을 벗어나다 (..
극한추리 hansang's wo..
simple mixture
샐리의 오두막
Love calling Earth : ..
웅이- 출판과 가치 있는 삶
일본에 먹으러가자.
never let me go
Trivia
WALLFLOWER
Crooked House (..
the world is naked.
디지털을 말한다 by oojoo
楗前海
♠후리지아 향기처럼♠
卷き戾しの街
뭐 별 거 안 하는 블로그..
伏魔殿
IT 프로를 향한 조건?
Pepe
Schubertiade
자유분방 / 殺身成戱
빗맞은 거짓말
witched little tiny hut
Dj ccuri의 림보니카니아
blogger jely
Sion, In The 3rd Dim..
누구의 것도 아닌 집—푸..
Neverland
I'm Walking Desolatio..
Studioxga.net 이전! h..
소각장
Surviving in Australia
Alice in the park(..
BiYZ
kumakuma memory ..
starla's trash can 혹..
Fithelestre in an Egloo
Life is hard when you..
골룸의 골방
숲의 숲에 놀러온 숲
てるてるx小女
두 손 사이의 허공
無爲徒食
maniacs
AURA's Showcase
Photo archive
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태양의 동쪽 달의 서쪽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필군의 실험실
평범한 김대리의 좌충우..
a quarantine station
Cafe Greco
Nomadic-land
D's Notizbuch
마음은 소녀팬
All about IT Trends
이곳은 雨柳堂입니다.
얼음집
Trouble n Travel
★ Memo Log !
LoLieL the Black On..
NAOYA in NAGOYA
푸르미 세상
웃을 일이 아니다
담 배 가 없 다
Violet Crumble
氷菓
그리고 나의 남은 이야기
공포영화를 좋아하는 블로그
Bistro Fishbowl
하이드
white table
아뿔싸! 지구에서 살다...
딸기밭은 잠시 안녕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
-ㅁ-
달밤에 산들바람
한글이 꿈틀
handicraft
손안의책 편집부입니다
[칼럼니스트]
변천 Komix
Free as the Wind
허클베리 핀의 모험
woody's film review
bono
바람이 지나가는 길
알라딘의 Coool~하게..
꼬냉이 야옹 야옹 *^o^*
Gony's Style Story
高村薰 同盟_다카무라 ..
시간의 속도
Seek Your Daimonion
Kindred Spirits - 빨..
진실이 말소된 페이지
Dust\'s house
레스톨 블로그
유남권의 유남생
아돌군의 잡설들.
로망의 연금술사
행복한 짐승
: 숨어있기 좋은 방 :
Black or White
High enough!
리비에라를 쏴라
주 모씨의 이바구별곡
sru의 침대밑 공간
쿤데라 할아버지도 못이룬..
ms.b.adler's-I.T.U..
동남아시아 11개국 Chan..
모리제의 일본생활
역설의 제 12 우주
사람은 의외로 멋지다
Nanna's memory
레인블루 :: 책과 영화 ..
유기농뮤직쇼
이공간 [異契褸雅粹透..
월간 키노 KINO 인덱스 ..
1+1=2
For the great stone f..
쓸데없는 것들의 박물지_
╔☺ ♫♪ 유치짬뽕 샤..
英雄本色
언후랭클리 스피킹
★크리스틴의 잡다한 공방
양을 쫓는 모험
Jeimian in Okinawa ..
길잃은 어린양의 놀이터
그냥 사람이 사는 이야기
이상한 나라의 도로시
アップルパイの午後
1.5 floor's scrapbook
finnegans cake
b군, m양을 만나다
허주사우르스
zizek
HANUOL
YoRoZU放談
ひるの幻、よるの夢
deulmol
애자일 이야기
poeme electronique
커피광 낙서광
Backstage
Like a Complete Unk..
펠레아스의 이글루
좋은 것만 좋아
How I Learned To Sto..
새로운 것은 언제나 신나게..
the Sputnik Sweethe..
니오의 nweb.kr
예술영화전문블로그 씨..
Fantastic world
괜시리저렇게
same dream
Lost and Found
leave me like you f..
밤의 열두 시간
O.O
참 쓸쓸한 당신의 독
華怡價帽가 하늘을 바라..
mocca
Make it count. Meet m..
다섯번째 방
재미있는 이글루스
221B
Head Start
joooh
숨은 방
mollypop : yuu's story
Me mYseLf in Berlin
앤잇굿? since2007
steal life
Musica Ricercata
floating Paradise
2731A
시사만화 '골판지'
The Last Order
사랑은 언제나 허리케인!!
words can hurt you
인생이란 필드의 문화기술지
주기자 전영공작실
Arctic Letter Season2.
wanna be a free man.
클래식 음악 노트
이글루 파인더
포토로그

D E L I U S
태그
D플러스 조선출판주식회사 HTC다이아몬드폰 인출장 감교관 미도리의책장 htc터치다이아몬드 오자 프렌치토스트 이재정 북디자인 방주교회 삼양목장 이글루스top100 수장 이기웅 풍력발전기 가을 은폐수사 균자장 곤노빈 감인관 브람스 오타 풍력발전 전집디자인 디플러스 창준 Sportypal 대관령삼양목장
전체보기
rss

skin by Ho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