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삶 | 플로리안 헨켈 폰 도너스마르크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받은 작품들을 보다보면 실망하게 되는 일이 좀처럼 없는데, 이 작품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상영하는 극장까지 먼걸음을 했는데 그 거리나 시간이 아깝지 않았고 마지막 장면(어떤 식으로 끝날지 무척 긴장했습니다)에서 눈물도 나더라구요. ㅠㅠ 연기면 연기, 내용이면 내용, 결말이면 결말... 어느 것 하나 미진한 구석이 없습니다. 내려가기 전에 적극 보시길 적극 권합니다. ^^


포스터 찾다가 감독 인터뷰를 발견했는데 궁금했던 부분이 있어서 (정말 날림으로 ㅜㅜ) 옮겨봤습니다. 전체 및 뉘앙스(어떤 뉘앙스인지는 솔직히 감이 잘 안오네요)는 옆 링크의 원문을 확인해주삼 : INTERVIEW: FLORIAN HENCKEL VON DONNERSMARCK


1980년대 동독의 예술가들


(영화의 배경이 된) 1984년 동독의 예술가들의 위치는 무척이나 기묘했습니다. 작가들의 사례를 예로 들어본다면, 동독의 작가들은 슈타지에게 있어서 어떤 누구보다도 위협적인 존재였지요. 슈타지는 매우 독특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것은 무척 복잡하기도 했구요, 제 생각에는 그 점이 슈타지가 예술가들을 어떻게 다뤘는지를 알 수 있는 시사점을 준다고 봅니다. 그들은 작가가 한 번 유명해 질 경우 거의 손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서독이나 동독에서 성가시다고 할 정도로 엄청나게 저항하지 않는 한 유명작가들에게는 어떤 심각한 영향도 미칠 수가 없었던 것이지요.


그래서 그들은 아직 유명해지지 않은 작가들을 타겟으로 삼았습니다. 슈타지는 밀고자들을 찾는 곳으로 학교를 이용했는데 누가 그들이 흥미로워할 만한 시를 쓰고 있는지 보고받는 식이었지요. 그들은 20살의 시를 쓰는 청년을 발견했는데 정보원들과 청년의 주위사람들은 슈타지에게 그는 정치적인 인사는 아니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슈타지는 그의 시에 정치적인 내용이 담겨 있다고 보고 5년 동안 감방에 있게 만들지요. 그 후 청년은 더 이상 시를 쓰고 싶다는, 써야겠다는 생각을 갖지 못하게 되었구요. 그들은 재능과 열망을 파괴한 것인데 이러한 손실은 누구도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아무도 그가 위대한 작가가 될 수 있을지는 모르는 일이니까요.


여기서 일어난 다른 기묘한 일중에 하나는 떠오르고 유명해진 작가들은 자신이 이룬 업적이 슈타지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느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그들은 슈타지에게 간접적으로 선택되었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다른 (재능있는) 이들을 슈타지가 추려내어 없앴기 때문이죠. 심지어 유명작가들 가운데서 가장 반체제적인 작가로 알려진 이도 엄밀히 말해 중간을 지킨거라고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국가에 대해 과감하게 발언했다는 점을 들어 자신들을 무척 용감하다고 여기지만, 슈타지는 이미 그것들이 위험이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다는 말도 되는 것입니다.


이것은 동독 작가들이 오늘날 이해하지 않은 어떤 것으로, 스스로를 다음과 같이 이해하는 것은 무척이나 고통스러운 것이 됩니다. 당신은 슈타지에게 선택된 셈인데 왜냐하면 당신이 그들에게는 아무 문제도 일으키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식의 이해가 그것입니다. 그들은 이제 자신을 슈타지의 희생자로 여기는데 그것은 그들이 감시당했기 때문입니다.





p.s. 감독이 어리다고 해서 찾아봤는데 1973년생~ 나보다 나이가 많아서 다행이삼 :-)
by delius | 2007/04/01 14:25 | movie | 트랙백(1) | 핑백(1)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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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Red Shadow at 2007/04/09 02:16

제목 : 타인의 삶(The lives of others)
- 늦은 밤, 이제 막 알아가는 중인 친구가 문자로 내게 이 영화를 추천했다. 꼭 봐. 여러가지를 느낄 수 있게 해줘. 그 후로도 그애는 몇번 같은 말을 했다. 꼭 봐. 정신없는 와중에 극장을 찾았던 데에는 친구의 취향을 알고 싶었던 마음이 컸을 것이다. 블록버스터가 아닌 까닭에 쉽게 상영관을 찾을 수가 없었다. 내 시간에 맞춰서 영화를 보려고 하다보니 극장의 선택 폭은 더더욱 줄어들었다. 어렵게 상영시간표에 맞춰서 영화를 본 후 나 ......more

Linked at D E L I U S.. at 2007/12/19 21:48

... 이어 올해도 영화랑 책만~. 선정기준은 재미 1. 외국영화 [극장에서 본 것 기준. 단편 제외] 후보작 10편 - 훌라걸스 - 드림걸즈 - 타인의 삶 - 플루토에서 아침을 - 더블타겟 - 페이 그림 - 조디악 - 본 얼터메이텀 - 색, 계 - 헤어스프레이 올해 제가 본 최고의 외국영화는~ ... more

Commented by tamguman at 2007/04/01 17:02
무료한 일요일. 이 영화를 볼까 말까 망설였었는데, 이런 당장에 극장으로 달려가야겠군요. :-)
Commented by delius at 2007/04/01 22:05
네~ 정말 시간 가는줄 모르고 봤습니다. 적극 추천 ^^)/
Commented by 3fisher at 2007/04/02 10:22
요즘 가장 땡기는 영홥니다.
delius님의 포스트를 보니 확 땡기는군요.
Commented by delius at 2007/04/02 18:29
와 다행입니다~ 요즘 사람 볼 때 마다 추천하고 있어요 ^^
Commented by 북극찐빵 at 2007/04/02 21:13
조금 심심할지도 모른다는 방자한;; 마음가짐으로 봤는데....정말 한눈 팔 새 없었고 끝엔 조금 울었어요//// 보신 분들마다 호평 뿐이었던 이유를 알 것 같더라구요.
Commented by delius at 2007/04/02 22:33
저도요 ㅠㅠ ... 마지막에서 심하게 울컥하게 할 수 있었는데 그걸 피한 감독에게 감사~
Commented by 다현 at 2007/04/03 11:31
윽..훌라걸스보러갔다가 매진이길레 그냥 돌아섰는데...보고올것이라는 후회가....으윽...
Commented by delius at 2007/04/03 14:26
흑.. 저도 보러갔다가 시간이 지나서 못본 경험이 있는데 보고나니 다시 보러갈 기회가 생겨서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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