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 눈에 대한 스밀라의 감각 | 페터 회
눈에 대한 스밀라의 감각


나는 어떤 사람들이 교회의 축복에서 느끼는 것을 고독에서 느낀다. 나에게는 고독이 은혜의 빛이다. 나는 늘 나 자신을 향해 자비로운 행동을 하고 있다고 의식하며 내 방의 문을 닫는다. 수학자 칸토르는 이런 말로 무한의 개념을 설명한 적이 있다. 무한한 객실을 가진 호텔의 주인이 있다. 그래서 주인은 그 손님을 위해서 일호실에 있던 손님을 이호실로 옳겼다. 이호실의 손님은 삼호실로 옮겼다. 삼호실의 손님은 사호실로 옮겼다. 이렇게 무한히 계속하자, 일호실이 비어 새 손님을 맞을 수 있었다. 내가 이 이야기에서 좋아하는 것은, 관련된 모든 사람, 즉 손님들과 주인이 한 사람의 손님이 그의 방에서 평화와 고요를 누릴 수 있도록 해주기 위해서 무한한 일을 아주 당연한 일처럼 묵묵히 수행한다는 점이다. 그 이야기는 고독에게 보내는 큰 찬사다.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다른 사람들이 교회의 축복을 느끼는 방식으로 나는 고독을 느낀다. 고독은 내게 있어 은혜의 불빛이다. 나는 내 방문을 닫을 때마다 스스로에게 자비를 베풀고 있다는 것을 자각한다. 칸토르(러시아에서 태어나 독일에서 일생을 보낸 수학자)는 학생들에게 무한의 개념을 이렇게 설명했다. 무한한 수의 객실을 가진 호텔 주인 한 사람이 있고, 이 호텔 객실에는 손님이 모두 들어차 있다. 거기에 손님 한 명이 더 도착한다. 그래서 호텔 주인은 1호실에 있는 손님을 2호실로 옮겨준다. 2호실에 있던 손님은 3호실로 옮긴다. 3호실 손님은 4호실로. 이런 식으로 계속된다. 이렇게 하면 1호실은 새로 온 손님을 위해서 비워진다. 이 이야기에서 내 마음에 들었던 점은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손님들과 주인 모두가, 한 손님이 자기 방에서 평화와 고요를 얻을 수 있도록 무한한 수의 작업을 지극히 당연하게 수행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고독에 대한 커다란 존중의 표시다.



온라인서점에서 보내오는 뉴스레터를 보다보니 [눈에 대한 스밀라의 감각]이 새 번역으로 새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단다. 정영목씨 번역, 까치판을 재미있게 읽었고 불만이 없던터라 새로 읽게 될 것 같지는 않지만, 절판된 재미있는 소설이 다시 독지와 만날 기회를 갖게 된 것은 무척 기쁘다. 예전에 나도 밑줄 그은 부분을 어떤 분이 블로그에 옮겨놓아서 링크를 걸고 가져왔다.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나 지금 다시 이 대목을 볼 때나 묵묵히 짐을 싸들고 옆방으로 옮기는 사람들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p.s. 소설의 치밀함과 아름다움을 고려한다면 당연한 이야기이겠지만, 영화 [센스 오브 스노우]는 재미가 없다.


추가 : p.s. 예전에 이 책 읽고 "내 원서로 읽어보리라!"하며 원서 [Miss Smillas's Feeling For Snow]를 산 적이 있다. 지금이야 그런 불가능한 일에 도전하지 않지만 -.-;; 당시에는 이런 일을 종종했다.(지금 생각하면 돈이 아깝기 짝이 없지만 책장을 보며 뿌듯해 하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다. orz) 책을 찾아보니 위의 문장이 있는 부분이 있어 디카로 찍어봤다. That is a great tribute to solitude!



추가 : p.s. 이번 번역본에서 해당 부분을 올려놓으신 분이 있어 링크를 걸고 퍼왔습니다. 미묘한 번역의 차이가 있네요 ^^
by delius | 2005/08/20 17:37 | underline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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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요연 at 2005/08/20 18:18
꺅꺅 저도 이거 읽고 싶어요. 좀 시간이 지나야 읽을 수 있겠지만.
Commented at 2005/08/20 21:59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delius at 2005/08/21 10:53
- 요연님 : 넵 적극 추천작입니다 ^^
- 비공개님: 감사합니다. 저도 덧글 남겼습니다. (__)
Commented by ozisang at 2005/08/22 06:05
후후 저도 이것 읽으며 여름을 식히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벌써 가을이네요. delius님 덕분에 항상 각종문화공연에 대해 끄덕이고 갑니다. 즐거운 날 되세요.^^
Commented by delius at 2005/08/23 00:57
네 하늘 보니 벌써 가을. 좋기도 하고 여름이 빨리 가서 허무하기도 하고 그래요 ^^
Commented by likeacat at 2005/08/25 01:00
제가 중간에 타자를 빼먹은 부분이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다시 확인해보고 알려드릴게요;;
죄송하시긴요, 덕분에 재밌는 비교 체험을 할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Commented by delius at 2005/08/26 16:31
likeacat님 :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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