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열정을 말하다 | 지승호
[책을 읽고 나서]


이 책을 보고 예전에 읽었던 - 지금 찾아보니 절판 되었다네요. - [한국의 영화 감독 13인](이효인, 열린책들)이 떠올랐습니다. 이 책처럼 인터뷰로만 구성된 책은 아니었지만 감독론과 영화분석, 인터뷰가 잘 어울러졌던 것으로 기억납니다.(곁가지 이야기지만 1994년 나온 책으로는 편집디자인도 이뻤어요 *_*) 개인적으로 지승호의 인터뷰집은 꼬박꼬박은 아니더라도 눈에띄면 찾아 읽는 편인데, 관심이 가는 영화감독과의 만남이고 감독들에 대한 이런 류의 책이 오랜만이라서 더 구미가 당겨 즐겁게 읽었습니다.


이 책에서 만난 영화감독은 김지운, 류승완, 변영주, 봉준호, 윤제균, 장준환, 조명남 7명으로 이효인의 책과는 달리 젊은 감독을 중심으로만 꾸려졌는데, 이전 지승호의 책에 비해서는 인터뷰이의 역량/호응도에 따라서 인터뷰의 편차가 좀 있습니다. 김지운 감독 영화를 제대로 본 적이 없는 탓에 인터뷰를 읽으면서 새로운 점을 많이 알게 되었고, 류승완 감독의 경우에는 호감이 있어서 그런지 인터뷰도 재미있더군요. 변영주 감독이나 장준환 감독의 인터뷰는 내용이나 방향, 답변면에서 다소 실망스러웠고, 윤제균, 조명남 감독의 경우도 역시 인터뷰가 확실히 형식적이라는 느낌을 주었지만 감독들의 답변이 성실해서 맘에 들었습니다.(그래서 아래 기억에 남는 구절에 옮겨봤습니다.) 가장 분량이 많았던 봉준호 감독의 인터뷰는 [괴물] 개봉 전에 이뤄진 것으로 [살인의 추억]과 [플란다스의 개]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뤄서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영화감독에 대한 인터뷰이긴 하지만 스크린쿼터, 한미FTA를 둘러싼 질문이 모든 감독의 인터뷰에 빠짐없이 들어가 있으므로 영화전문서적이 아니라는 점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개인적으로는 이전의 [마주치다 눈뜨다](그린비)에는 여러가지 면에서 못미친다는 생각이지만 저같이 완소봉(완전소중봉준호 ^^;;;)을 외치는 분과 한국영화감독들이 무슨 생각으로 영화를 찍고 영화를 대하고, 자신의 직업을 어떻게 정의하는지 알고 싶은 분에게는 강하게 추천합니다.


[기억에 남는 구절]


봉준호 감독 인터뷰 중


지승호 : 박찬욱 감독이 ([살인의 추억]을) 찍었다면 마지막에 진범이 나오게 했을 것이라고 했는데요.


봉준호 : [날 보러 와요] 초고를 보여드렸을 때 모니터를 해주셨는데, "나 같으면 마지막에 박두만이 논에 가서 보는 것이 아니라 틱 모르는 남자가 나오는데, 그 남자가 범인다, 제목은 '너는 자수하지 않으면 사지가 썩어 죽는다'가 어떠냐"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저 이번 영화 중요해요. 그러지 좀 마세요"그랬죠.(웃음) [복수는 나의 것] 라스트에 대해서는 저한데 시나리오를 읽어보라고 해서, {스포일러} 마지막에 배두나의 조직원이 나와서 송강호를 찔러 죽이잖아요. 그게 어떠냐고 해서 "죽여요. 복수의 절정이에요"라고 했더니 "진짜 좋은 거지. 알았어" 그러시더니 개봉하고 나중에 그 영화가 흥행이 잘 안 되고 나서 투자사에 있는 분이 "박 감독님이 봉준호가 그렇게 하라고 했다고 하던데"라고 하시더라구요, 박 감독님이 "봉준호 자기 영화라면 안 그랬을 거야. 남의 영화니까 막 말하고. 자기는 흥행되는 영화 찍잖아"라고 하셨죠.(웃음)



윤제균 감독 인터뷰 중


지승호 : 연출관이라는 게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윤제균 : 일단은 진정성이구요. 그건 놓치고 가고 싶지 않구요. 두 번째는 아직까지 영화는 꿈의 공장이라고 생각을 해요. 어릴 때 극장 안에서 불이 꺼지고, 영화가 시작되었을 때 오는 희열감. 이런 감정을 아직도 잃어버리고 싶지가 않구요. 그런 진정성을 가진 판타지 영화를 만들고 싶어요. 영화는 판타지라고 생각을 하니까요. 연출을 하더라도 진정성을 가지되, 나름대로 영화라는 것이 관객들한테 주는 판타지라는 게 있지 않습니까? 그것을 관객들에게 주고 싶은 거고. 세 번 째로 지루하지 않은 영화를 만들어야겠다는 것은 영원히 가져가야 될 부분이구요.



[서지정보]


제목 : 감독, 열정을 말하다
지은이 : 지승호
출판사 : 수다
발간일 : 2006년 07월
분량 : 440쪽
값 : 16,000원




p.s. 윤제균 감독 인터뷰 보고 맘에 들어서 [1번가의 기적]은 챙겨보기로 했습니다. ^.^


p.s. 2-3명의 영화감독이 영화판만큼은 학력이나 연줄 이런 것이 아닌 실력으로만 좌우되는 곳이라는 말을 확신에 차서 이야기 하고 있는데 정말 사실인가요? 우리나라에 그런 판이 있다니~ *_*


p.s. 한 감독은 인터뷰 중에서 영화관에서 영화 안 본 사람들이 자신의 영화에 대해 논하는 것 자체에 대해 강한 불쾌감을 나타내고 있는데 문맥상 불법다운로드 받아서 보는 사람들만이 아니라 비디오나 DVD로 영화를 보는 것에 대해서도 영화관에서 보는 것 보다 열등한 것처럼 이야기 하는 것 같아서 조금 기분 상했습니다. 쩝
by delius | 2007/01/28 20:52 | book | 트랙백(1) | 덧글(12)
트랙백 주소 : http://delius.egloos.com/tb/2964120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Tracked from 현기증 at 2007/01/28 23:14

제목 : 한국의 영화감독 13인 - 이효인 편저
감독, 열정을 말하다 | 지승호 ...more

Commented by 북극찐빵 at 2007/01/28 21:11
이 책이 조금만 늦게 나왔으면 판매량이 더 나았을텐데 말이죠-_-;; 신해철이 인터뷰이가 되는 책이 도대체 언제 나올지....
Commented by delius at 2007/01/28 21:37
어디선가 유시민때처럼 신해철 인터뷰 만으로 책을 낼 계획이 있다고 말한 게 기억이나네요 ^^ 그럼 무척 재미있을 텐데...
Commented by 愚公 at 2007/01/28 22:04
감독들은 '상영'을 염두에 두면서 영화를 찍으니까요.
극장에서 보면 DVD와는 느낌이 다르긴 하죠.
Commented at 2007/01/28 22:35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at 2007/01/29 01:46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delius at 2007/01/29 10:02
- 愚公님 : 네 저도 그런 배경은 이해가 되는데, 영화관에서 안보고 영화에 대해 말하는 것 자체에 대해 너무 폄하하는 식이라서 살짝 기분이 나빴어요~
- 비공개1님 : 흠.. 역시 그렇군요
- 비공개2님 : 흠.. 역시 그렇군요. 사실 저도 한 분에 대해서는 살짝 들은 이야기가 있어 짐작은 했었습니다. ^^
Commented by tamguman at 2007/01/29 13:00
학력이나 연줄이 아닌 실력으로'만' 좌우되는 곳이라는 말에는 동의할 수 없는걸요. 저는 '사실'이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군요. :-)
Commented by delius at 2007/01/29 18:57
흠.. 역시 그렇군요 ㅜㅜ
Commented by Charlie at 2007/01/30 11:25
실력만으로 좌우되는 곳이라면.. 권투시합이 가장 가까울거라고 생각해요.....
(슬픕니다.)
Commented by delius at 2007/01/30 13:09
저도 슬퍼요. 인터뷰한 감독들만 그렇게 믿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 '')
Commented by 3fisher at 2007/02/15 09:32
저는 김지운 감독을 워낙 좋아라해서 봤는데, 지승호씨는 어찌하여 듀나를 그토록 들먹거리는지...궁시렁궁시렁
Commented by delius at 2007/02/15 09:53
저는 책 보고 김지운 감독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요 - 그동안 잡지 인터뷰도 제대로 본 기억이 없어요 - 독특한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 / 지승호씨 질문을 보다보면 확실히 여러자료를 참조하는구나.. 하는 생각은 듭니다. ^^

:         :

:

비공개 덧글

<< 이전 다음 >>



카테고리
전체
book
biography
obituary
music
entertainment
movie
internet
tour
underline
mistyped
photo
talk
publishing
press
exhibition
bonus
최근 등록된 덧글
안녕하세요 .. 시간이 ..
by at 08/05
지식이 짧아서 잘 모르..
by 골룸 at 05/08
Rorex가 아닌 Rolex로..
by ㅇㅇ at 06/30
파리여행을 끝으로 올라..
by purejoy at 11/26
- 이요님: 네 신기한 소..
by delius at 08/31
두번째 중세박물관의 그..
by 이요 at 08/30
- 카이토님 : 감사합니다..
by delius at 07/29
오~ 감사합니다 딱 이렇..
by 카이토 at 07/25
- 잘나가는 꼬마사자님:..
by delius at 07/19
저거 콩시에르 쥬리였군..
by 잘나가는 꼬마사자 at 07/18
메모장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진심으로 애도합니다.

최근 등록된 트랙백
오즈 그레이트 앤드 파워풀
by 잠보니스틱스
이전블로그
2013년 09월
2013년 08월
2013년 07월
2013년 06월
2013년 05월
2013년 01월
2012년 12월
2012년 11월
2012년 10월
2012년 09월
2012년 08월
2012년 07월
2012년 06월
2012년 05월
2012년 04월
2012년 03월
2012년 02월
2012년 01월
2011년 12월
2011년 11월
2011년 10월
2011년 09월
2011년 08월
2011년 07월
2011년 06월
2011년 05월
2011년 04월
2011년 03월
2011년 02월
2011년 01월
2010년 12월
2010년 11월
2010년 10월
2010년 09월
2010년 08월
2010년 07월
2010년 06월
2010년 05월
2010년 04월
2010년 03월
2010년 02월
2010년 01월
2009년 12월
2009년 11월
2009년 10월
2009년 09월
2009년 08월
2009년 07월
2009년 06월
2009년 05월
2009년 04월
2009년 03월
2009년 02월
2009년 01월
2008년 12월
2008년 11월
2008년 10월
2008년 09월
2008년 08월
2008년 07월
2008년 06월
2008년 05월
2008년 04월
2008년 03월
2008년 02월
2008년 01월
2007년 12월
2007년 11월
2007년 10월
2007년 09월
2007년 08월
2007년 07월
2007년 06월
2007년 05월
2007년 04월
2007년 03월
2007년 02월
2007년 01월
2006년 12월
2006년 11월
2006년 10월
2006년 09월
2006년 08월
2006년 07월
2006년 06월
2006년 05월
2006년 04월
2006년 03월
2006년 02월
2006년 01월
2005년 12월
2005년 11월
2005년 10월
2005년 09월
2005년 08월
2005년 07월
2005년 06월
2005년 05월
2005년 04월
2005년 03월
2005년 02월
2005년 01월
2004년 12월
2004년 11월
2004년 10월
2004년 09월
2004년 08월
2004년 07월
이글루링크
erehwon.LAB
修身齊家萬事成
여성주의 코칭 발전소!
평범한 블로그
GROOVY FREAK
[SCENE-N-MIND]
log
SabBatH
까모의 룰루랄라~
잠보니스틱스
鐵木居士의 月印千江
河伊兒의 고물상
대답이 있다.그냥 시체는..
Extey Style
그냥그냥
들풀.넷
마음은 외로운 사냥꾼
HIBERNATE IN LIBRARY
단순하고 소박하게
잉여 인간을 벗어나다 (..
추리소설 1000권 읽기! ha..
Closed
.
Love calling Earth : ..
Null Model
은하수를 여행하는 스트..
웅이네 방
일본에 먹으러가자.
秘するが花
Trivia
WALLFLOWER
Crooked House (..
the world is naked.
디지털을 말한다 by oojoo
한일 아이돌 뒷담화 온..
♠후리지아 향기처럼♠
v e r . b e t a
The Phantasist
卷き戾しの街
뭐 별 거 안 하는 블로그..
사는 이야기~
Pepe
Schubertiade
자유분방 / 殺身成戱
어스름한 달빛에 취해
§ 응!! §
차이컬쳐
이제는 없는 공주를 위하여
나르키
주로, 텍스트의 공간
isao의 IT,게임번역소
산하의 썸데이서울
사색의풍경
다이나믹 부산
witched little tiny hut
Dj ccuri의 림보니카니아
blogger jely
Sion, In The 3rd Dim..
누구의 것도 아닌 집
漁夫의 'Questo e quell..
Neverland

http://studioxga.net..
무명
Surviving in Australia
중급 애호가의 이런저런..
Lifelog
kumakuma memory ..
starla's trash can 혹..
Fithelestre in an Egloo
Life is hard when you..
골룸의 골방
다시 숲
てるてるx小女
.
無爲徒食
maniacs
AURA's Showcase
Photo archive
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태양의 동쪽 달의 서쪽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ad hoc record
평범한 김차장의 좌충우..
a quarantine station
Cafe Greco
Nomadic-land
D's Notizbuch
리치 커피 올드 패션의 ..
All about IT Trends
이곳은 雨柳堂입니다.
484
외계인 교차점
★ Memo Log !
LoLieL the Black On..
naoya.egloos.com
푸르미 세상
블로그스팟
담 배 가 없 다
drifter
메르카토르
그리고 나의 남은 이야기
공포영화를 좋아하는 블로그
Bistro Fishbowl
하이드
white table
아뿔싸! 지구에서 살다...
딸기밭은 영원히!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
-ㅁ-
묵색 혹성
한글이 꿈틀
モモのカンヅメ
쭈르르'스 이글루
손안의책 편집부입니다
[칼럼니스트]
날개를 펴는 곳
변천 Komix
이전
品절
허클베리 핀의 모험
woody's film review
bono
알라딘의 Coool~하게..
꼬냉이 야옹 야옹 *^o^*
33.GONY
두근두근 라이프
dayBYday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
Seek Your Daimonion
Kindred Spirits - 빨..
진실이 말소된 페이지
Dust's house
conan's lazy blogging
레스톨 블로그
더러운 물 속에서
아돌군의 잡설들.
로망의 연금술사
행복한 짐승
: 숨어있기 좋은 방 :
Black or White
High enough!
리비에라를 쏴라
주 모씨의 이바구별곡
쿤데라 할아버지도 못이룬..
ms.b.adler's-I.T.U..
동남아시아 11개국 Chan..
모리제의 일본생활
역설의 제 12 우주
사람은 의외로 멋지다
Nanna's memory
레인블루 :: 책과 영화 ..
이공간 [異契褸雅粹透..
월간 키노 KINO 인덱스 ..
1+1=2
For the great stone f..
쓸데없는 것들의 박물지_
╔☺ ♫♪ 유치짬뽕 샤..
英雄本色
후랭클리 스피킹
잉여력27년
양을 쫓는 모험
Jeimian in Okinawa ..
23시 59분의 잉여로운 잡담실
그냥 사람이 사는 이야기
이상한 나라의 도로시
김부장의 가구 만들기
낭만주의자의 취향
寂兮寥兮
DICKHOUSE
finnegans cake
b군, m양을 만나다
.
뿔언니의 쓰잘때기 없는..
허주사우르스
zizek
hanuol blog
新 YoRoZU放談
ひるの幻、よるの夢
애자일 이야기
Homo Peregrino in the..
poeme electronique
커피광 낙서광
Backstage
QUELPART
Like a Complete Unk..
ex
펠레아스의 이글루
좋은 것만 좋아
How I Learned To Sto..
새로운 것은 언제나 신나게..
the Sputnik Sweethe..
무재칠시(無財七施)
예술영화전문블로그 씨..
Fantastic world
괜스레저렇게
thru and thru
Lost and Found
나의산행기
밤의 열두 시간
O.O
-
참 쓸쓸한 당신의 독
여보게저기저게보여
mocca
Make it count. Meet m..
다섯번째 방
정치는 현실입니까?
안녕하세요
hongahn.me
youlhwadang 'librar..
...............
PLAYGROUND
Hey Julie
joooh
Post Gun-in era
숨은 방
베를리너에서 서울리따로.
앤잇굿? Since 2007
steal life
수줍은 느낌의 미소
.
I'm Not Joking
~Floating Paradise~
dunkbear의 블로그 3.0
FLOW
시사만화 '골판지'
The Last Order
Secret Chamber
SEOUL-in
words can hurt you
♨ 영혼은 죽지않아- 하..
crisp
인생이란 필드의 문화기술지
arctic letters from lon..
wanna be a free man.
클래식 음악 노트
Jiy
잘나가는 꼬마사자의 사파리
이글루 파인더

포토로그

D E L I U S
태그
키스해링 오르세미술관 퀴리박물관 세갈로비치 오르세 프랑스여행 퐁텐블로 퐁텐블루 퐁텐블로성 뱅센 일랴세갈로비치 퐁텐블루성 기메박물관 파리여행 클뤼니중세박물관 파리건축박물관 베르사유 그랑트리아농 키스해링전 들라크루아미술관 팡테온 얀덱스 베르사유궁전 일리야세갈로비치 퀴리뮤지엄 로댕미술관 쁘띠트리아농 베르사이유궁전 파리 캐브랑리박물관
전체보기
rss

skin by Ho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