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보도된 발언 인용하기
이번에 새로 나온 [해방전후사의 재인식]이라는 책에 대한 기사를 보다가 노무현 대통령이 [해방전후사의 인식]을 읽고 피가 거꾸로 솟았다는 말을 보고 이래서는 안되겠다고 생각을 했다는 박지향 서울대학교 교수의 서문이 인용된 부분을 읽었다.


에구 또 과격발언 하나 하셨군.. 그냥 충격이었다 정도만 할 것이지.. 하는 생각을 했는데 좀 찜찜했다. 그러다가 노컷뉴스에 올라온 기사를 보니 노대통령이 그런말을 한적이 없다는게 아닌가. "피가 거꾸로"(ㅡ.ㅡ)를 검색어로 뉴스기사를 찾다보니 오마이뉴스 기사까지 찾게 되었다.


새로나온 [해방전후사의 재인식]에 대해서는 별로 할 말은 없지만 박지향 교수가 [오마이뉴스]와 했다는 전화인터뷰 기사를 보다 보니 저런 언론에 대한 생각을 "이대로 두고 본다는 것은" 한 블로거의 "직무유기라는 생각이 들"어서 2가지만 지적한다.




- 무언가 인용해서 쓸 때에는 원전을 꼭 확인할 것. 특히 그것이 스트레이트 뉴스가 아니라 칼럼, 사설, 언론사의 해설일 경우에는 사실확인(fact check)가 필수다.(물론 스트레이트 뉴스라고 그냥 넘어갈 것은 아니다. 방심하지 말자.)


- 언론과 인터뷰 하면서 뭔가 요청했다고 해서 언론이 그것을 꼭 들어줄 것이라 기대하지 말 것. 그런 예는 그냥 길가다가 인터뷰한 일반인에게도 그대로 적용되니 너무 억울해 할 일은 아니다.





그나저나 노무현 대통령이 하는 말은 언론에 어쩌면 다 그렇게 부정적으로만 들리는 건지.. ㅠㅠ




기사 하나 --------------------------------------------------------------------------------


2004년 8월25일 노무현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독립유공자와 그 유족 등과 오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이런 요지의 말들을 쏟아냈다. “우리 독립운동사는 아직 제대로 발굴되지 못하고 있다...(이는) 정부가 정성을 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좌우대립의 비극적인 역사 때문에 독립운동사 한 쪽이 일부러 묻혀지고 있다.”


이어 노 대통령은 “적어도 자기 나라와 공동체를 배반한 사람에게 새롭게 건립되는 사회에서 득세하지는 못할 수준으로 규제를 하는 정도의 역사청산 작업은 꼭 있어야 한다”면서 “아주 심한 경우에는 처벌도 해야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 와중에 노 대통령은 해방 직후 친일파 청산을 겨냥한 반민특위가 강제 해체된 일을 언급하면서 “가슴 속에 불이 나고 피가 거꾸로 도는 경험”이라고 했다.


당시 노 대통령의 피를 거꾸로 솟게 만들었을 법한 반민특위 관련 보고서나 연구서는 많았다. 단행본으로는 ’반민특위 : 발족에서 와해까지’(가람기획 편집부.1995)를 필두로’반민특위의 조직과 활동 : 친일파 청산 그 좌절의 역사’(허종.선인.2003)와 ’잃어버린 기억의 보고서 : 증언 반민특위’(정운현.삼인.1999) 등을 들 수 있다. 이 외에도 반민특위를 전문적으로 다룬 것은 아니지만, 친일문학 연구를 개척했으며, 이를 토대로 친일잔재 청산을 부르짖은 고 임종국 씨의 연구성과도 입수가 쉬웠을 것이며, 아울러 학술적인 성격이 강하긴 해도 ’해방전후사의 인식’(이하 ’해전사’)에 수록된 관련 논문들도 노 대통령은 읽었을 공산이 크다.


노 대통령의 과거사에 대한 이런 언급을 전후해서 참여정부와 그에 사상적으로 가까운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과거사 청산작업은 본격 기치를 들었다. 친일파 색출과 관련한 일련의 작업들은 대표적이다.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이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을 받았다고 고백한 그 순간에, 그 고백에 거꾸로 피가 솟는 충격을 받은 일군의 역사연구자도 나타났다.


이들이 분노한 것은 노 대통령을 분노케 한 그 역사적 근거가 상당수 잘못된 정보에서 기인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그들이 합심해 8일 출간한 ’해방 전후사의 재인식’(이하 ’재인식’. 전2권. 책세상)은 거꾸로 솟은 대통령의 피를 다시금 원래 상태로 되돌려 놓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목적 의식은 이번 ’재인식’ 편집진을 대표해 박지향 서울대 교수가 붙인머리말에서 확인된다.


박 교수는 여기에서 “1980년대 출간된 ’해전사’를 읽고 ’피가 거꾸로 흘렀다’는노무현 대통령의 언급을 지면을 통해서 접하고, 우리 사회의 역사인식을 이대로 두고 본다는 것은 역사학자의 ’직무 유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하고 있다. 이는 이번 ’재인식’이 제목으로 보나, 성향으로 보나 거의 모든 면에서 1979년 제1권 출간 이후 89년에 총 6권으로 완간됐으며 한국근현대사를 해석하는 일종의 준거 구실을 하고 있는 ’해전사’에 대한 파상공세의 일환임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


출처 : [연합뉴스], 대통령의 피를 거꾸로 솟게한 역사, 2006. 02. 08




기사 둘--------------------------------------------------------------------------------


―영국사를 전공한 서양사학자가 한국현대사 정리 작업을 자임한 동기가 궁금하다.


2004년 가을 노무현 대통령이 ‘해방전후사의 인식’을 읽고 피가 거꾸로 흘렀다고 말했다는 것을 언론 보도를 통해 접하고, 우리 사회의 잘못된 역사인식을 그대로 두고 보는 것은 역사학자의 직무유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국내외 학계에서는 그동안 한국현대사에 대한 다양하고 수준 높은 연구 성과들이 축적됐는데도 일반 대중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철 지난 주장들이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래서 주변 학자들에게 최신 연구성과를 한데 모으는 작업을 제의했고, 뜻을 함께하는 분들과 일을 시작했다.”


출처 : 현대사 시야 넓힌것… 이념적 재해석 아니다, [조선일보], 2006. 02. 09




기사 셋--------------------------------------------------------------------------------


민경중 |진행: 집필에 참여한 서울대 박지향 교수는 '해전사'를 읽고 피가 거꾸로 흘렀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말을 접하고 우리 사회의 역사인식 교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는데요. 지금 우리 사회가 좌파적 역사인식으로 편향돼 있다는 시각이 있는 것 같은데 이 부분 어떻게 보십니까?


이완범 |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먼저 팩트를, 그러니까 사실 확인을 좀 해야 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2004년 8월 25일날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독립유공자 오찬에서 반민족 역사를 읽고 반민특위의 역사를 읽고 젊은 사람들이 피가 거꾸로 도는 경험을 다 한번씩 한다 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대통령께서 해전사를 직접 읽고 피가 거꾸로 흘렀다는 얘기를 하신 건 아닌데요. 그래도 박지향 교수께서는 이것을 그런 식으로 해석을 해서 대통령의 현실인식, 역사인식에 문제가 있다 라고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제 생각에는 우리 사회가 우리 사회 전체가 좌파적 인식으로 편향되어 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우리와 같은 그런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다양한 역사인식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좌파적인 역사인식도 있고 우파적인 역사인식도 있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제 우리 사회의 문제는 이런 좌파적인 역사인식과 우파적인 역사인식이 팽팽한 긴장관계에 있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을 합니다. 의사소통이 되지 않고 서로 토론을 하지 않는 것이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출처 : 2006년 2월 13일(월) CBS 뉴스레이다 5부




기사 넷--------------------------------------------------------------------------------


최근 출간된 <해방전후사의 재인식>(이하 <재인식>)이 머리말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을 왜곡 전달한 사실이 밝혀졌다.책에서 논란을 일으키는 대목은 박지향 서울대 교수(서양사)가 쓴 <재인식>의 머리말. 박 교수는 1월에 작성한 글의 첫 단락에서 "책의 구상이 구체화된 것은 2004년 초가을이었다"며 다음과 같이 기술했다.


"그 무렵 <해방전후사의 인식>(이하 <해전사>을 읽고 '피가 거꾸로 흘렀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언급을 지면을 통해 접하고, 우리 사회의 역사인식을 이대로 두고 본다는 것은 역사학자의 직무유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청와대는 13일 "노 대통령이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박 교수의 주장에 가장 근접한 대통령의 발언은 2004년 8월 25일 독립유공자 및 유족 초청 오찬에서 행해진 것으로 다음과 같다.


"반민특위의 역사를 읽은 많은 젊은 사람들이 거역할 수 없는 어떤 시대적인 흐름 때문에 직접 아무 일도 하지 못하고 아무 실천은 못하지만 가슴속에 불이 나거나 피가 거꾸로 도는 경험을 다 한번씩 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가 현실적으로 제대로 밝혀지고 평가되지 않았고 여전히 그 시대를 거꾸로 살아오신 분들이 득세하고 그리고 그 사람들이 바르게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을 냉소하고 이 역사가 계속되는 한 우리 한국사회에 미래가 없다."


박 교수의 주장은 상당수 신문들이 책 소개에 인용하면서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졌다. <조선일보>는 10일자 인터뷰에서 박 교수의 왜곡된 주장을 되풀이해 전달했고, <문화일보>도 같은 날 사설에서 이를 근거로 "(노 대통령이) 386운동권의 경전중 하나인 <해전사>를 읽고 '피가 거꾸로 흘렀다'고 말한 적도 있다"고 썼다.


노 대통령이 2003년 삼일절 기념사에서 "우리의 근·현대사는 정의가 패배하고 기회주의가 득세하는 굴절을 겪었다"고 말하고, 2004년 국회에 친일파재산환수특별법 통과를 주문하는 등 비판적인 현대사 인식을 드러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노 대통령이 <해전사>를 언급한 적이 없고, 그 자신이 아니라 "젊은 사람들이 피가 거꾸로 도는 경험을 한다"는 얘기를 전한 것이기 때문에 박 교수의 글과 일부 언론의 보도는 '사실 왜곡'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머리말을 쓴 박지향 교수는 1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2004년 8∼9월 사이에 나온 칼럼에서 그런 말을 본 적이 있는데, 두세 번 건너뛰면서 왜곡이 있었던 것 같다"며 "내가 정확하게 짚어보고 썼어야 되는데 할 말이 없다"고 전했다. 그러나 박 교수는 "중요한 것은 대통령 발언의 사실 관계가 아니다"며 "당시 과거사청산 얘기가 한창 있었는데, 이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려는 분위기를 걱정했던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박 교수는 <재인식>을 정치적 논쟁거리로 승화시키려는 일부 언론의 문제점도 꼬집었다. 그는 "나도 인터뷰를 하면서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읍소했는데, 언론에서 그렇게 쓰는 걸 어떻게 막냐"고 반문했다. 박 교수는 "책이 이미 2쇄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3쇄 찍을 때 수정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출처 : <해전사> 읽고 피가 거꾸로..." 노 대통령, 발언한 적 없다, 오마이뉴스, 2006. 02. 13
by delius | 2006/02/13 17:41 | press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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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ozisang at 2006/02/13 18:32
..모든 꺼리는 정치로 들어가게되면 필연적인 물타기와 패가르기로 가나 봅니다. 그냥 기존의 해방전후사의 인식에 대한 반론이라는 식으로 말머리를 쓰시지 '피가 거꾸로..'어쩌구하는 낚시성 말머리는..^^;(왜 좀 배웠다는 분들은 항상 노대통령을 못 가르쳐서 안달일까요.) 안그래도 어제랑 오늘 이 책 나왔다는 소식에, 그럼 예전에 나온 '인식'이랑 이번에 나온 '재인식'을 다 읽어야 이게 제대로 된 인식인지 아닌지 알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에 아득해져버렸어요. 읽어보시면 읽을만한지, 아님 재인식이래봤자 그게 그거다인지 귀뜸좀 주시어요.
Commented by delius at 2006/02/13 18:58
저도 예전 책은 가지고만 있지 읽지는 않아서 뭐라고 말할 입장은 못됩니다 ㅠㅠ 제목을 너무 선정적으로 달아서 수정했습니다. 감사합니다 ozisang님! : )
Commented by 지구인 at 2006/02/14 00:06
그러게요. 출처확인에 대해서는 노이로제가 걸릴 정도의 자세를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는 걸 저도 요즘 깨닫고 있습니다. 이정도면 확실하겠지해서 인용을 근거로 "누가 말하길~" 하고 글을 쓴 적이 있었는데.. 지금 보니 그게 아닐 수도 있겠다는 불길한 기운이 느껴지거나 혹은 아찔하게 확인을 하는 사건을 발생하는 일이 생겨서요. 이젠 수정할 수도 없는 과거의 글들을 어찌해야하나... 세상에 오류를 하나 더 만들어낸 글쓰기에 대한 자책감이 너무 괴로워서 비겁하게 "몰라.몰라..에잉" 해버립니다.
말하기나 글쓰기나.. 뭔가 내 안에서 밖으로 내보내는 건 ... 참 겁나는 일입니다.
Commented at 2006/02/14 01:17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delius at 2006/02/14 15:18
- 지구인님 : 네 맞는 말씀입니다. 블로그쓸때도 주의는 하지만 따로 글쓸때 만큼 주의하게 되지 않아 걱정입니다 ㅠㅠ
- 비공개님 : 블로그에 덧글 달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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