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고 나서]
예전 해외화제 뉴스란을 보다보면 일본에서 어린 학생들이 저지르는 범죄에 대한 기사를 종종 볼 수 있었다.(요즘에는 우리나라 기사에서도 볼 수 있다.) 이시다 이라의 첫 장편소설인 [아름다운 아이]의 시작은 13세 중학생이 9살된 초등학생 여자아이를 살해한 범죄에 대한 논픽션과 같다. 여기에 남은 식구들이 겪는 고통과 미디어의 횡포, 신문기자의 추적이 더해지면서 그런 느낌을 더해가지만, 살인자가 된 동생의 형이 사건의 원인을 추적하면서 이야기는 다른 방향으로 전개된다.
이러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이시다 이라의 시선은 참 건조하다. 모두가 피해자에요... 라는 식도 아니고 다 우리 모두의 잘못입니다... 는 식도 아니다. 사람의 행동의 원인이란 참 복잡하고 여러가지 변수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을 담담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에서 가장 주목할 수 밖에 없는 캐릭터는 어쩔 수 없이 주인공이된 듯한, 여드름때문에 감자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형 미키오이다. 처음에는 일반적인 중학생의 모습을 보여주던 미키오는 주위의 비난과 집요한 미디어의 추적에 형체를 잃어버리는 집안과 이지메에 가까운 학교폭력의 희생자로 무너져내릴것처럼 보이다가, 동생이 왜 그런 사건을 저질렀는지 조사하는 과정에서 훌쩍 성장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일본 사회의 여러 병폐를 살펴보는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결국은 어린 소년의 성장기라고 볼 수 있다.
책 마지막에 있는 옮긴이의 말에는 이 작품의 의미와 줄거리를 잘 정리하고 있는데, 줄거리 요약이 지나치니 백지상태에서 책을 읽기 원하는 사람에게는 건너띄길 권한다.
[서지정보]
제목 : 아름다운 아이
지은이 : 이시다 이라 [石田衣良]
옮긴이 : 양억관
원제 : うつくしい子ども (1999)
출판사 : 작가정신
발간일 : 2005년 04월
분량 : 340쪽
값 : 9,500원
[p.s.]
- 원서 표지
- 중국어판 표지(로 추정 ^^)
- 이 책은 1997년 5월 일본 고베에서 일어났던 연쇄 살인사건에서 착안했다고 한다. 같은 사건으로 유미리는 [골드러시]를 쓴바 있다. 해당 사건에 대해 알고 싶으시면...
3월 16일 오후 고베[神戶]시에서 인근의 류가다이 초등학교 4학년의 여아(당시 10세)가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는 것을 주부가 발견하였다(1주일 뒤에 사망). 10분 후에는 약 250m 떨어진 보도에서 같은 학교 3학년의 여아(당시 9세)가 배를 찔렸다. 효고현 경찰은 수사에 나섰으나 아무런 단서를 잡지 못하자 주민들의 불안은 높아지고 고베시 전역의 초∙중등학교에서 집단 등교가 실시되었다. 현장 부근의 아파트 단지에서는 주민 등에 의해 야간 패트롤이 계속되었다.
5월 24일에는 초등학교 6학년의 남아(당시 11세)가 행방불명이 되어 밤이 되자 가족이 경찰에 수색원을 제출하였다. 11살 소년은, 사흘 전 점심을 먹고 근처 할아버지댁에 놀러 간다고 혼자 집을 나선 뒤로 실종된 하세 준[土師淳]이었다. 현 경찰의 기동대원 등 약 50명과 인근 주민 약 100명이 부근을 수색했으나 단서를 발견하지 못하고 26일 오전에 공개수사에 들어갔다.
5월 27일 오전 6시 35분 사건현장에서 약 750m 떨어진 시립 도모가오카[友か丘] 중학교의 정문 앞에 남아의 사체의 일부가 놓여 있는 것을 학교 관계자가 발견했는데, "이제 게임은 시작되었다. 멍청한 경찰들아, 날 잡아봐라. 난 사람 죽이는게 얼마나 재미있는지 모르겠다. 사람 죽는 것이 미치도록 보고싶다.… 학교살인의 술 귀신 장미(school killer 酒鬼薔薇聖斗)"라는 도전장이 있었다. 현 경찰은 수사본부를 설치하고 그 날 오후 부근 야산의 케이블 텔레비전 안테나 기지 건물에서 유체의 나머지 부분을 발견하였다.
6월 4일 오전, 고베신문사에 제2의 도전장이 도달했다. 여기에는 "투명한 존재이다. 이러한 나를 만들어 낸 의무교육과 의무교육을 만들어 낸 사회에 대한 복수도 잊지 않고 있다.…"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현 경찰은 수사를 계속하는 한편, 패트롤 활동도 강화하여 연일 500인 체제로 현장 부근의 경비에 나섰다. 한편 도전장에 담겨진 "…나에게는 국적이 없다.…"는 내용으로부터 범인이 외국인(특히 일부에서는 재일 한국인)이라는 추측도 무성하였다. 현 경찰은 약 2,500세대에 이르는 탐문수사 등을 통해서 사건 발생 약 40일만에 중학 3학년 소년(당시 14세)으로부터 범행 일체를 자백받고 체포하였다. 경찰은 소년의 신병을 고베지검에 송치하였으나 고베 변호사회의 형사 변호센터는 신병구속을 예외로 하는 소년법의 취지를 존중해야 한다면서 지방 재판소의 구속 결정의 취소를 요구하였으나 기각되었다.
7월 1일, 신쵸샤의 사진주간지『포커스』에 소년의 얼굴사진이 게재된 사실이 판명되어 전국의 철도매점과 대형서점 등에서 동일한 얼굴사진을 게재한 주간지에 대한 판매 중지의 움직임이 확산되었다. 고베 변호사회는 에 대해서 출판 중지를 요청하고 항의성명을 발표하였다. 이틀 후에는 인터넷의 여러 홈페이지에 소년의 이름과 주소가 실리고 주간지의 얼굴사진이 전재되었다. 소년의 집에서 압수된 노트의 범행 메모에 관한 매스컴의 보도에 대해서도 변호사회는 '소년 인권침해'라며 수사 당국에 항의하면서 매스컴 각사에도 냉정한 보도를 요청하였다.
7월 25일 고베지검은 소년을 살인, 살인 미수, 상해, 사체 유기 및 손괴죄 등의 죄목으로 고베 가정재판소에 송치하였으며 '사회의 중대한 관심사가 되어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여' 소년사건으로는 이례적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사건의 개요를 공표하였다. 고베 가정재판소는 소년의 정신감정 결과를 참고하여 의료 소년원에 수용하기로 결정하였다.
출처 :
일본만화를 통해 본 일본적 세계관이라는 글과
일본의 사회와 문화라는 글에 언급된 부분을 재 정리했습니다.