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장사 마돈나 | 이해영·이해준
[천하장사 마돈나]는 천하장사나 씨름이 비중있게 다뤄지긴 하지만 스포츠 영화는 아니며, 여자가 되고 싶은 소년은 나오지만 소수자만을 위한 영화도 아니며, 웃기는 장면도 많지만 코미디 영화도 아니고, 뭉클한 장면이 요소 요소에 있지만 눈물뽑는 영화도 아닙니다. 보고나면 즐겁고, 훈훈하고, 개운한 기분을 주는 영화가 늘 그렇듯이 이 영화는 장르에 구겨 넣으면 "코미디"로 분류가 되겠지만 그 이상의 재미와 감동을 주는 구석이 분명히 있는 수작입니다.


이야기 구조도 탄탄하고 - 전 마지막에 어쩌려고 저러나... 하고 마음을 졸였답니다. 하지만 멋지게 처리~ - 배우들의 연기도 뛰어나서 2시간 남짓한 상영시간이 전혀 지루하지 않더군요. 류덕환의 연기는 말할 것도 없이 좋고, 영화에 중심을 잡아준다는 게 저런거구나 하는 백윤식의 연기나 폭력 남편 김윤석(아 너무 폭력적이라 부담스럽긴 했습니다 ㅠㅠ), 씨름부 4명의 연기도 좋았습니다.(개인적으로는 이언이나 우리의 초난강, 쿠사나기 츠요시의 연기가 이상하지 않을까 했는데 어색하지 않더라구요. 역시 배우는 감독하기 나름인듯 ^^) 하지만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주인공 오동구[류덕환]의 엄마로 나오는 이상아가 이야기 하는 장면입니다. 밥먹는 동구에게 말을 건내는 이상아의 표정은 두고 두고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외국에서는 몇장면 안나오고도 조연상을 거머쥐는 배우들이 많던데 이상아가 상이라도 하나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아 하나 더. 동구의 친구로 나오는 박영서(종만역)도 눈여겨볼 배우입니다. 이 배우때문에 정말 많이 웃었습니다. ^^


[괴물] 이후 볼 영화가 없다고 작게 불평하시던 분은 당장 극장으로 달려가시길~ 하반기에 재미있는 영화가 안나오는한 올해 본 가장 재미있는 영화로 꼽아도 큰 무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오동구 만세 ^^)/




p.s. [씨네21]을 찾아 보니 이상아를 캐스팅하려고 연락했을때 첫마디가 "뭐야, 난 제목만 보고 내가 마돈나 역할인 줄 알았잖아. 빈정 완전 상했어."였다는군요. ^^ 같은 기사에 있는 백윤식의 말씀 "내가 인생을 좀 살았잖나, 딱 보면 보이거든. 가만히 여기 촬영하는 걸 보니까, 준비도 성실히 한 거 같고, 뭐 괜찮게들 하고 있는 거 같네. 감이 좀 와. 잘들 해봐." 씨름감독 캐릭터와 정확히 일치하더군요. ^^


p.s. 명동 CQN에서 봤는데 앞자리에 앉은 여자 2분 때문에 더 즐겁게 봤습니다. 중간에 자막없이 나오는 초난강의 일본어 대사도 번역해 주시고(한 분이 "야 니가 저걸 어떻게 알아듣냐?"고 그러시더군요 ㅋㅋ), 중간 중간에 적절하게 날려주신 재미있는 멘트 - 동구의 뒤짚기를 보시며 "뒤짚기가 아니라 날려보내기아냐?"라고 하신 부분 ^^ - 는 판소리의 추임새 같았습니다. 영화가 재미있어서 그런지 관객도 좋더군요. ^^
by delius | 2006/09/03 09:00 | movie | 트랙백(1) | 핑백(1) | 덧글(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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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공포영화를 좋아하는 블로그 at 2006/09/15 12:37

제목 : 천하장사 마돈나
"너는 그래도 나보다 낫다. 되고 싶은 것이라도 있으니까." "나는 되고 싶은게 아냐, 그냥 살고 싶은거야." 성적 정체성에 의심을 갖지 않는 대부분의 사람에게, 동구와 같은 소년은 놀림대상이거나 기껏해야 호기심의 대상(여자가 되면 대음순을 보여달라고 하거나 등등)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머리로는 그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고 해도, 실상은 그들을 이해할 수 없는 경우가 많죠. 그들은 여자가 되고 싶은게 아니라, 이미 여자거든요. 그......more

Linked at D E L I U S.. at 2007/09/04 13:44

... 10편- 마법사들- 가족의 탄생- 짝패- 비열한 거리- 괴물- 어느날 갑자기 시리즈 2, 3, 4- 천하장사 마돈나- 사이에서- 최후의 증인- 타짜올해 제가 본 최고의 한국영화는~선정후기 : [천하장사 마돈나]와 [사이에서] 중에서 갈등했지만 어쩔 수 가 없었습니다. ... more

Commented by ArborDay at 2006/09/03 09:10
봐야겠군요. 그 정도로 말씀하신다면야. 안그래도 많이 궁금합니다. ㅠㅠ
Commented by delius at 2006/09/03 09:27
혹시 그럴리는 없겠지만 [지구는 지켜라]식으로 흥행실패하면 서포터즈라도 할랍니다. ^^)/
Commented by joyce at 2006/09/03 10:18
보는 것으로 결정! 아직 괴물도 안 봤는데...^^
Commented by delius at 2006/09/03 13:53
와! 그런데 너무 좋다고만 쓴 건 아닌지 걱정됩니다. 소심한지라... ^^;;;
Commented by 빈진 at 2006/09/03 16:33
이 영화 저도 어제 봤는데, 정말 괜찮더군요. 적절한 유머와 적절한 감동, 웃음 :)
Commented by 지구인 at 2006/09/03 23:45
저도 전적으로 동감입니다. 흥행에 절대 성공하길 바라는.. 두번세번 보러가기를 할 까하는 생각이 드는 영화더군요. 소재주의의 빼지지 않고.. 제대로 잘 만든 영화여서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Commented by 테러쟁이 at 2006/09/04 00:22
'지구를 지켜라'는 너무 아쉽죠. 최고의 영화 중 하나로 꼽고 있습니다만. 이번 화요일에는 '마돈나'를 만나 볼까 생각 중입니다.
Commented by delius at 2006/09/04 09:55
- 빈진님/지구인님 : 와 저만 좋아한게 아니라서 정말 다했습니다. ^^)/
- 테러쟁이님 : 네 그러게나 말입니다. 저도 신하균이 물파스 들고나온 사진 보고 코미디인줄만 알았지 뭡니까 ㅠㅠ
Commented by 마른미역 at 2006/09/05 00:55
으하핫; ps1 너무 재미있어요. ^^;
Commented by delius at 2006/09/05 10:31
ㅋㅋ 넵 ^^)/
Commented by 미디어몹 at 2006/09/07 09:55
delius 님의 상기 포스트가 미디어몹에 링크가 되었습니다.
Commented by delius at 2006/09/07 22:10
네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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