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 그냥 그렇게 되는 거야
... 그리고 한동안 이야기하다 보니 모모코의 '어째서'냐고 묻는 질문공세가 오늘 밤에는 드디어 호호 아줌마에까지 이르렀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오늘 밤은 호호 아줌마가 아기 돌보는 일을 맡았는데, 그만 작아져 버려 큰일이 났다는 이야기를 읽어 주었다고 한다.
  "그런데, 엄마. 호호 아줌마는 왜 작아지는 거지? 어째서 또 원래대로 돌아오는 거야, 하고 묻던걸."
  "그 질문은 나도 받았어. 처음에."
  "뭐라고 대답했어?"
  "그냥 그렇게 되는 거야, 라고."
  "모모코가 그 대답으로 넘어갔어?"
  "그랬어."
  "이상하네. 내겐 자꾸 꼬치꼬치 캐물었어. 그거 병이야? 나도 작아지는거나 하는 거야? 하면서."
  "그건 이야기하는 기술의 차이야."
  내가 뻐겼더니 아내는 진짜로 약올라했다. 재미있다.
  "그렇게 끊을 수밖에 없어. 나는 [빨간 모자]를 읽어 주어을 떄도 이미 경험했으니까. 아빠, 빨간 모자는 왜 혼자 숲에 가는 거야? 어째서 엄마, 아빠랑 가지 않아? 난 혼자 나가면 안 되잖아. 어째서 빨간 모자는 혼자 나가도 야단맞지 않아?"
  그때도 나는 '그냥 혼자 나간 거야'라고 우기면서 넘어갔다.
  "그래도 괜찮을까?"
  "괜찮아. 생각해 봐, 정확한 해답 같은 건 없는걸. '어째서일까, 모모코는 어째서라고 생각하니?'하고 되묻는 것도 좋지."
  "생각하는 계기가 되니까? 교육자 같은 발상이네."
  "당신도 책을 읽을 때 작가의 설정이 납득이 가지 않고, 어째서 이럴까 하고 생각하는 일이 있잖아? 그럴 때는 어떡해?"
  아내는 잠깐 입을 다물었다가 웃었다. "이 작가는 엉터리로 쓰는구나, 생각하고 읽는 걸 그만두지."
  엄격한 독서가다. ...



[누군가]중에서, 미야베 미유키, 권일영 옮김, 북스피어, 2007




역시 아래 밑줄 처럼 소설 내용과 아주 큰 관련은 없는 부분입니다. 호호 아줌마 이야기가 나와서 반가운 마음에 그만... ㅡ_ㅡ 후속작인 [이름없는 독]을 먼저 읽었지만 주인공이 같은 것을 빼고는 겹치는 부분이 없어서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다만 이 책을 먼저 읽었으면 스기무라 사부로와 나호코, 모모코에 대한 배경을 잘 알게 되어 [이름없는 독]을 좀 더 잘 이해했을 것 같은 생각은 듭니다.(역시 출간일대로 소설을 읽는게 좋은 것 같습니다.) 아직 두 편 다 안 읽으신 분이라면 [누군가]부터 보시길 권합니다. 미야베 미유키 책을 읽을 때마다 그의 다른 책들과 비교를 하게 되는데 이런 따뜻한 탐정과 "사소한" 사건에서도 작가의 재능은 빛이 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좀 더 스가무라 사부로 탐정 ^^ 이야기를 보고 싶네요.



p.s. 원서표지와 국내판 표지. 원서표지 WIN
p.s. 찾아보니 호호 아줌마의 뭔제는 "Mrs. Pepperpot"이네요. :-) 호호 아줌마 다시 보고 싶어요. *_*
by delius | 2007/07/15 12:45 | underline | 트랙백 | 핑백(1) | 덧글(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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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midori at 2007/07/15 14:41
오호~ 저 지금 이 책 보고있어요. 60페이지 정도 읽었는데 구미가 당겨요. 기대기대 ^^ 일본판 표지 참 이쁘네요. 우리는 왜 저런 표지를 못만들까요? 아님 안 만드는 건가요?
Commented by delius at 2007/07/15 15:20
와 ^^ / 일러스트에 대한 저작권 문제고 있을 것 같고 여러 문제가 있겠지만, 미야베월드가 다 한 컨셉으로 디자인이 진행되서 그런 것 같네요. 일본어판 표지가 꼭 스기무라 사부로 같아서 맘에 들어요 ^^
Commented by 모모깡 at 2007/07/16 12:36
제가 들은 얘기로는 출판사측에서는 저 표지 쓰고 싶어햇는데 미야베 여사측에서 한국판은 다른 표지로 하는게 어떠냐고 했다고 하네요.. ^^;;
Commented by delius at 2007/07/16 14:17
오 그런 사정이 있었군요. 감사합니다~ :-)
Commented by keachel at 2007/07/16 16:57
저는 '누군가' 부터 봐서. 소소한 재미를 느낄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는 누군가보단 이름없는 독을 더 재미있게 봤었어요.
아.. 근데 포스팅중에 '아직 읽으신분' 이 아니라 '안 읽으신분' 이 아닐까 싶은데요.. (아니면 아니고요~ ^^)
Commented by delius at 2007/07/16 17:29
저도 [이름없는 독]이 더 재미있더라구요. / 앗 감사합니다. 바로 고쳤습니다. 요즘 오타가 점점 많아져요 ㅠㅠ
Commented at 2007/07/16 21:06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delius at 2007/07/17 00:22
저야 말로 감사 ^^
Commented by 배시시 at 2007/07/17 21:40
흠... 호호 아줌마때문에 관심 증폭~ . 얼마전 남자조카에게 호호 아줌마 책을 사줬는데, 재밌게 읽었는지.. --;; (순전히 내 취향에 맞춘 선물)
저 엄마 재밌네. 난 생각하며 읽는걸 포기하는데... ㅋㅋㅋ
글고, 오타 하나 더.. 딸 아이 이름이 모로코로 적힌 곳이 있습니다. ^^
Commented by delius at 2007/07/17 21:45
이번 책 읽고 찾아보니 호호 아줌마가 책으로 있는거 알았답니다. 서점가서 찾아볼까봐요 ^^ / 악 오타 수정했습니다. 모로코라니 -.-;;
Commented by purejoy at 2007/07/18 15:03
앗, 호호아줌마 책도 있었나요?
함 저두 찾아봐야 겠어요~^^

울 딸에게 호호아줌마 노래도 가끔 불러주는뎅...^^
Commented by delius at 2007/07/18 19:01
네 그렇더라구요. 한 번 찾아 보려구요. / 아줌마가 펼치는 꿈속 같은 이야기 꼬마친구 숲속친구 모두모두 즐거워 ㅋㅋㅋ
Commented by selic at 2007/07/20 16:03
누군가도 재미있게 읽었어요. 호호 아줌마 책은 주인공과 그 와이프가 아이에게 항상 읽어 주던데. 둘이 영화관에서 만났었나? 그랬던것 같네요.
Commented by delius at 2007/07/20 22:43
네~ 극장에서 처음 만나는 과정도 재미있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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